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나자마자 여기로… 4050 여성들이 향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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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구매에서 개인 소비로, 명절 직후 백화점 매출을 좌우하는 여성 고객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백화점의 고객층도 달라진다. 명절 선물세트와 식품을 사기 위해 움직였던 소비가 연휴 이후에는 여성 패션과 해외 패션, 주얼리 등 개인 소비로 옮겨가는 모습이 과거 매출 분석에서 나타났다. 특히 40~50대 여성 고객의 비중이 평소보다 높아지는 시기가 명절 직후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신세계백화점이 과거 명절 직후 매출을 분석한 결과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추석과 설 명절 직후 일주일간 매출을 분석해 40~50대 여성 고객의 매출 비중이 평소 연평균보다 5.4%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여성 클래식 의류와 해외 패션의류 등 40~50대 여성이 많이 구매하는 상품군의 매출은 평소보다 약 25% 증가했다. 주방과 홈인테리어 등 생활 관련 상품 매출도 약 10% 늘었다.

명절 직후 백화점의 여성 고객 증가 현상은 다른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2014년 추석 당시 롯데백화점 본점은 추석 다음 날 방문 고객이 평일보다 20% 늘었고, 매출도 전년 추석 다음 날보다 약 6%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시 백화점 측은 주부 고객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신세계백화점의 최근 3년간 명절 직후 일주일 분석에서도 40~50대 여성 고객의 매출 비중은 연평균 66%보다 높은 72% 수준으로 나타났다.

명절 직후 많이 팔리는 상품도 특징이 있었다. 2021년 추석 직후 일주일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19%, 17% 증가했다. 신세계에서는 명품 매출이 37.2%, 여성패션이 18.1%, 생활 상품이 17.2%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여성패션 매출이 51.3%, 명품이 42.9%, 골프가 35.4% 증가했다. 당시 롯데백화점에서도 해외패션 매출이 41%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특정 연도의 명절 직후 매출을 보여주는 자료다. 최근 소비시장에서도 4050 여성의 백화점 소비가 명절 직후마다 같은 폭으로 증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백화점 업계가 명절 이후 여성 패션과 명품, 주얼리 등의 수요를 겨냥한 행사를 반복적으로 마련하는 배경을 설명하는 자료로 볼 수 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식음료 매장 코너에서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식음료 매장 코너에서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명절 직후 소비가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선물용 소비와 개인 소비의 차이다. 명절 전에는 과일·한우·수산물 등 식품 선물세트와 생활용품처럼 가족이나 지인을 위한 상품 구매가 집중된다. 반면 명절 일정이 끝난 뒤에는 본인이 직접 사용할 의류와 가방, 화장품, 주얼리 등으로 관심이 이동할 수 있다.

특히 40~50대 여성은 백화점의 주요 소비층 가운데 하나다. 과거 현대백화점 자료에서도 40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 30대보다 높게 나타난 사례가 있다. 당시 40대 고객의 명품과 화장품 매출 비중이 이전보다 높아졌고, 여성복에서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 경향이 나타났다.

최근 백화점들이 명절 직후를 겨냥해 패션 행사를 강화하는 것도 이런 소비 패턴과 맞닿아 있다. 2026년에도 백화점업계는 추석 이후 이어지는 가을 쇼핑 수요를 잡기 위해 패션·명품·주얼리와 함께 전시, 팝업, 체험 콘텐츠를 결합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진 뒤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한 차례 명절이 끝나면 바로 가을 나들이와 쇼핑 수요를 겨냥한 행사가 이어지는 구조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끝난 뒤에도 고객이 백화점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은 추석 연휴를 전후해 패션과 화장품, 팝업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월드몰에서는 스포츠와 웹툰을 결합한 팝업을 선보이고, 아울렛과 주요 점포에서는 가을·겨울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점포별로 패션과 F&B, 전시, 체험시설을 결합한 행사를 운영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 등을 중심으로 로컬 브랜드와 가을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명절 직후 백화점이 여성 고객을 겨냥하는 이유는 단순히 ‘명절 스트레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가을 신상품 출시 시기와 맞물리는 데다 명절 전후로 상품권이 유통되는 점도 변수다. 명절에 받은 백화점 상품권을 연휴 이후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사는 데 사용하는 소비도 백화점 입장에서는 중요한 수요다.

과거 실제 매출에서도 여성 패션과 명품이 명절 직후 실적을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 2021년 추석 직후 현대백화점의 여성패션 매출은 51.3%, 명품 매출은 42.9% 증가했다. 신세계에서도 명품과 여성패션이 주요 증가 품목으로 나타났다.

명절 직후 소비를 두고 흔히 ‘보복 소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모든 4050 여성의 소비를 같은 심리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실제 구매에는 명절 이후의 할인 행사, 가을 신상품 출시, 상품권 사용, 계절 변화에 따른 의류 수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다.

올해 백화점들이 주목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추석 직전에는 선물세트와 식품이 매출의 중심이라면, 연휴 이후에는 가을 패션과 명품, 주얼리, 화장품 등 개인 소비를 겨냥할 수 있다. 여기에 전시와 팝업, 식음료 콘텐츠를 더해 쇼핑 목적이 없던 고객까지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명절이 끝났다고 백화점의 ‘명절 장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선물을 고르던 소비에서 자신을 위한 상품을 고르는 소비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시기가 시작된다. 과거 매출 자료에서 40~50대 여성 고객의 비중과 여성 패션·명품 매출이 명절 직후 높아졌던 만큼, 올해 백화점들도 이 수요를 겨냥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