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요' 9600개…일본 꺾고 금메달 딴 한국 야구대표팀 주장 노시환이 한 말, 반응 확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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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금메달 딴 한국 야구대표팀 향한 비판 여론
한국 야구대표팀을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로 이끈 주장 노시환(26·한화 이글스)의 우승 소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회 내내 이어진 경기력 비판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한 것을 두고 팬들과 언론의 평가가 엇갈렸다.

류지현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꺾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2023년 개최)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금메달 직후 나온 주장의 한마디가 우승 소식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노시환의 발언을 전한 인터뷰 기사에는 28일 오후 기준 '화나요' 반응이 9610개 달렸다. '좋아요' 1346개보다 7배 넘게 많다.

1차전에서 사회인 야구 일본에 0-5 패배…결승은 3-1로 금메달
우승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한국은 지난 25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0-5로 졌다.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은 프로 선수 없이 사회인 리그 소속 선수들로 구성됐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안타 4개에 그쳤고, 주자가 2루까지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 프로 선수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허용된 뒤 한국이 사회인 선수 중심의 일본에 진 것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대회 초반에도 부진했다. 대만과 치른 첫 경기에서 한국 타선은 실업야구 출신 투수 린이웨이를 상대로 5이닝 동안 안타 1개만 쳤다. 대만 역시 실업팀 선수가 대거 포함된 팀이었다. 전원 프로 선수로 구성된 한국이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상대들에게 계속 고전하자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승도 쉽지 않았다. 일본은 슈퍼라운드에서 한국 타선을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히구치 신을 이틀 만에 다시 선발로 내세웠다. 한국은 2회초 윤동희의 2루타와 문현빈의 적시타로 먼저 앞섰지만, 이어진 1사 만루 기회를 비롯해 여러 차례 추가점 기회를 놓쳤다. 선발 곽빈은 6회까지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7회말 적시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곽빈은 6⅓이닝 동안 111구를 던지며 1실점했다. 균형은 8회초에 깨졌다. 2사 1·3루에서 김도영이 3루수 쪽 내야안타로 역전 타점을 올렸고, 문보경의 중전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한국이 3-1로 달아났다. 이후 박영현이 8회말 1사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9회말 2사 1·2루에서는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어쨌든 금메달...과정은 필요 없다"…주장 노시환의 소감
논란이 된 발언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나왔다. 대표팀 경기력을 향한 비판 여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노시환은 "솔직히 그런 말들은 아예 신경쓰지 않는다. 어쨌든 금메달을 따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이어 "과정은 전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금메달이 중요한 거기 때문에, 그런 말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라 발언 표현은 조금씩 다르게 보도됐지만 노시환은 "과정보다는 금메달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시환은 금메달의 기쁨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건 직접 느껴봐야 안다. 말로는 설명을 못하겠다. 그냥 너무 좋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에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내 말대로 됐다"며 웃었다. "금메달이기 때문에 마음고생 같은 건 아예 없었다"고도 했다.

결승 승부처에 대해서는 "찬스를 계속 못 살려서 이기고 있어도 끌려가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어떻게든 1점이라도 더 낸다면 투수들이 막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마침 추가점이 났고, 그 순간 이겼다고 확신했다"고 돌아봤다. 8회 대주자 김지찬이 주루 중 아웃된 뒤 벤치 분위기가 가라앉자 동료들에게 진정하자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우승 원동력으로는 팀워크를 꼽았다. 노시환은 "다 같이 한마음이 됐던 게 제일 좋았다. 상대가 누군지를 떠나서 대한민국이라는 팀을 믿었다. 한 팀으로 뭉쳤기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는 "후배들도 금메달을 따서 이 기분을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며 4년 뒤 6연패를 이뤄주길 바랐다.
"경솔했다" vs "뭐가 문제냐"…엇갈린 반응
노시환의 인터뷰 발언이 알려지자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비판하는 쪽은 사회인 선수들을 상대로 고전한 경기력을 반성하는 태도 없이 결과만 앞세웠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번 금메달로 대표팀 선수 16명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점도 여론을 더 자극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자진해서 군대에 가라"는 날 선 반응까지 올라왔다.
언론도 비판에 나섰다. 일부 스포츠 매체는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가 일본 사회인 야구팀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두고도 비판을 무시한 것은 팬들에게 상처를 주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인터뷰에 나선 또 다른 종합지 역시 현장에서 노시환에게 경기력과 관련해 같은 질문을 두세 차례 다시 했지만 같은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노시환이 연령 제한이 적용된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맏형이자 주장이었다며, 발언의 무게를 가볍게 여겼다고 꼬집었다.
반대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가대표팀의 목표는 결국 금메달이고, 주장이 결과로 증명한 뒤 팀을 감싼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이 미흡해 대표팀이 빨래나 훈련 환경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선수들의 고생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시환의 주장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한화 동료 문현빈 등 대표팀 선수들은 대회 기간 내내 노시환의 솔선수범을 칭찬했다. 노시환은 출국 전 합숙 기간에 자기 돈으로 선수단 회식을 열기도 했다. 그는 회식비가 500만원 넘게 나온 데 대해 호텔에서 식사하다 보니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은메달 일본은 박수…상반된 분위기
일본의 분위기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일본 현지 온라인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자국 대표팀을 '훌륭한 패자'로 평가했다. 이 댓글은 병역 혜택이 걸린 한국 타선에 12피안타와 사사구 6개를 내주고도 3점만 허용하며 버텼다고 분석했다. 사회인 야구의 수준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금메달을 따고도 비판받는 한국과 은메달에도 박수를 받는 일본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전 직후 인터뷰로 논란의 중심에 선 노시환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소속팀 한화로 돌아간다. 그는 "이제는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다시 잘 합류해서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