‘세계테마기행’ 도끼질이 축제가 되고 마녀 전설이 살아난다…바스크의 깊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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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 골목서 만나는 대구 요리와 차콜리…‘농부 올림픽’ 바스크 전통 경기까지
마녀 전설 깃든 수가라무르디 지나 수천만 년 지층 품은 수마이아 해안으로
도끼와 톱으로 통나무를 자르는 농촌 경기가 축제가 되고, 오래된 마녀 전설은 마을의 문화가 된다. 여기에 대구 요리와 양젖 치즈, 숯불에 구운 양고기와 바스크 와인까지 더해지며 스페인 북부에서도 독특한 색깔을 지닌 바스크의 피에스타가 펼쳐진다.

1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인생은 피에스타, 스페인’ 4부 ‘바스크, 숨겨둔 축제의 맛’에서는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박성진이 빌바오를 시작으로 부를라다와 오르디시아 일대, 수가라무르디, 수마이아까지 이동하며 바스크의 음식과 전통, 자연을 만난다.
대구부터 먹물 오징어까지…빌바오 골목의 맛
여정은 네르비온강을 따라 도시가 펼쳐지는 빌바오에서 시작된다. 구시가지 카스코 비에호의 ‘라스 시에테 카예스’를 걸으며 오랜 세월 이어진 바스크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들여다본다.
중세부터 자리를 지켜온 산티아고 대성당을 지나면 본격적인 미식 여행이 시작된다. 마늘과 올리브유를 넣어 대구를 조리한 ‘바칼라오 알 필 필’과 먹물 소스에 작은 오징어를 조린 ‘치피로네스 엔 수 틴타’ 등 바스크를 대표하는 음식이 차례로 등장한다.
작은 그릇에 담긴 다양한 요리 ‘카수엘리타스’와 바스크 지방의 대표적인 화이트와인 ‘차콜리’도 빼놓을 수 없다. 골목마다 이어지는 음식과 술,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바스크식 피에스타를 만난다.
도끼·톱·무거운 자루까지…바스크 ‘농부 올림픽’
다음 여정은 나바라의 부를라다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농촌의 노동에서 출발한 전통 경기 ‘에리 키롤라크’가 펼쳐진다.
도끼나 톱으로 굵은 통나무를 빠르게 자르고, 무거운 자루를 짊어진 채 달리며 힘과 기술을 겨룬다. 과거 농부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하던 노동이 시간이 지나 마을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경기로 발전했다.
단순히 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확한 자세와 기술, 속도까지 필요해 경기마다 참가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며 주민들의 응원도 이어진다.
양젖 치즈 한 조각에 담긴 바스크의 삶
이어 바스크 목축 문화가 살아 있는 지역으로 향한다. 이곳에서는 바스크를 대표하는 양젖 치즈 ‘이디아사발’을 만드는 사람들의 일상을 만난다.
양을 키우고 젖을 짜 치즈를 만들기까지 모든 과정에는 오랜 시간 이어온 지역의 목축 문화가 담겨 있다. 음식 하나를 만드는 일이 단순한 생산을 넘어 자연환경과 계절,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짙은 풍미를 지닌 치즈 한 조각에는 바스크 산악 지역의 풍토와 세대를 이어온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먹거리가 곧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되는 바스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녀 전설의 마을…숯불 양고기와 칼리모초
다음 목적지는 프랑스 국경과 가까운 수가라무르디다. 바스크 조랑말 ‘포토카’가 그려진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마을 곳곳에 남은 오래된 전설을 찾아간다.
이곳에서는 양고기를 숯불에 구워 함께 나눠 먹는 잔치 ‘시키로 하테’도 펼쳐진다. 사람들은 적포도주와 콜라를 섞은 ‘칼리모초’를 함께 마시며 밤늦도록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수가라무르디에는 마녀와 주술에 얽힌 전설도 전해진다. ‘아켈라레’라는 이름과 마녀 집회의 동굴로 불리는 ‘쿠에바 데 아켈라레’를 따라가며 바스크 지역에 남은 독특한 민속 문화를 만난다.
양고기 숯불구이와 송아지고기 채소 스튜인 ‘피페라다’까지 더해지면 축제의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는다. 사람들은 ‘훌륭하다’는 뜻의 바스크어 ‘비카인’을 외치며 음식과 전설,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시간을 보낸다.
수천만 년 시간이 겹겹이…수마이아의 플리시
여정의 마지막은 바다와 시간이 만든 풍경을 품은 수마이아다. 이츠룬 해변에 서면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거대한 암석층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수천만 년에 걸쳐 형성된 지층인 ‘플리시’다. 여러 겹의 암석이 층층이 쌓인 모습은 마치 책장을 펼쳐놓은 듯한 풍경을 만든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드러나는 해안의 모습도 달라진다. 바스크 사람들이 만들어온 축제와 음식뿐 아니라 자연이 기록한 거대한 시간까지 함께 만나는 장소다.
사람이 모이면 축제…바스크의 일상 속 피에스타
빌바오에서는 음식과 술이 사람들을 모으고, 부를라다에서는 농촌의 노동이 경기로 이어진다. 산악 지역에서는 양젖 치즈가 오랜 목축 문화를 전하고, 수가라무르디에서는 전설과 음식이 어우러져 축제가 된다.
마지막 수마이아에서는 인간이 만든 문화에서 벗어나 자연이 오랜 시간 쌓아온 풍경까지 마주한다. 특별한 날만 기다리지 않고 먹고, 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 자체를 축제로 만드는 바스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BS1 ‘세계테마기행-인생은 피에스타, 스페인’ 4부 ‘바스크, 숨겨둔 축제의 맛’은 10월 1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