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고사리나물, 물 마르면 '이 방법'부터 써보세요…속까지 부드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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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나물, 시간 맞춰도 계속 질긴 이유는 따로 있다
삶고 볶는 전 과정을 상태 확인 기준으로 다시 짚어본다

추석 상에 올리는 삼색나물 중에서도 고사리나물은 유독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마른 고사리를 불려 삶고 볶는 과정을 몇 시간에 맞춰야 하는지 매번 헷갈리는데, 시간을 정확히 맞춰 조리했는데도 줄기가 질기거나 쓴맛이 남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몇 시간'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고사리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시간에만 맞춰 조리를 끝내는 방식 자체에 있다.
몇 시간 불렸는지보다 고사리가 어떤 상태인지가 중요하다
불릴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른 고사리는 두께와 건조 정도가 제품마다 다르고, 이미 일부 수분을 머금은 상태로 유통되는 것도 있어 같은 시간을 불려도 어떤 것은 딱딱함이 남고 어떤 것은 너무 물러진다. 한식 조리법을 소개하는 마앙치(Maangchi)는 정해진 시간보다 고사리 줄기가 유연하게 휘어지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설명한다. 먼저 흐르는 물에 헹궈 먼지를 씻어낸 뒤 충분한 물에 담가두고, 줄기를 살짝 구부려 봤을 때 뚝 끊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순간까지 불리는 것이 핵심이다.
건조가 심한 제품일수록 불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손으로 줄기를 만져 딱딱한 부분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딱딱한 부분이 남아 있다면 물을 새로 갈아 계속 불리면 된다. 이 확인 작업을 거르고 시간만 채운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삶고 볶는 과정을 거쳐도 속심이 여전히 뻣뻣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생긴다.

삶은 뒤 찬물에 식히는 과정이 쓴맛을 좌우한다
불린 고사리는 삶는 과정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물기를 뺀 고사리를 끓는 물에 넣고, 줄기를 구부렸을 때 부러지지 않고 휘어질 정도로 삶은 뒤 바로 건져 양념하는 것이 아니라 새 찬물에 담가 식혀야 한다. 이 단계에서 고사리에 남아 있던 쓴맛이 물로 빠져나가는데, 물을 한두 번 갈아주면 쓴맛이 더 잘 빠진다. 물을 몇 번 갈아주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고사리가 완전히 수분을 머금은 상태에서 양념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기를 짤 때도 힘껏 쥐어짜기보다 가볍게 눌러 물기만 덜어내야 한다. 세게 비틀어 짜면 줄기가 끊어져 볶았을 때 나물이 부스러지고 형태가 흐트러진다. 물기를 덜어낸 뒤에는 한 입에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두면 이후 양념이 골고루 배어들기도 쉬워진다.

볶을 때 팬이 마르면 물을 더해 찌듯 익혀야 한다
양념한 고사리를 볶을 때 중간중간 팬이 말라 양념이 타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불을 더 세게 올리기보다 물이나 육수를 약간 붓고 잠깐 뚜껑을 덮어주면 고사리가 타지 않고 수증기로 속까지 부드럽게 익는다. 간장·마늘·참기름 등으로 양념한 뒤 중불에서 이 과정을 반복하면 겉만 색이 배는 것이 아니라 줄기 속까지 양념이 스며든다.
다 볶은 뒤에는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간을 보지 말고, 한 김 식힌 조각을 맛봐야 쓴맛과 질감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뜨거울 때는 쓴맛이 덜 느껴지고 질긴 정도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이미 삶아 나온 포장 고사리를 쓸 때도 포장지 안내를 따르되, 간이 이미 되어 있거나 물기가 많은 제품인지 다시 확인하고 조리해야 양념이 겹쳐 짜지지 않는다.

남은 고사리나물은 얕은 그릇에 담아 바로 냉장해야 한다
불려서 삶고 볶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무한정 보관할 수 있는 음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른 나물을 불리고 익혔다고 저절로 상온에서 오래 버티는 식품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남은 고사리나물은 깊은 통에 그대로 두지 말고 얕은 용기에 펼쳐 빨리 식힌 뒤 냉장고에 넣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가정 보관 기준으로도 조리한 음식은 실온에 2시간 이상 두지 않고, 냉장은 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명절 음식처럼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며칠 나눠 먹는 반찬이라면 먹을 만큼만 덜어서 다시 데워 먹는 것이 좋은데, 남은 양이 계속 데워지고 식는 과정을 반복하면 그만큼 상할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같은 방식은 시래기·취나물 등 다른 마른 나물에도 적용된다
고사리처럼 말려서 유통되는 나물은 시래기나 취나물, 곤드레처럼 종류가 다양하다. 불리고 삶는 기준을 시간이 아니라 줄기의 유연함으로 잡는 원리는 이런 나물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다. 다만 나물마다 두께와 섬유질이 달라 구체적으로 불리고 삶는 시간은 제품 상태를 직접 확인하며 맞춰야 한다.
명절마다 삼색나물을 함께 준비하는 집이라면 고사리를 불리는 동안 도라지나 시금치를 손질해두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볶은 나물을 넉넉히 만들었다면 식힌 뒤 밀폐용기에 나눠 담아두면 다음 날 비빔밥이나 도시락 반찬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명절 음식을 오래 남기지 않고 소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참기름이나 볶은 참깨가 들어가는 양념이라면 참깨나 대두에 알레르기가 있는 가족과 함께 먹는 자리에서는 조리 도구를 따로 써서 교차 오염을 막는 것도 챙겨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