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야구 대망신 날에…한국 축구,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 펼쳤다
작성일
이영준의 늦은 합류가 만든 4골 쇼, 금메달 도전 계속
한국 U-23 축구대표팀이 베트남을 4-0으로 완파하고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처음 선발 출전한 이영준(그라스호퍼)이 두 골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김지수(브렌트포드)와 김명준(헹크)도 득점에 가세했다. 한국은 4회 연속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베트남을 4-0으로 꺾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모두 제압한 데 이어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서는 중국과 태국의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경기의 중심에는 스트라이커 이영준이 있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대표팀에 늦게 합류한 그는 지난 21일 나고야에 도착해 앞선 조별리그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민성 감독은 베트남전에서 김명준 대신 이영준을 최전방에 배치하며 처음부터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겼다.
전반 15분 이현주(아로카)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영준이 높은 타점의 헤더로 연결했다. 공은 골키퍼가 손을 쓰기 어려운 방향으로 향했고 한국이 1-0으로 앞서갔다. 192㎝ 장신 공격수인 이영준은 제공권을 활용해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제골 이후 한국이 경기를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었다. 베트남은 수비 라인을 끌어올린 뒤 압박 강도를 높였고 한국의 패스 실수를 이용해 역습을 시도했다. 전반 35분에는 응우옌 꽝 빈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어 레반 투언이 흘러나온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국은 한 골 차 리드를 지킨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베트남의 압박은 이어졌다. 이민성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양민혁을 빼고 엄지성을 투입했다. 이후 이현주 대신 이승원(강원)을 넣으며 중원에도 변화를 줬다. 한국은 공격 숫자를 늘리면서 추가골을 노렸다.
결정적인 장면은 후반 중반부터 잇따라 나왔다.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슈팅이 베트남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엄지성의 슈팅도 골키퍼에게 걸렸다. 이영준 역시 문전에서 직접 돌파한 뒤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답답했던 흐름을 끊은 것은 수비수 김지수였다. 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신민하(강원)가 슈팅을 시도했고 공이 수비수에 맞고 흘렀다. 공격에 가담했던 김지수가 이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하면서 한국은 2-0으로 달아났다. 수비수의 공격 가담이 추가골로 이어진 장면이었다.

두 골 차가 된 뒤에는 이영준의 결정력이 다시 빛났다. 후반 36분 김명준이 상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막혔다. 이어진 공을 이영준이 넘겨받았고, 좁은 각도에서 골문을 향해 정확한 슈팅을 때렸다. 공이 골망을 흔들면서 이영준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이영준의 두 번째 골로 사실상 승부가 기운 뒤에도 한국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43분에는 김명준이 네 번째 골을 넣었다. 배현서가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흔든 뒤 엄지성에게 공을 연결했고, 엄지성의 패스를 받은 김명준이 마무리했다. 조별리그에서 연속으로 골을 넣었던 김명준은 이날도 득점하며 공격진의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내내 압도적인 점유율로 대승을 거둔 한국 대표팀을 향해 이영표 KBS2 해설위원은 경기가 끝나자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라고도 말했다.
한국 축구의 대승은 같은 날 벌어진 한국 야구 대표팀의 참패와도 비교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0-5로 졌다.
한국 야구 역시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까지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까지 정상에 올랐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다. 베트남을 넘으면서 이제 금메달까지 두 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한국의 준결승 상대는 중국과 태국의 8강전 승자로 결정된다. 토너먼트에서 한 경기씩 승부를 치르는 만큼 이제부터는 조별리그와 다른 긴장감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