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설계하는 전남광주 공공서비스
작성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공공기관 통합 넘어 시민주권형 서비스 모델 구축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관별 전문성과 지역 현장성을 살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형 서비스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3일 제2회 공공기관장 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통합 추진 상황과 시민주권형 공공서비스 제공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통합 대상 공공기관장과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관별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통합 이후 공공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지 의견을 나눴다.
현재 통합 방식이 확정된 기관은 전남 6곳과 광주 6곳 등 모두 12곳이다. 통합특별시는 각 기관의 통합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마련해 오는 10월께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례안이 의결되면 정관과 내부 규정 정비, 임원 구성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해 2027년 1월 통합기관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유사 기능 조정해 행정 효율성 높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여러 공공기관이 비슷한 기능을 나눠 수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력과 예산의 중복 문제를 줄이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기관별 업무를 단순히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기관이 수행해 온 사업과 전문성을 분석해 통합 이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합특별시는 기관 간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하되, 현장에서 축적된 전문성과 지역별 서비스 경험은 최대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복지와 의료, 문화, 일자리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는 기관별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서비스 이용자가 여러 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회의에서 “시민을 중심에 두고 통합특별시 전체의 관점에서 공공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이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하면 공공기관이 함께 대화하고 뒷받침하는 현장 중심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시민이 정책 기획·실행에 직접 참여
이날 토의에서는 ‘시민주권 방식의 사업 추진·확산 방안’을 주제로 시민 참여형 공공서비스 모델을 발굴하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시민을 정책과 사업의 단순한 수혜자로 보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사업의 기획과 실행, 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의 실제 생활과 요구를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하는 마을과 현장 조직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공기관은 주민 의견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지원체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주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한 뒤 기관별 자원을 연계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회의에서는 전남사회서비스원이 추진한 시민주권형 기본돌봄 모델인 ‘산들봄 프로젝트’가 사례로 공유됐다. 곡성군민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사업은 주민과 마을, 공공기관이 상호 관계를 형성하면서 지역 돌봄을 확장하는 복합사회서비스 모델이다.
◆ ‘산들봄 프로젝트’에서 통합돌봄 해법 모색
산들봄 프로젝트는 주민의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연결하는 ‘공공마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공공마실을 통해 구매대행과 청소·방역, 소규모 주택수리, 여가 프로그램 등 주민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마을 단위 돌봄 관계망을 형성한다.
통합특별시는 이 사업이 주민과 공공기관이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지역 구성원들이 서로의 상황을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함께 만들어 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섬과 원거리 지역이 많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주민 생활권을 기반으로 한 촘촘한 돌봄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민형배 시장은 산들봄 프로젝트에서 확인된 시민주권형 운영 원리와 방식을 체계화해 통합특별시 전역에 적용할 수 있는 공통 모델로 발전시킬 것을 주문했다. 지역별 여건과 주민 수요가 다른 만큼 기본 틀은 공유하되,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합특별시는 이를 토대로 통합돌봄 모델인 ‘남빛 기본돌봄 모델’의 발전 방향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주민 중심의 돌봄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복지뿐 아니라 보건·의료, 주거, 문화, 일자리 분야까지 연결해 시민의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모델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 AI·데이터 기반 통합돌봄체계 구축
회의에서는 공공서비스 대상과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활용 방안도 논의됐다. 지역별·세대별·상황별로 필요한 서비스가 다른 만큼, 현장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형 지원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형배 시장은 “공공서비스 대상과 수요를 명확히 파악하고, 돌봄 현장의 요구에 신속하고 일관되게 대응하는 AI 기반 통합돌봄 전달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공공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통합돌봄체계가 구축되면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보다 신속하게 파악하고, 여러 기관에 흩어진 지원 정보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술 중심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현장 종사자와 주민의 경험을 반영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관리 원칙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통합특별시는 기관 통합 과정에서 각 기관의 기능과 전문성을 충분히 살리는 동시에, 시민 입장에서 서비스 이용 절차가 간소화되고 지원 범위가 넓어지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방침이다. 기관 간 정보와 경험을 공유해 시민이 어느 기관을 방문하더라도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는 협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민형배 시장은 “통합 과정에서 기관별 기능과 전문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시민에게 더 나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관 간 칸막이를 넘어 경험과 역량을 연결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사업에 적극 반영해 시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행정통합 이후 시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기관 간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장 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 회의체를 통해 기관 통합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시민주권형 사업 발굴과 현장 중심 서비스 확산 방안도 지속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