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원도심, 빈 공간에 새 숨결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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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상인·청년·전문가가 함께 만드는 2030 원도심 재생 로드맵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순천시가 침체된 원도심에 새로운 기능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원도심 리빌딩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단발성 행사나 개별 점포 지원에 머물렀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원도심에 남아 있는 빈 점포와 유휴 공간을 시민 생활과 경제활동,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한다는 구상이다.
순천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원도심을 단순히 지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시민들이 다시 찾고 오래 머무는 생활 중심 공간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행정이 사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 대신 시민과 상인, 청년, 전문가 등이 정책 발굴부터 실행 과정까지 함께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마련한다.
시는 원도심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우선적으로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간을 새로 짓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건축물과 빈 점포, 골목, 상권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새로운 쓰임을 부여하는 데 초점을 둔다.
◆ 일회성 행사 중심에서 시민 참여형 정책으로 전환
순천시는 그동안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각종 행사와 점포 지원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특정 기간에만 방문객이 몰리는 행사나 개별 점포를 대상으로 한 지원만으로는 원도심 전체의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는 원도심에 실제로 필요한 기능과 콘텐츠를 시민들과 함께 찾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지역 주민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문화·복지·교육 공간은 무엇인지, 청년과 예비창업자가 활동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상권 회복을 위해 어떤 시설과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폭넓게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민과 청년, 상권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원도심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된다. TF는 원도심의 현장 상황을 살피고 시민 의견을 듣는 한편, 공간별 특성과 지역 수요를 분석해 향후 사업의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시민 참여는 단순한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는다. 순천시는 정책 제안부터 사업 구상, 실행 과정까지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사업의 실효성과 지속성을 높일 방침이다.
◆ 2030년까지 단계별 실행 로드맵 마련
순천시는 원도심 리빌딩 프로젝트를 단기간 사업이 아닌 2030년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계획으로 추진한다. 먼저 올해 하반기에는 시민과 지역 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원도심에 필요한 기능과 콘텐츠를 발굴한다.
2027년부터 2028년까지는 전문기관 용역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원도심의 공간 현황을 세밀하게 조사한다.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과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유휴 공간을 파악하고, 각 공간의 위치와 규모, 접근성,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 수요와 사업 효과, 필요한 재정 규모, 행정적 추진 가능성 등도 함께 검토한다. 공간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필요한지와 주민들이 실제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충분히 살핀 뒤 활용 방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2029년부터 2030년까지는 앞선 조사와 논의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필요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공간별 특성에 맞는 사업을 실행해 원도심의 변화가 일시적인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 빈 점포 전수조사하고 ‘실험점포’ 운영
순천시는 내년 원도심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중앙동 일대 빈 점포를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원도심 내 공실의 위치와 규모, 건물 상태, 접근성, 임대 여건 등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향후 사업과 연계할 방침이다.
공실 정보가 체계화되면 청년 창업과 문화예술, 관광,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정책사업을 공간과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파악되던 빈 점포를 하나의 공간 정보로 관리하면 지역의 수요와 사업 목적에 맞는 장소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지와 활용 가능성이 높은 일부 공실은 청년과 예비창업자 등이 직접 운영해보는 ‘실험점포’로 활용한다. 실험점포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실제 공간에서 시험하고, 시민들의 반응과 이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순천시는 “어떤 기능이 원도심에 들어왔을 때 사람들이 다시 찾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시민들과 함께 찾아갈 계획이다. 창업자에게는 사업을 검증할 기회가 되고, 시민에게는 새로운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 행정이 먼저 공간 활용해 민간 참여 유도
순천시는 원도심 공실을 활용하는 데 행정부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시청 각 부서가 담당 사업의 특성과 이용 대상에 맞는 원도심 공간을 발굴하고, 문화·복지·청년·관광·교육 등 다양한 정책과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행정이 빈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채우면 원도심을 바라보는 민간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공기관이 먼저 공간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주면 민간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 공간이나 청년 활동 공간, 관광객을 위한 지역 특화 콘텐츠 공간 등이 원도심에 마련되면 주변 상권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공간 하나의 변화가 인근 점포와 골목의 유동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원도심의 경쟁력은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단순히 점포를 지원하는 데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남아 있는 공간을 어떻게 다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비어 있는 공간의 가능성을 하나씩 되살리고, 사람들이 다시 찾고 머물고 싶은 원도심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원도심을 과거의 모습을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수요에 맞는 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빈 점포와 유휴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채우고 시민들의 활동을 연결해 원도심의 일상성과 경제성을 함께 회복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