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선수들, 일본 회사원 선수들에게 패배... 해외서도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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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억 연봉 프로 선수들, 일본 사회인팀에 완봉패

대만 언론도 깜짝 놀랐다. 연봉 총액 54억 원이 넘는 프로 선수들로 꾸린 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 사회인 대표팀에 0-5로 완봉패를 당했기 때문.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0-5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0-5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대만 NOWnews는 26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일전을 조명하며 한국의 패배를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소개했다. 대만 차이나타임스와 자유시보, ETtoday 등도 한국의 완봉패를 일제히 비중 있게 보도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전날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0-5로 졌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일본에 패한 것은 프로 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된 1998 방콕 대회 이후 2006 도하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은 20년 전 도하 대회에서 일본에 7-10으로 졌다.

NOWnews가 주목한 건 양 팀 선수들의 이력이었다.

한국 대표팀 24명의 연봉 총액은 54억2900만 원. 1인당 평균 약 2억26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일본은 도요타자동차와 ENEOS, 오지제지 등 기업 소속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ETtoday는 일본생명, NTT동일본, 일본통운 소속 선수들도 일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일본은 개최국임에도 이번 대회에 프로야구 선수를 뽑지 않았다.

NOWnews는 고액 연봉을 받는 한국 프로 선수들이 낮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 후 훈련하는 일본 사회인 선수들을 상대로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ETtoday는 김도영(KIA 타이거즈), 노시환(한화 이글스), 김주원(NC 다이노스), 문보경(LG 트윈스) 등 한국프로야구(KBO) 간판급 타자들이 대거 포진한 한국 대표팀이 사회인 대표팀에 완패했다고 짚었다.

특히 일본 선발 히구치 신(24)의 활약을 비중 있게 다뤘다. 오지제지 소속인 히구치는 한국 타선을 상대로 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NOWnews에 따르면 오지제지 시설부 직원인 히구치는 오전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오후에 유니폼을 갈아입고 훈련한다.

좌완인 히구치는 평균 시속 145㎞의 직구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한국 타선을 틀어막았다. 대만 야후뉴스는 히구치가 92개의 공으로 7이닝을 막는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NOWnews는 히구치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한국 프로 타자들의 강한 스윙에 두려움을 느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차이나타임스에 따르면 히구치는 지난해 일본 사회인 연합팀 일원으로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윈터리그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선 중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며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차이나타임스는 히구치의 이번 대회 평균자책점이 0.69라고 전했다.

대만 매체들은 한국 타선의 부진도 자세히 짚었다. NOWnews에 따르면 한국은 6회까지 때린 안타 3개가 모두 병살타로 이어졌다. 주장 노시환은 안타 1개를 쳤지만 병살타를 두 차례 기록했다. 대만 TVBS는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도 병살타 1개를 쳤다고 전했다. 리드오프로 나선 김도영은 4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에 그쳤다. 한국은 1회 김주원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곧바로 노시환의 병살타가 나왔다. 2회와 3회는 연이어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마운드도 흔들렸다. 한국 선발 소형준(KT 위즈)은 3회 볼넷과 안타를 잇달아 내줬다. 여기에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며 3점(2자책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NOWnews는 1루수 노시환이 이 송구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 투수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뒤이어 등판한 조병현(SSG 랜더스)과 박영현(KT 위즈)은 6회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더 내줬다. 한국 타선은 8회부터 나온 일본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도 출루하지 못했다.

NOWnews는 한국 언론이 이번 패배를 두고 '도요하시 참사', '한가위 대참사' 등의 표현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5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이 프로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리고도 일본 사회인 대표팀에 0-5로 완패한 것을 두고 '치욕적인 패배'라는 평가가 나왔다고도 전했다. ETtoday는 한국 언론이 20년 전 도하 대회 패배를 떠올리며 '제2의 도하 참사'라는 표현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NOWnews는 한국 언론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도 분석했다. 매체는 한국이 아시아 야구 3강 가운데 유일하게 전원 프로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의 목표는 금메달과 병역 혜택이라며 '전승 우승'이 한국 대표팀의 기본 목표로 여겨진다고 짚었다.

류 감독의 경기 뒤 발언도 대만 언론에 소개됐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류 감독은 일본 사회인 야구 경기를 지켜보며 히구치를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로 예상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류 감독은 일본과 대만 모두 좌완 투수를 중심으로 마운드를 운영할 것으로 보고 대비했지만 경기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취지의 소감도 밝혔다. 그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결승 진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슈퍼라운드에서 2승을 거둬 곧장 결승에 오르길 바랐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슈퍼라운드 전적 1승 1패가 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5-0으로 꺾은 승리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랐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중국을 이긴 1승에 이날 승리를 더해 2승을 기록했다. 대만은 중국을 9-1로 꺾고 한국과 같은 1승 1패가 됐다.

한국은 26일 중국과 슈퍼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같은 날 대만은 일본과 맞붙는다.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을 꺾고 대만이 일본을 이기면 한국과 일본, 대만 세 팀이 2승 1패로 물고 물리는 상황이 된다. 이 경우 팀 퀄리티 밸런스(TQB)로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차이나타임스와 자유시보는 대만이 결승에 오르려면 일본을 6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고 전했다. 금메달 결정전은 2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