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한 손흥민, 차범근에 단 한 골차…"민재가 때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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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매치 57호골…차범근과 단 1골차
손흥민 “김민재가 슈팅하라고 얘기해 줘”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에콰도르를 꺾었다. 주장 손흥민은 프리킥 골로 A매치 통산 57호골을 기록하며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 남자 A매치 최다골 기록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9~10월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에콰도르를 3-0으로 이겼다. 후반에만 오현규(베식타시), 손흥민(LAFC), 이동경(울산)이 차례로 골을 넣었다.
이번 경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대표팀이 치른 첫 A매치이자 지난 1일 지휘봉을 잡은 모레노 감독의 첫 공식 경기였다. FIFA 랭킹 32위인 한국은 순위가 더 높은 에콰도르(25위)를 상대로 실점 없이 승리하며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만들었다.
모레노 감독은 취임 당시 예고했던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월드컵 당시 스리백을 썼던 대표팀은 이번 소집부터 포백 전술을 준비해 왔다. 새 체제에서도 주장을 맡은 손흥민이 오현규와 최전방 투톱으로 나섰고, 측면에는 송민규(나시오날)와 정승원(서울), 중원에는 이재성(마인츠)과 박진섭(저장)이 섰다. 수비는 조현택(울산), 김민재(뮌헨), 이한범(브루게),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가 맡았고 골문은 김승규(도쿄)가 지켰다. 이강인과 황인범, 조규성은 경기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반은 순조롭지 않았다. 짧은 준비 기간 탓에 선수들의 움직임이 겹치고 패스 연결이 자주 끊겼다. 득점이 이어지지 않으며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균형은 후반 9분에 깨졌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찔러준 전진 패스를 송민규가 곧바로 앞으로 보냈고, 오현규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공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4분 뒤인 후반 13분에는 손흥민이 직접 해결했다. 페널티박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각도가 좁아 크로스가 예상됐지만, 손흥민은 오른발로 감아 차 골문을 직접 노렸다. 공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이동경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동경은 투입 직후인 후반 42분 오세훈과 김봉수를 거쳐 온 공을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해 쐐기를 박았다.
모레노 감독은 이날 교체 카드 8장을 모두 쓰며 여러 선수를 점검했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A매치 148경기 57골을 기록했다. 차범근 전 감독의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득점 기록(136경기 58골)과는 1골 차다. 한 골을 더 넣으면 타이기록, 두 골이면 신기록이다.
경기 뒤 중계방송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짧은 소집 기간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선수들의 집중력을 꼽았다.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이 훈련할 때 고도로 집중했다"며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을 미팅에서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잘 듣고 경기장에서 실행하려 했던 것들이 잘 나오면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 경기를 하며 더 즐거웠다"고 했다.
프리킥 골에 얽힌 뒷이야기도 전했다. 손흥민은 "사실 그 위치에서는 슈팅을 때릴 생각을 별로 안 한다"며 "(김)민재 선수가 다가오더니 그냥 슈팅을 때리라고 얘기해 줘서 좀 더 자신 있게 찰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스를 노리고 때리긴 했지만 결국 골이 들어간 건 운이 좋았다. 민재 선수에게 큰 공을 돌리고 싶다"며 웃었다.
대표팀은 오는 28일 우루과이와 맞붙고, 10월 2일 베네수엘라, 10월 6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이번 A매치 기간 손흥민의 기록 경신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