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버지 의붓딸 성폭행한 20대男 집행유예… 실형 면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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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실상 혈족으로 볼 수 없다”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의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두 사람이 사실상 사촌 관계라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법률상 또는 사실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의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두 사람이 사실상 사촌 관계라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법률상 또는 사실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의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두 사람이 사실상 사촌 관계라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법률상 또는 사실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합의22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에게 직권으로 형법상 준강간죄를 적용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 성폭행… 친족 여부 두고 판단 엇갈려

A 씨는 지난해 11월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B 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B 씨가 술에 취해 잠들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A 씨의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두 사람의 관계를 법적으로 친족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경찰과 검찰의 판단은 엇갈렸다.

경찰은 A 씨와 B 씨가 친족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형법상 준강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다. 반면 검찰은 B 씨가 사실상 A 씨의 사촌동생과 같은 지위에 있다고 판단해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술을 많이 마셔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범행 전후 정황 등을 토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 “가족처럼 지냈어도 사실상 혈족으로 볼 수 없어”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적용한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쟁점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성폭력처벌법에서 정한 친족에 해당하는지였다.

재판부는 “생활 관계나 역할 등이 혈족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의 혈족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큰아버지와 피해자는 사실상의 인척일 뿐이어서 피고인과 피해자를 사실상의 혈족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큰아버지와 피해자 사이에 사실상의 인척 관계가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피고인과 피해자까지 사실상의 혈족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이에 재판부는 형법상 준강간죄를 적용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평소 가족같이 지내던 피해자가 술에 취한 것을 이용해 간음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 재판부는 “생활 관계나 역할 등이 혈족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의 혈족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큰아버지와 피해자는 사실상의 인척일 뿐이어서 피고인과 피해자를 사실상의 혈족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 재판부는 “생활 관계나 역할 등이 혈족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의 혈족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큰아버지와 피해자는 사실상의 인척일 뿐이어서 피고인과 피해자를 사실상의 혈족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친족 준강간은 7년 이상… 형법상 준강간은 3년 이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는 친족관계인 사람이 형법상 강간이나 준강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해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같은 법에 따르면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이 준강간죄를 저지른 경우 강간죄와 같은 기준에 따라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여기서 친족은 4촌 이내의 혈족·인척과 동거하는 친족을 말하며, 사실상의 관계에 의한 친족도 포함된다.

반면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준강간은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돼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두 범죄는 법정 최저형에서 차이가 난다.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은 최저형이 징역 7년으로, 형법상 준강간의 징역 3년보다 높다.

형법은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재판부가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정한다. 유기징역을 감경할 때는 그 형기의 2분의 1까지 낮출 수 있다. 이에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죄의 법정 최저형인 징역 7년에 정상참작감경을 적용하면 최저 징역 3년 6개월이 된다.

집행유예는 형법 제6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가능하다. 집행유예 기간은 1년 이상 5년 이하로 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