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질 나왔다”... 추석 때 고속도로 휴게소 들렀다가 경악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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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악취 미스터리' 이어진 오창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거나 귀경길에 오른 사람들 가운데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오창휴게소에 들른 이용객들이 강한 악취에 고통을 호소했다. 가축분뇨 냄새를 방불케 하는 악취에 코를 막고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추석인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IC 인근 경부고속도로 상(왼쪽), 하행선 방향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 뉴스1
추석인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IC 인근 경부고속도로 상(왼쪽), 하행선 방향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 뉴스1

오창휴게소는 중부고속도로에 있는 양방향 휴게소다. 청주 방향 휴게소는 오창읍 화산리 395-15에, 하남 방향 휴게소는 화산리 396-10에 있다. 1992년 1월 25일 문을 열었다. 이후 오창 일대에 신도시가 들어서고 중부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늘면서 이용객도 함께 늘었다. 연휴 기간 귀성·귀경 차량이 몰리는 대표적인 휴게소 가운데 하나다.

제보자 신모(48)씨는 "음식을 사려고 오창휴게소를 찾아 차에서 내렸는데 곧바로 다시 차에 탔다"라면서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악취가 지독했다. 흡사 돼지 축사 안에 있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신씨는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오창 악취 문제가 10년 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오창 악취 민원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오창에서 일하고 거주하는 3년차 주민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오창 각리에서 똥냄새와 비슷한, 숨도 쉬기 힘든 악취가 나는데 냄새의 원인이 궁금하다"는 민원을 지난 7일 청주시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는 "회사와 거주지가 모두 각리인데 같은 냄새를 맡았다"라며 "악취 관리를 하고 있다고 본 것 같은데 내가 있던 3년간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라고 했다. 이어 "관리가 되고 있는 게 맞나. 앞으로 대책이 있나"라고 물었다.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 주유소 모습. / 뉴스1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 주유소 모습. / 뉴스1

청주시는 지난 15일 청원구 환경위생과와 오창읍 명의로 답변을 내놨다. 청원구 환경위생과는 각리 일대가 산업단지와 농촌이 섞여 있는 지형적 특성상 축사 악취와 농한기 퇴비·액비 살포에 따른 악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내 축사와 가축분뇨 재활용 신고 업체를 주기적으로 지도·점검하고 야간 순찰도 병행하고 있다는 게 청원구 환경위생과의 설명이다. 퇴비·액비를 뿌릴 때는 악취가 적고 적법한 방법으로 살포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청원구 환경위생과는 앞으로 축사 사업장 점검과 퇴비·액비 살포 현장 관리를 더 엄격히 하겠다고 했다.

오창읍은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창읍은 악취 특성상 민원인이 말한 분뇨 냄새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공공하수처리장 인근에서 악취가 일부 감지돼 시설 운영 과정에서 악취를 줄이도록 관련 부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근 지역에서 9월 첫째 주 공공하수관로 보수 공사가 진행돼 악취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오창읍은 이 공사와 관련해서도 관련 부서에 민원 내용을 통보하고 시설물 유지·관리 때 악취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현장 순찰로 악취 발생 정도를 계속 파악하고 악취 발생이 의심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도점검을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충북도는 올해 들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감시 체계를 도입했다. 충북도는 지난 3월 '2026년 청정대기 환경지킴이' 제도를 통해 오창산업단지 악취 문제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2015년부터 주민 참여형 환경지킴이 제도를 운영해왔다.

환경지킴이는 오창산업단지 인근 주민 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개 반으로 나뉘어 3월 16일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산업단지 배출사업장과 주거 밀집 지역 등 40개 지점에서 악취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기상 상황과 풍향 등을 고려해 순찰하다 악취가 감지되면 관할 기관인 청주시에 즉시 신고하는 방식이다.

신고가 들어오면 청주시가 현장을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한다. 이후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악취를 측정·분석한다. 기준을 넘으면 관련 법령에 따라 개선명령 등 행정조치가 내려진다. 충북도는 악취가 잦은 여름철에는 모니터링 횟수를 늘려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시, 보건환경연구원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악취 발생 정도에 따라 사업장 합동점검도 병행할 방침이다.

오창 휴게소. / '제주아재' 유튜브 영상 캡처
오창 휴게소. / '제주아재' 유튜브 영상 캡처

문제는 이런 노력으로도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오창 악취 문제의 뿌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민들은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한 2006년 무렵부터 악취를 호소해왔다. 화학약품 냄새부터 축산 분뇨 냄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원인을 명확히 가려내지 못해 '오창 악취 미스터리'라는 말까지 나왔다.

2013년 여름에도 오창은 악취로 몸살을 앓았다. 당시 오창을 관할하던 청원군은 그해 8월 13일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60여 개 대기배출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악취 민원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청원군은 업체들에 악취 원인과 배출업체를 특정하기 위한 기술진단 등 과학적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참석 업체들은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회의가 열린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오창 신도시에 또다시 분뇨 냄새와 폐타이어를 태우는 듯한 냄새가 퍼졌다. 주민이 운영하던 '오창환경지킴이' 홈페이지에는 당시 "새벽 2시쯤 시궁창 냄새로 깨서 지금 5시까지 계속 냄새가 난다. 남편을 깨워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자고 얘기했다", "분뇨 냄새와 쓰레기 냄새 때문에 문을 열고 잤다가 온 식구가 깼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에도 민원은 해마다 수십 건에서 수백 건씩 접수됐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해마다 악취 유발 사업장 색출에 나섰지만 기준치 이상 오염물질을 배출한 업체를 한 해 1~2곳 적발하는 데 그쳤다.

급기야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졌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2019년 3월부터 연말까지 청주 오창, 인천 송도, 강원 철원·경기 포천 등 악취 민원이 많은 전국 3곳을 대상으로 최신 측정기법을 활용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당시 환경당국은 화학적이온화 질량분석기(SIFT-MS)와 광학가스 이미징카메라(OGI camera) 등 최신 장비를 투입했다. 피해 지역을 일정한 넓이의 격자로 나눠 악취 감지 빈도를 수치화하는 격자법도 활용했다. 사업장 등 악취 배출원에 시료 자동 채취 장치를 설치해 악취가 날 때 실시간으로 시료를 모으고, 대기질 측정 정보를 활용한 모델링으로 배출원을 추적하는 방식이었다.

2022년에는 공장 악취가 문제가 됐다. 그해 10월 오창 주민들이 두 달째 산업단지 내 한 업체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냄새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역 매체가 보도했다. 주민은 창문을 열 수 없고 두통까지 생겼다고 호소했다. 업체 인근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있어 유해 화학물질이 악취 원인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컸다. 주민들은 청주시뿐 아니라 금강유역환경청 등 다른 관계 기관에도 민원을 넣었다. 청주시는 2개월가량 수십 건의 주민 민원을 접수한 끝에 해당 업체의 악취 농도가 법적 기준을 넘어선 것을 확인하고 개선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악취가 끊이지 않은 까닭에 '오창 악취 미스터리'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