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북한군 포로 데려온 사실 왜 숨겼나“ 안철수 발언에 논란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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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눈치 보느라” vs “공개하면 북 가족 위험”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 사실이 정부 발표가 아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로 처음 알려지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왜 숨겼나"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했다. 네티즌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안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젤렌스키가 대한민국 대통령인가"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안 의원은 "우리 국민이 북한군 병사의 한국행을 왜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엔 연설을 통해 들어야 하나"라며 "이재명 대통령 왜 숨겼나"라고 적었다.
안 의원은 "대북송금 재판 관련 북한에 약점이라도 잡혔나"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히지 않았으면 북송이라도 할 계획이었나"라고 물었다. 이어 "북한군의 남한행은 자유 대한민국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그런데 한국과 우크라이나 양국 공동 발표도 아닌 무슨 외신 속보처럼 접해야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즉시 귀국해 국민 앞에 실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외교통일위원이라는 사람이 안보 사안에 무턱대고 음모론부터 꺼내 든다"고 안 의원을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두 청년이 한국 땅을 밟은 것은 정부가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라며 "정부는 북한군 포로도 헌법상 우리 국민이며 원하면 전원 받아들인다는 원칙을 지켜왔고, 관련국과 협의를 이어왔다. 북송할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데려올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공개 시점과 관련해서는 "보통 탈북민이 한국에 도착해도 곧바로 알리지 않는다. 본인과 북에 남은 가족의 안전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며 "더구나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일이다. 발표 시점은 조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같은 당 유용원 의원조차 신변 안전과 국익을 먼저 생각해 공개를 자제해왔다고 했다"며 "그런데 안 의원은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말을 쏟아내는가. 그 음모론이 우리 안보와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명백한 성과를 잘못으로 바꿔치기하는 것도 모자라 북송 같은 유언비어까지 퍼뜨리며 국익을 해치는 것이 야당이 할 일인가"라며 "안 의원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택한 두 청년을 정쟁 도구로 삼지 말라"고 말했다.
논란의 발단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에 보냈다고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중 한 명은 포로로 잡힐 것을 알아차렸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며 생포 당시 상황도 전했다. 그는 "김정은은 그들을 마치 화폐처럼 이용하고 그 대가로 무언가를 얻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판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며칠 전 무사히 대한민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가 파악하기로는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를 출발해 제3국을 경유해서 3∼4일 전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한국 측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반대급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한 바 없다"고 답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조건 없이 포로들을 보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6월께 송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당시 우크라이나가 비밀리에 특사를 보내 한국 외교당국 고위 당국자와 포로 송환에 기본적으로 합의했다. 이후 한·우크라이나 외교장관 회담과 양국 정상회담을 거치며 송환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한국행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외교부는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개별 신병 처리 여부나 시기·경로, 양국 간 구체적인 협의 내용 등에 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같은 내용의 공지를 언론에 배포했다.
북한군 포로 2명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이들은 언론 인터뷰와 탈북민 단체에 전달한 친필 편지 등을 통해 한국행 의사를 밝혀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내 북한군 포로 문제는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안 의원의 주장을 다룬 기사에는 네티즌 반응이 엇갈렸다.
안 의원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는 일부 네티즌은 음모론을 폈다. "젤렌스키가 말하지 않았으면 북으로 다시 갈 뻔한 것 아니냐", "공개하지 않았으면 조용히 북한으로 돌려보냈을 수도 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북한 눈치를 보느라 발표하지 않은 것 같다", "북한 눈치 때문에 쉬쉬해 놓고 딴소리로 핑계를 대고 있다" 같은 반응도 나왔다.
포로와 북한에 남은 가족의 신변 안전을 고려하면 공개를 자제한 것이 옳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북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알아도 모르는 척해줘야 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런 건 언론에 공개하지 말고 보안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 포로 생환에 관한 것이다. 신변 보호가 중요한 사항 아닌가"라고 썼다. "야당도 정부 입장을 고려해 도울 것은 도와야 한다. 포로 송환은 민감한 사안이라 함부로 공개해선 안 된다"는 댓글도 달렸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부분이라 먼저 밝히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먼저 밝혔으면 밝혔다고 난리였을 것"이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어린 병사들을 북으로 보냈다면 한국으로 오고 싶다는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또 난리였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 방식을 문제 삼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북에 있는 가족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걸 공개하나"라고 했다. "공개하지 않은 건 정부가 잘한 것이다. 무기 지원을 안 해주니까 폭로한 것 같다"는 댓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