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은중과 상연’으로 새 역사…韓 여배우 최초 국제에미상 후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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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은중과 상연’으로 韓 여배우 최초 국제에미상 후보 지명
시상식은 11월 23일 뉴욕, ‘하이퍼나이프’도 동반 후보

드라마 '은중과 상연' / 흰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마이크를 들고 있는 박지현 (사진=넷플릭스·뉴스1)
드라마 '은중과 상연' / 흰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마이크를 들고 있는 박지현 (사진=넷플릭스·뉴스1)

배우 박지현이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으로 국제에미상 여자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 여성 배우가 국제에미상 연기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제54회 국제에미상 후보를 발표했고, 박지현은 총 4명의 최종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제54회 국제에미상 후보 발표…64개 후보 22개국 경쟁

국제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올해 국제에미상은 22개국에서 출품된 작품을 대상으로 16개 부문, 총 64개 후보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에미상은 미국텔레비전아카데미가 주최하는 프라임타임 에미상과는 별개 행사로, 미국 외 지역에서 제작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지현은 이 가운데 여자연기상(Best Performance by an Actress) 부문 최종 후보 4명에 포함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보여준 연기가 심사 과정에서 인정받은 결과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앞서 한국 배우가 국제에미상 연기상 부문에 이름을 올린 사례는 있었다. 고(故) 이선균이 2022년 애플TV+ 시리즈 ‘Dr. 브레인’으로 남자 연기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이선균의 후보 지명 이후 한국 여성 배우가 같은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박지현이 처음이다.

제54회 국제에미상 후보 발표…64개 후보 22개국 경쟁 / ‘은중과 상연’의 박지현 (사진=뉴스1)
제54회 국제에미상 후보 발표…64개 후보 22개국 경쟁 / ‘은중과 상연’의 박지현 (사진=뉴스1)

韓 여배우 최초 여자연기상 후보…새 역사 쓴 박지현

박지현의 이번 후보 지명은 한국 여성 배우가 국제에미상 연기상 부문에 오른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 작품이 국제에미상 여러 부문에 이름을 올린 바 있지만, 여성 배우가 개인 연기상 후보에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박지현은 이번 후보 지명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심사 무대에서도 연기력을 검증받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공개된 작품이 배우 개인의 연기상 후보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한국 배우의 국제 시상식 진출 범위가 한 단계 더 넓어졌다.

과거 한국 콘텐츠의 해외 성과가 주로 작품의 인기나 수출 규모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배우와 작가, 연출자 등 개별 창작자에 대한 평가가 국제 시상식의 후보 지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박지현의 후보 지명 역시 그 흐름 안에 있다.

韓 여배우 최초 여자연기상 후보…새 역사 쓴 박지현 / ‘은중과 상연’의 박지현 (사진=뉴스1)
韓 여배우 최초 여자연기상 후보…새 역사 쓴 박지현 / ‘은중과 상연’의 박지현 (사진=뉴스1)

경쟁자는 벨기에·멕시코·영국 배우 3인

박지현과 함께 여자연기상 후보에 오른 배우는 총 3명이다. 벨기에 드라마 ‘홀리 쉿(Holy Sh!t)’의 모나 미나 레온, 멕시코 드라마 ‘루카의 세계(Lucca's World)’의 바르바라 모리, 영국 드라마 ‘아이 파우트 더 로(I Fought the Law)’의 셰리던 스미스가 트로피를 놓고 경쟁한다.

각기 다른 국가와 언어권에서 제작된 작품 속 캐릭터들이 최종 후보에 오른 만큼, 4개국 배우의 경쟁 구도 자체가 국제에미상 여자연기상 부문의 특징을 보여준다. 최종 수상자는 11월 23일 뉴욕 현지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국제에미상은 미국 내 제작물을 중심으로 하는 프라임타임 에미상과 달리, 미국 외 지역에서 제작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세계 각국의 방송·영상 콘텐츠가 경쟁하는 국제 무대라는 점에서 이번 후보 선정은 그 자체로 무게가 있다.

경쟁자는 벨기에·멕시코·영국 배우 3인 / ‘은중과 상연’의 김고은 (사진=뉴스1)
경쟁자는 벨기에·멕시코·영국 배우 3인 / ‘은중과 상연’의 김고은 (사진=뉴스1)

‘은중과 상연’ 줄거리…두 친구의 일생에 걸친 이야기

박지현이 후보에 오른 ‘은중과 상연’은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면서도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두 친구, 은중과 상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랑과 동경, 질투와 미움이 분리되지 않은 채 한 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교차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우정 서사와는 다른 복합성을 갖는다.

