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대승…“군대 다녀왔는데 왜 열심히 뛰나?” 질문에 '멀티골' 이영준이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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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완료 후에도 태극마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유
합류 나흘 만에 멀티골 폭발, 이영준의 정체성은
한국 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이영준(그라스호퍼)이 대표팀 합류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베트남을 상대로 한국의 4-0 대승을 이끈 그는 경기 직후 군 복무와 관련한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상황에서도 아시안게임에서 열심히 뛰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이었다.

이영준의 대답은 간단하고 분명했다. 군 복무 여부와 관계없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라면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베트남을 4-0으로 완파했다. 이영준의 멀티골과 김지수, 김명준의 득점을 앞세운 한국은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대회 4회 연속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합류 나흘 만에 멀티골…베트남전 4-0 대승 이끈 이영준
이날 한국의 승리를 이끈 주인공은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영준이었다.
스위스 그라스호퍼에서 활약하는 이영준은 소속팀 일정 때문에 지난 21일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일본에 도착한 그는 이튿날인 22일 경기에 교체 투입돼 약 15분을 소화하며 몸을 풀었다.
이후 베트남과의 8강전에서 처음 선발 출전한 이영준은 두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첫 골은 전반 15분에 나왔다. 이영준은 타점 높은 헤더로 베트남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한국에 선제골을 안겼다. 후반 36분에는 팀의 세 번째 골까지 책임졌다.

김명준이 골키퍼와 맞선 일대일 상황에서 내준 패스를 이어받은 이영준은 골대 왼쪽의 좁은 각도에서도 절묘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합류한 지 나흘 만에 멀티골을 완성하며 대표팀의 확실한 득점 자원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차 적응이 끝나기도 전에 두 골을 터뜨린 이영준은 경기 후 자신의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100%"라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말이라도 100%라고 해야 몸도 100%로 따라오지 않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는 것은 당연한 목표"라며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 방향도 그렇고, 아시안게임에서는 '좋은 축구'를 보여주기보다 우승이라는 목표가 확실한 대회인 만큼 승리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군대 다녀왔는데 왜 열심히 뛰죠?"…이영준의 뜻밖의 대답
멀티골만큼 눈길을 끈 것은 경기 직후 진행된 이영준의 인터뷰였다. 스포티비 보도에 따르면 이영준은 베트남전이 끝난 뒤 방송사 카메라 앞에서 군 복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선수가 경기 종료 후 방송 인터뷰를 먼저 진행하고, 이후 공동취재구역인 믹스트존으로 이동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영준에게 던져진 질문은 다소 의외였다. 인터뷰 진행자는 이미 군 복무를 마친 이영준에게 "군대를 다녀왔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 뛰죠?"라고 물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병역 문제는 매번 관심을 모으는 주제다. 금메달 획득이 병역특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영준은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더라도 병역특례와는 관계가 없다.
이 같은 질문에 이영준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데 군대를 다녀왔다고 대충 뛸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어 "당연히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것이고, 이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병역 여부와 국가대표로서의 책임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였다. 이영준은 질문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거나 의도를 문제 삼지 않았다. 대신 국가대표로서 승리를 위해 뛰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을 짧고 명확하게 전달했다.
"감독님이 전술이 없다는 이야기도…" 대표팀 비판에 밝힌 입장

이영준은 대표팀을 둘러싼 외부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4강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저희 팀이 약하다, 감독님이 전술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희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저희끼리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경기력과 이민성 감독의 전술을 둘러싼 평가를 의식하기보다 선수단 내부의 준비 과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특히 이영준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우승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화려한 경기 내용을 보여주는 것보다 매 경기 승리하며 최종 목표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네 골을 터뜨리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영준이 전반과 후반에 각각 한 골씩 넣었고, 김지수와 김명준도 득점에 가세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베트남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중국과 태국의 8강전 승자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툴 예정이다.
김명준도 3경기 연속골…4강 앞두고 드러낸 아쉬움

이영준과 함께 한국의 공격을 이끈 김명준(헹크)도 이날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영준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주전 원톱으로 활약했던 2006년생 공격수 김명준은 베트남전에서도 골을 넣으며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후반 43분 배현서가 상대 수비수 3명을 연달아 제친 뒤 엄지성에게 연결했고, 이를 건네받은 김명준이 가볍게 밀어 넣으며 한국의 4-0 완승을 완성했다.
그러나 김명준은 대승에도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기쁜 마음도 있지만 아쉬움이 더 크다"며 "더 많은 득점을 하고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찬스에서 확실히 마무리해 팀이 더 쉽게 갈 수 있도록 격차를 벌려야 했는데 못내 아쉽다"고 덧붙였다.
준결승을 앞둔 각오도 밝혔다. 김명준은 "베트남 같은 팀을 상대로 여지를 주면 상대가 자신감을 얻고 자신들의 템포를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며 "다음 경기부터는 상대가 아예 자신감을 찾지 못하도록 흐름을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준의 멀티골과 김명준의 3경기 연속 득점으로 공격진의 활약을 확인한 한국은 이제 결승 진출을 노린다. 병역 의무를 마친 뒤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승리를 위해 뛰겠다는 이영준의 각오가 남은 경기에서 어떤 활약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