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통 80% 정도만 채우면 뚜껑이 부풀지 않는 이유, 이 식품 저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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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통 가득 채우면 국물이 넘친다
발효 가스 빠질 공간부터 남겨야 하는 이유

가을이 깊어지면 김장에 쓸 통과 용기부터 챙기기 시작한다. 김치를 담글 때 통 안을 빈틈없이 눌러 채워야 맛이 깊어질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발효가 진행되면 통 안에서 가스와 국물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뚜껑까지 꽉 채운 통은 며칠 지나지 않아 국물이 넘치거나 뚜껑이 부풀어 오르는 곤란한 상황을 만든다.
꽉 채워야 깊은 맛이 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김치를 담글 때 통 끝까지 눌러 채우고 뚜껑을 딱 맞게 닫는 모습이 알뜰한 살림처럼 보이지만, 발효가 활발히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런 방식이 오히려 문제를 만든다. 실질적인 순서는 김치를 적당히 눌러 담아 큰 공기구멍을 없애고, 통 테두리를 깨끗이 닦은 뒤, 팽창할 공간을 남기고, 뚜껑을 억지로 눌러 닫지 않는 것이다.
통을 가득 채우는 것과 김치 맛이 깊어지는 것은 서로 관계가 없다. 오히려 통 안에 여유 공간이 없으면 발효가 진행되면서 생기는 가스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국물이 뚜껑 틈으로 밀려 나오거나, 뚜껑 자체가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는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

발효가 진행될수록 통 안에서 가스와 국물이 움직인다
배추와 양념 속에 있는 당분은 젖산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 가스를 만들어낸다. 이 가스는 국물을 위로 밀어 올리거나 통 틈으로 새어 나오게 하는데, 특히 김치가 한창 익어가는 초기 며칠 동안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통 안에 여유 공간이 있으면 가스가 그 공간을 채우며 압력을 어느 정도 흡수하지만, 여유 공간이 없으면 가스가 갈 곳을 찾아 국물과 함께 뚜껑 쪽으로 밀고 올라온다. 그 결과 냉장고 안이나 김치냉장고 서랍이 국물로 흥건해지는 일이 벌어진다.

통 모양과 온도에 따라 남겨야 할 공간이 달라진다
정확히 몇 센티미터를 비워야 한다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필요한 여유 공간은 통의 모양과 담는 양, 보관 온도, 발효가 얼마나 활발하게 일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폭이 좁고 높이가 있는 통은 국물이 위로 밀려 올라올 수 있는 통로가 좁은 만큼 여유 공간을 넉넉히 남기는 편이 안전하고, 넓고 낮은 통은 국물이 퍼질 면적이 넓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덜 필요할 수 있다. 실내 온도가 높을수록 발효가 빨리 진행되어 가스도 빨리 차오르므로, 같은 통이라도 계절과 보관 장소의 온도에 맞춰 채우는 양을 조절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얕은 통에 나눠 담고 쟁반 위에 세워두면 관리가 쉬워진다
한 번에 먹을 분량만 꺼내기 쉬운 얕은 통에 나눠 담으면 매번 통 전체를 뒤적이지 않아도 되고, 김치 전체가 반복적으로 공기에 노출되는 일도 줄어든다. 커다란 통 하나에 김장 김치를 몰아넣기보다 소분해서 담그면 발효 속도를 고르게 유지하기도 더 쉽다.
통은 눕혀두지 않고 쟁반이나 받침대 위에 세워 보관해야 한다. 가스가 차오르면 국물이 밀려 올라오거나 뚜껑 틈으로 새어 나올 수 있어서, 국물이 흘러도 바로 닦아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뚜껑이 볼록해지거나 열기 힘들 정도로 압력이 찬 느낌이 들면, 뚜껑을 살짝 열어 가스를 빼준 뒤 내용물을 흔들지 않고 다시 닫는다.
김치를 꺼낼 때는 깨끗한 도구만 써야 한다. 먹다 남은 반찬이나 이미 입에 닿은 젓가락을 통에 다시 넣으면 오염된 도구를 통해 원치 않는 잡균이 함께 번식할 수 있으므로, 이 위생 원칙은 여유 공간을 남기는 것만큼 중요하다.

실온 숙성이냐 바로 냉장이냐는 레시피에 따라 다르다
어떤 방법은 김치를 담근 뒤 일정 기간 서늘한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로 옮기고, 어떤 방법은 담근 직후 바로 냉장 보관에 들어간다. 이 차이는 레시피와 보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뿐, 서로 모순되는 방법이 아니다.
원하는 만큼 새콤해졌다면 냉장 보관으로 넘어가면 되는데, 냉장고에 넣는다고 발효가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고 속도만 느려진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냉장 보관 중에도 여전히 가스가 조금씩 발생하므로, 뚜껑을 가끔 열어 압력을 확인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뚜껑이 부풀거나 냄새가 이상하면 윗부분만 걷어내지 말고 통째로 버려야 한다
뚜껑이 볼록하게 부풀어 있거나 표면에 평소와 다른 보송한 곰팡이가 보이거나, 정상적인 신맛이 아니라 부패한 냄새가 난다면 윗부분만 걷어내고 나머지를 먹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버려야 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발효식품은 보관 온도와 위생 상태에 따라 품질 변화가 달라진다며, 냉장고는 5도 이하로 관리하고 이상한 냄새나 곰팡이가 보이면 섭취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김장을 시작하기 전에는 통을 깨끗이 씻어 완전히 말리고, 뚜껑 안쪽의 고무 패킹 상태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패킹이 갈라지거나 늘어져 있으면 가스가 새어 나가지 못해 오히려 압력이 통 안쪽으로만 쌓일 수 있다.
같은 원리는 오이지나 마늘장아찌처럼 삭혀서 먹는 밑반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발효 가스가 나오는 저장 음식은 통이나 병을 가득 채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똑같이 따르는 것이 좋고, 매실이나 과일로 직접 담근 발효액도 병을 가득 채우면 가스가 찰 곳이 없어 뚜껑이 튈 위험이 있으므로 여유 공간을 두고 담아야 한다. 냉장고 안에서도 문 쪽보다 온도가 일정한 안쪽 칸에 김치통을 두면 온도 변화에 따른 가스 발생 편차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