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한 마리에 40만명 몰렸다…추석 마지막 날도 북항 ‘부캉이’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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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로 갇힌 상어, 이제 바다로 돌아갈 시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이른 오전부터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이 사람들로 붐볐다. 시민과 관광객들이 향한 곳은 친수공원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인공수로였다. 지난 18일 이곳에 나타난 약 3.5m 크기의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서다.

수로 안쪽 난간을 따라 수백m에 걸쳐 방문객들이 줄지어 섰고, 수로를 가로지르는 보도교 양쪽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대부분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수면을 바라보며 상어가 모습을 드러리기를 기다렸다.
잠시 뒤 수면 아래에서 부캉이가 움직이자 곳곳에서 “와, 온다”는 탄성이 터졌다. 방문객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들어 상어의 움직임을 촬영했다. 부캉이는 꼬리지느러미를 움직이며 수로 벽을 따라 천천히 이동했고, 상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사람들이 뒤를 따라가며 촬영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수면 위로 물고기가 튀어 오를 때마다 주변에서는 “부캉이가 배는 안 고프겠다”는 말도 나왔다. 수로를 따라 움직이는 상어 한 마리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현장 곳곳에서 환호성과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울산 시댁과 부산 친정을 들른 뒤 대전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정호정(43)씨 가족도 이날 친수공원을 찾았다. 정씨 가족은 부캉이를 직접 보기 위해 일부러 북항에 들렀다며 “상어를 직접 볼 수 있는 역사적인 순간이라 생각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부캉이가 추석 연휴 이후 먼바다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했다는 것이다.
18일 처음 발견…몸길이 약 3.5m 무태상어 추정
부캉이는 지난 18일 오전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몸길이 약 3~4m인 이 상어를 무태상어로 추정하고 있다. 무태상어의 학명은 ‘Carcharhinus brachyurus’다.
전문가들은 부캉이가 먹이를 따라 인공수로 안으로 들어왔다가 수로 구조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3일 추석 연휴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하면서 상어가 스스로 바다로 이동하는지 확인하되 계속 수로에 머무를 경우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과 해역 복귀를 위한 구조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캉이의 건강 상태에 당장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공수로에 장기간 머물 경우 먹이 활동 등이 제한될 수 있어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부캉이가 북항을 떠나지 않으면서 부산시는 단순한 관광객 증가뿐 아니라 상어의 안전한 이동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추석 사흘간 32만명…26일까지 40만5800명
방문객 규모도 크게 늘었다. 부산시설공단 집계에 따르면 24일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0만1000명이었다. 추석 당일인 25일에는 13만6000명이 몰렸고, 비가 내린 26일에도 오후 6시까지 8만3000명이 방문했다. 추석 연휴 사흘 동안에만 약 32만명이 북항 친수공원을 찾았다.
공식 집계를 시작한 19일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 누적 방문객은 40만5800명으로 집계됐다. 평소 북항 친수공원의 휴일 방문객이 하루 2000명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어가 나타난 뒤 방문객 규모가 크게 달라졌다.
27일에도 방문객 행렬은 이어졌다. 친수공원 인근 대형 주차장은 이른 오전부터 만석에 가까웠고, 부산역 대합실에서 친수공원으로 이어지는 부산항 하늘광장 보행로에도 부캉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몰렸다.
부산역과 북항 친수공원은 약 500m 거리여서 부산을 찾은 귀성객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접근하기도 쉽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일정 중 북항을 들르는 경우도 이어졌다.
안전관리 인력 투입…수로 주변 출입도 통제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부산시는 일찌감치 안전관리에도 나섰다.
부산시는 22일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제4·5보도교와 수변부 등 인파가 집중되는 구간을 중심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장 혼잡도가 높아질 경우 방문객을 분산하고 진입을 제한하며, 야간에는 수로 주변 출입을 통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27일 현장에서도 수로 난간과 보도교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방문객들이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날인 26일에는 보도교 인근에 있던 50대 여성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119가 출동하기도 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좁은 구간에 몰리는 만큼 상어 자체뿐 아니라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도 관리 대상이 됐다.
“이제는 바다로”…28일 구조 방안 논의
부산시와 관계기관은 부캉이를 북항 수로에서 외해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는 28일 북항 친수공원 회의실에서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항만공사,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구조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상어의 현재 상태와 이동 상황을 확인한 뒤 구조 방법과 일정, 기관별 역할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부산시는 추석 연휴까지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가는지를 지켜본 뒤 계속 머물 경우 해역 복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이 구조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공수로에 머무는 대형 상어를 어떻게 안전하게 포획해 외해로 이동시킬지가 주요 과제가 됐다.
부캉이가 나타난 뒤 북항 친수공원은 평소 시민들이 산책과 휴식을 즐기던 공간에서 갑자기 상어를 볼 수 있는 장소로 바뀌었다. 방문객들은 수로 난간에 서서 수면을 바라보다 상어가 모습을 드러내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27일에도 부캉이를 보려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다만 부산시는 상어의 장기 체류보다 안전한 해역 복귀에 무게를 두고 관계기관과 구체적인 구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