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완승에도 차분한 모레노…경기 끝나자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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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에콰도르 3-0 격파
후반전서 오현규-손흥민-이동경 연속골
모레노 “한 경기일 뿐...계속 훈련하고 준비할 것”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완승으로 마쳤다. 승리의 공은 선수들에게 돌리면서도 결과에 대한 평가는 아꼈다.

한국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에만 오현규(베식타스), 손흥민(LAFC), 이동경(울산)이 차례로 골을 넣었다. 이달 초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모레노 감독은 첫 경기부터 승리를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추석 연휴를 맞은 팬들에게 승리를 안긴 데 대한 기쁨을 먼저 전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하는 뜻 깊은 연휴에 승리를 선물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한 경기일 뿐이다. 이를 인식하고 계속해서 훈련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큰 점수 차 승리에도 들뜬 기색은 없었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 직후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3-0으로 승리한 경기에서는 좋은 부분만 보일 수 있다"며 "잘되지 않았던 부분,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선수들에게 설명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텔로 돌아가 경기 영상을 살펴보고, 잘되지 않은 부분을 선수들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날 4-4-2 전형을 꺼냈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최전방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대표팀은 지난 21일 처음 소집됐지만, 주축 선수들의 소속팀 일정 탓에 제대로 된 훈련은 경기 하루 전에야 진행할 수 있었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만큼 전반은 쉽지 않았다. 에콰도르의 강한 압박에 막혀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모레노 감독은 "에콰도르는 최근 남미에서도 강팀으로 분류되는 강호다. 피지컬도 좋고 재능이 뛰어난 팀"이라며 "초반에 팽팽한 양상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변화는 하프타임에 이뤄졌다. 모레노 감독은 "하프타임에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과 수비 진영에서 공을 앞으로 보내는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상대 수비 라인 사이의 공간을 더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조정이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후반 초반 오현규의 선제골로 균형을 깬 한국은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격차를 벌렸다. 이후 교체 투입된 이동경이 경기 막판 쐐기골을 넣으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모레노 감독은 승리의 원동력으로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꼽았다. 그는 "그 이후에는 선수들이 가진 재능이 차이를 만들어냈다. 사흘 동안 하는 훈련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이 잘 만들어냈고,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킥 골을 넣은 손흥민 등 특정 선수에 대한 평가도 삼갔다. 모레노 감독은 "특정 선수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그룹이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 황인범, 조규성은 이날 출전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모레노 감독은 부상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에게 몸의 불편함이나 근육 과부하가 있어 무리하게 뛰게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의료진의 의견을 따랐다"며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 내내 터치라인 앞에서 큰 목소리와 몸짓으로 선수들을 지휘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재킷을 벗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에 벤치와 관중석에서 세밀한 부분을 선수들에게 지시했다"며 "선수들의 위치와 공간 형성, 압박 방법 등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재킷을 벗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날씨가 좋아서 재킷을 벗었다"고 짧게 답했다.
아울러 이날 에콰도르 사령탑의 마르셀로 가야르도 감독은 "전반전에는 의도한 경기력이 나왔지만 후반 들어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했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모레노호는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10월 2일 베네수엘라,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