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흔드는 사람이 사방 천지인데... 유시민, 해도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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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이렇게 몰아치니 좀 너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조희대, 한번 해보자는 것... 헌재 해석 받아보는 것도 방법”

박용진 대통령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여권 내부의 비판에 우려를 드러냈다. 한때 비명(비이재명)계 대표 주자로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그가 유시민 작가를 비롯한 여권 내 비판론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 / 뉴스1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 / 뉴스1

박 부위원장은 2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을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는 데 대해 "조희대 대법원장부터 시작해서 사방 천지에 대통령 흔드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유 작가까지 이래야 되나.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전날 이 대통령이 수사·기소 분리의 구체적인 방식을 국민에게 진작 밝혔어야 했다며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 부위원장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그렇게 간절하게 얘기를 했다. 절반은 국민을 향해서, 절반은 내부 지지층을 향해서 하신 것"이라며 "유시민 작가를 비롯해서 그동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분들한테 '미안하다', '잘 소통하자', '내가 그동안 좀 부족했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셨으면 한 달은 좀 지켜봐 줘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지금 벌써 두 번, 세 번 이렇게 몰아치니 좀 너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작가의 검찰개혁 관련 비판에 대해선 "'타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속였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면 그야말로 한번 해보자는 얘기밖에 더 되나"라며 "유 작가 자신의 검찰개혁이 어떻게 대통령과 다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은 채로 덮어놓고 속였다고만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을 두고 "문재인 정권 때보다 많이, 그리고 일반 국민들이 우려를 하실 정도로 더 과감하게 나간 검찰개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디가 부족하고 뭐가 문제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그건 안 하고 '지금까지는 틀렸다', '우리를 속였다', '같은 얘기를 했지만 우리는 달랐다'고 하면서 매우 사납게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그는 "유 작가가 코어 지지층이 떠난다고 얘기했는데 코어 지지층더러 떠나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정권을 흔드는 손 중에 유시민 작가의 손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우려스럽게 본다"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을 두고 여권에선 핵심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중도층을 겨냥해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어릴 때 어머니가 부엌에서 도시락도 싸야 하고 국도 끓여야 하고 찌개도 끓여야 하고 밥도 해야 하는데 누가 계속 부엌에 들어가서 '국부터 해야 돼요', '반찬부터 내놔야지' 그러면 얼마나 신경이 산만하겠나"라며 "대통령이 지금 하나만 해야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계속 '코어 지지층 잡아야 된다', '아니다, 새로운 이재명 층을 잡아야 된다'고 하는데 적어도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이라면 정신 산만하게 하지 말고 부엌에 가서 거들어주는 일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하다못해 제가 얼마나 대통령하고 관계가 사나웠나. 이른바 비명 출신이고, 공천 때문에 대통령이 그때 미안했다고도 했던 사이"라며 "그런데 저는 그런 말 한마디 안 하고 일을 돕고 있다. 대통령이 잘돼야 정부가 잘되고, 정부가 잘돼야 국민이 편하고 나라가 잘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용진을 봐서라도 그동안 대통령과 친했던 분들, 대통령과 함께 정권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특히 유시민 작가 같은 분들은 좀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유시민 작가 / 뉴스1
유시민 작가 / 뉴스1

박 부위원장은 "인사 문제는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신중하게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대통령의 최종적 권한"이라며 "심지어 전직 보좌관도 대통령한테 텔레그램을 보냈다고 하지 않나. 현역 국회의원들이 전화도 할 수 있고, 비서실장을 통해서 할 수도 있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할 수도 있다. 비공개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텐데 왜 굳이 혼란과 논란을 만드는 방식으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이 싫어하는 건 불안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문제지만 불안에 대한 책임은 또 대통령이 져야 되는 것처럼, 내부에서 이러면 여당 지지층도 불안해한다"며 "지지층이 혼란에 빠지고 지지율이 빠지게 되니 이런 문제는 절제하고 내적 소통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해주셨으면 좋겠다. 나 혼자 영웅 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25일 만에 헌법적 근거와 사유가 없다며 응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첫 느낌은 협의해 보자가 아니라 한번 해보자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는 "헌법이 말하고 있지 않은 건 엄청 많다. 관련 법률과 여러 관례로 보충해서 세상이 돌아왔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헌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얘기했지만 본인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헌법적 근거가 없는 얘기다. 본인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5일 동안 아무 말도 안 하다가, 대통령과 직접 만나는 차담 자리에서도 아무 말 안 하다가 느닷없이 뒤에다 대고 이렇게 하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

박 부위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권력기관 간의 충돌과 다툼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대통령께서 져야 될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양 기관 간 다툼으로 몰고 가기보다는 헌법재판소에서 이 부분과 관련된 해석을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 조 대법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해선 "사퇴로 몰고 가고 탄핵을 하겠다고 몰고 가면 판이 바뀐다. '조희대 대법원장 왜 저래'가 '민주당은 또 왜 저래'로 넘어간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옹졸한 태도에 국민들이 집중해 비판하실 수 있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인터뷰가 진행되던 도중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와 관련해 권한쟁의 심판 청구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