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답을 공존에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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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대 교양아카데미 첫 강연, 최재천 교수 초청…‘호모 심비우스’ 조명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상과 사회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는 가운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강연이 호남대학교에서 열린다.
AI 시대의 답을 공존에서 찾다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경쟁과 효율 중심의 사고를 넘어 다양성과 협력, 공존의 가치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호남대학교는 오는 9월 29일 오후 2시 상하관 1층 소강당에서 최재천 교수를 초청해 ‘거대한 연결 속의 호모 심비우스’를 주제로 교양아카데미 첫 강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AI 시대에 필요한 인문학적 성찰과 삶의 지혜를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지식이나 빠른 계산 능력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판단하고 타인과 자연의 관계를 돌아보는 사유의 힘이라는 취지다.

호남대 교양아카데미는 ‘AI시대의 교양’을 주제로 9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석학 6명이 참여하는 렉처 시리즈로 운영된다. 강연과 함께 주제에 맞춘 작은 음악회 ‘아트살롱’도 마련해 인문학과 과학, 역사, 예술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인간은 정말 현명한 존재인가

최재천 교수는 첫 강연에서 인간을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이름에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현명한 인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인간은 그동안 다른 생명체를 밀어내고 자연환경을 훼손하며 스스로의 삶의 터전까지 위협해 왔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문명을 확장해 온 인간이 과연 진정으로 현명한 존재인지, 이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가 인간의 판단과 노동, 소통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인간다움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최 교수는 자연과 생물의 세계를 관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생태계가 오직 경쟁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생명체들은 서로 경쟁하는 동시에 협력하고, 다른 종과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생존해 왔다.

이러한 자연의 원리는 인간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개인과 집단이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우기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협력할 때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다.

◆ ‘호모 심비우스’로의 전환 제안

최재천 교수가 제시하는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는 공생과 공존을 추구하는 인간을 뜻한다. 인간이 자연과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현대 사회는 성과와 속도, 경쟁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경쟁만으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 교수는 이번 강연을 통해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존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일부로서 자신의 위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인간의 삶은 다른 생명과 환경, 사회 구성원들과 촘촘하게 연결돼 있으며, 이러한 연결을 인식하는 것에서 공존의 출발점이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호모 심비우스’라는 개념은 자연환경에 대한 태도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 나와 다른 생각과 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배척하기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 미래 사회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강연 뒤 음악으로 만나는 공생의 의미

강연에 이어서는 호남대학교 이수영 교수가 진행하는 작은 음악회 ‘아트살롱’이 열린다. 첫 아트살롱의 주제는 ‘공생의 소리: 함께 울릴 때 완성되는 음악’이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가 함께 연주되며 세 악기가 서로 다른 음색을 내면서도 조화를 이뤄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공존의 의미를 전달한다.

각 악기는 독립적인 선율과 음색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듣고 호흡을 맞출 때 더욱 풍성한 음악이 만들어진다. 이는 서로 다른 존재가 자신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관계를 맺고 협력할 때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공생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호남대는 강연과 음악회를 연계해 참여자들이 공존의 의미를 지식으로만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이라는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인문학적 질문과 예술적 감동이 어우러지는 열린 문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 국내 석학과 함께하는 교양 렉처 시리즈

호남대학교 교양아카데미는 이번 최재천 교수 강연을 시작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교양과 지식의 방향을 다양한 분야에서 살펴볼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와 태도를 고민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강연은 국내 석학 6명이 참여하는 렉처 시리즈로 진행된다. 각 강연은 인문·과학·역사·예술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주제를 다루며, AI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폭넓은 사고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두 번째 강연은 오는 10월 13일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가 맡는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이 채울 수 없는 결핍, 고전의 지혜’를 주제로 고전문학과 인문학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야기할 예정이다.

호남대 교양아카데미 강연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입장할 수 있다. 참석자는 행사 당일 오후 1시 50분까지 입장을 완료해야 하며, 세부 신청 방법과 일정은 호남대학교 관련 안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호남대학교 관계자는 “AI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는 교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교양아카데미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새로운 시대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첫 강연은 인간이 기술의 주인이 될 것인지, 기술 변화에 끌려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넘어 인간이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과 효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미래 사회에서 공존과 다양성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