작품에는 김고은이 류은중 역, 박지현이 천상연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맺어온 우정과 애증을 중심에 놓고 극을 이끌어간다. 박지현이 연기한 천상연은 단순히 주어진 사건에 반응하는 인물이 아니라, 류은중의 삶과 자아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거대한 사건이나 장르적 자극보다 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세밀하게 파고드는 서사 구조가 작품의 중심이다. 오랜 친구 사이에서 발생하는 애정과 경쟁심, 동경과 열등감, 화해와 갈등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지만, 작품은 이를 장기간에 걸친 관계의 변화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박지현이 연기한 천상연…20대부터 40대까지 시간의 축적

박지현에게 요구된 것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작업이었다. 상연의 20대와 30대, 40대는 외형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에 따라 인물의 가치관과 정서적 반응 역시 변화해야 하는 캐릭터다. 박지현은 서로 다른 시기의 상연을 연기하면서 인물의 감정선이 어떻게 축적되고 변형되는지를 보여줘야 했다.

한 인물의 삶을 관통하는 복합적인 감정 변화를 담아내는 작업은 배우에게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과제다. 박지현은 이 같은 연기적 성취를 통해 국내에서뿐 아니라 국제에미상 심사 과정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국제에미상 후보 지명은 박지현의 연기적 성취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심사 과정에서도 평가받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20대부터 40대까지 이어지는 캐릭터의 삶과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심사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작용했다.

김고은과의 호흡…류은중과 천상연의 관계축

‘은중과 상연’은 김고은이 연기한 류은중과 박지현이 연기한 천상연, 두 인물의 관계를 극의 중심축으로 설정한 작품이다. 오랜 친구 사이에서 발생하는 애정과 경쟁심, 동경과 열등감, 화해와 갈등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지만, 작품은 이를 장기간에 걸친 관계의 변화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박지현은 김고은과 인상 깊은 호흡을 선보이며 작품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두 배우가 함께 그려낸 은중과 상연의 관계는 세밀하게 파고드는 서사 구조 속에서 완성됐다.

앞선 수상 행보…백상예술대상·글로벌OTT어워즈

‘은중과 상연’의 국제에미상 후보 지명은 작품이 이미 쌓아온 수상 행보 위에서 이뤄졌다. 작품은 지난 5월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방송 부문 작품상과 극본상을 수상했다. 이어 6월 열린 글로벌OTT어워즈에서는 대상 격인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상을 받았다.

작품성과 각본에 대한 평가가 먼저 형성된 가운데, 이번에는 배우의 연기력이 국제적인 시상식 후보로 연결됐다. 국내 시상식에서 인정받은 연기력이 글로벌 OTT를 통해 해외 시청자에게 전달되고, 다시 국제 심사 무대에서 평가받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극본상과 글로벌OTT어워즈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상은 모두 작품 단위의 성취였다. 국제에미상 여자연기상 후보 지명은 여기에 배우 개인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더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함께 후보에 오른 ‘하이퍼나이프’…韓 콘텐츠 동반 지명

드라마 ‘하이퍼나이프’의 한 장면 (사진=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하이퍼나이프’의 한 장면 (사진=디즈니플러스)

한국 작품 가운데 또 다른 국제에미상 후보도 함께 발표됐다. 박은빈과 설경구가 주연을 맡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가 TV영화·미니시리즈(TV Movie/Mini-Series)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더 아나토미 오브 어 모먼트(The Anatomy of a Moment)’, 브라질의 ‘옥시전 마스크 윌 낫 드롭 다운 오토매티컬리(Oxygen Mask Will Not Drop Down Automatically)’, 영국의 ‘프리즈너 951’과 수상을 놓고 경쟁한다.

‘은중과 상연’이 인간관계와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 드라마라면, ‘하이퍼나이프’는 장르적 긴장감을 앞세운 작품이다. 서로 다른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같은 국제 시상식에서 나란히 후보에 오른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두 작품의 동반 지명은 한국 영상 콘텐츠의 국제적 경쟁력이 특정 장르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자연기상 부문과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에 각각 이름을 올린 두 작품은 같은 날 뉴욕 시상식에서 결과를 기다리게 됐다.

시상식 일정…11월 23일 뉴욕에서 결과 발표

제54회 국제에미상 수상자는 오는 11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최종 발표된다. 박지현은 벨기에·멕시코·영국 배우 3인과 함께 여자연기상 트로피를 두고 경쟁하며, ‘하이퍼나이프’ 역시 같은 날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 결과를 기다린다.

박지현이 연기한 천상연의 20대부터 40대에 걸친 긴 시간과 복합적인 감정선이 국제 무대에서 공식적인 연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여성 배우로서는 처음 쓰인 기록이다. 최종 수상 여부는 11월 23일 뉴욕 현지 시상식에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