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래”...이미 다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행동' 따라 하기 16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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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주택 거래의 새로운 트렌드?

집을 파는 사람이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는 이른바 ‘집주인 대출’ 매물이 두 달 사이 16건에서 265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이데일리가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콕집의 ‘주인대출’ 매물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관련 조건을 내건 매물 광고는 265건으로 집계됐다. 해당 매물은 전국 122개 단지에 걸쳐 있었다. 지난 7월 24일 기준 16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16.6배 증가한 규모다.

매물 증가가 본격화한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 알려진 이후다. 당시 서울에서 확인된 주인대출 매물 11건 가운데 7건이 해당 거래 방식이 알려진 7월 20일 이후 등록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매물 증가의 원인을 개별 거래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이번 조사는 광고에 표시된 거래 조건을 집계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현재 등록된 매물은 고가 주택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265건의 평균 호가는 29억원이었다. 가격대별로는 20억원 이상 30억원 미만이 76건으로 전체의 28.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3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 53건으로 20.0%, 50억원 이상이 39건으로 14.7%였다.

20억원 이상인 매물은 모두 168건으로 전체의 63.4%였다. 집주인이 매수인에게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직접 빌려주는 구조가 주로 고가 주택 매물에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평균 호가 역시 29억원으로 일반적인 주택 매매보다 높은 가격대에 형성돼 있다.

지역별 편중도 뚜렷했다. 서울이 187건으로 전체의 70.6%를 차지했고 경기도가 71건으로 26.8%, 인천이 3건으로 1.1%였다. 서울에서 확인된 매물만 전체의 10건 중 7건 수준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송파구가 각각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동구 24건, 서초구 21건, 마포구 15건 순이었다. 경기에서는 성남시 분당구가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과천시가 12건으로 뒤를 이었다.

‘집주인 대출’은 금융기관이 매수인에게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구조가 다르다. 매수인이 은행에서 필요한 자금을 모두 마련하지 못할 경우 매도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나중에 받기로 하고, 그 금액을 담보하기 위해 매수인 소유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택을 20억원에 매매하면서 매수인이 당장 15억원만 마련했다면 나머지 5억원을 매도인이 빌려주는 식이다. 매수인이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주택에 매도인을 근저당권자로 설정하고, 약정한 기간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 또는 ‘매도인 금융’이라고 부른다.

이 방식이 국내 주택시장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이 대통령 부부의 분당 아파트 거래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164.25㎡ 아파트는 지난 7월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고 16일 소유권 이전등기가 이뤄졌다.

소유권이 새 매수인에게 넘어간 같은 날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하는 근저당권도 설정됐다. 등기부에 기재된 채권최고액은 17억7000만원으로 매매가격 29억원의 약 61%에 해당했다. 매수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나중에 지급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매도인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매도인 금융 구조로 해석됐다.

이재명 대통령, 김혜경 여사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김혜경 여사 / 뉴스1

당시 대통령실은 매수인의 사정에 따른 거래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거래 자체가 알려진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조건을 내건 매물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실제로 분당구에서도 관련 매물이 19건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서도 각각 36건이 등록돼 특정 지역에만 한정된 거래 방식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수치는 실제 계약이 체결된 거래가 아니라 부동산 플랫폼에 올라온 매물 광고를 기준으로 한 집계다. 매물 광고가 실제 매매로 이어졌는지 여부와 실제 거래 조건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매도인 금융은 법적으로 금지된 거래 방식은 아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합의해 잔금 지급 시기를 조정하고 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형태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과는 자금 제공 주체와 심사 구조가 다르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차주의 소득과 기존 부채 등을 바탕으로 대출 가능 금액이 심사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금융 규제도 적용된다. 반면 매도인이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거래에서는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계약 조건에 따라 대출 규모와 상환 방식 등이 정해진다.

이 때문에 매도인 금융이 늘어나는 현상은 주택 구매 과정에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매수인과 잔금 지급 시기를 조정하려는 매도인 사이의 거래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고가 주택일수록 매매대금 자체가 크기 때문에 잔금 일부를 나중에 지급하는 방식이 거래 조건으로 제시될 여지도 있다.

실제 매물 광고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집주인 대출 조건이 제시되고 있다. 20억원 이상 매물이 전체의 63.4%를 차지한 만큼 수억원 단위의 잔금을 매도인이 직접 융통하는 거래가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매도인 입장에서는 잔금을 한꺼번에 받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매수인에게 자금을 제공하고 이자를 받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매수인에게는 금융기관에서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신 매도인과 별도의 채무 관계가 생기기 때문에 상환 기간과 이자율, 연체 시 조치, 근저당권 설정과 말소 조건 등을 계약 단계에서 명확히 정해야 한다.

특히 매도인 금융은 은행 대출과 달리 거래 당사자가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 내용에 따라 권리와 의무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거래에서는 잔금 지급 시점과 소유권 이전 시점, 근저당권의 설정 금액과 말소 시점, 이자 지급 방식 등을 등기와 계약서 등을 통해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그렇다면 집주인 대출 매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근저당권’은 정확히 무엇일까. 쉽게 말해 돈을 빌려준 사람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두는 권리다.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받은 사람이 돈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는 해당 부동산을 통해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근저당권은 부동산 등기를 통해 외부에도 공개된다.

예를 들어 2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은행에서 12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8억원을 집주인에게 빌렸다고 가정해보자. 매수인이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집주인을 근저당권자로 설정하면 집주인은 단순히 돈을 빌려준 사람이 아니라 해당 주택을 담보로 가진 채권자가 된다. 매수인이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집주인은 담보권을 행사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채권최고액’도 중요한 개념이다. 근저당권은 실제 빌려준 금액 자체가 아니라 장래에 확정될 채권을 일정 한도까지 담보하는 방식이어서 등기에는 ‘채권최고액’이 표시된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빚의 원금과 반드시 같은 금액을 뜻하지 않는다. 이자나 지연손해금 등까지 고려해 담보할 수 있는 최대 한도를 정해두는 것이다.

가령 집주인이 매수인에게 10억원을 빌려주면서 등기부에 채권최고액 12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매수인이 집주인에게 실제로 12억원을 빌렸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채무액과 담보를 위해 등기된 채권최고액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해서 집주인이 해당 아파트의 소유권을 다시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소유권은 매수인에게 있고, 매도인은 돈을 받을 권리를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갖는다. 매수인이 약정대로 돈을 갚으면 채무 관계가 끝나고 근저당권도 말소할 수 있다. 채무 변제 등으로 근저당권이 소멸하면 말소등기를 진행하게 된다.

반대로 매수인이 돈을 갚지 않는다면 근저당권자는 담보권을 행사해 해당 부동산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 경매를 통해 주택이 매각되면 그 대금에서 자신의 채권을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것이 근저당권의 핵심적인 기능이다. 다만 실제 배당 순서는 다른 담보권이나 압류 등 권리의 설정 시점과 순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집주인 대출 매물을 볼 때 등기부등본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도인이 얼마를 빌려주는지뿐 아니라 근저당권자가 누구인지, 채권최고액이 얼마인지, 다른 근저당권이나 압류 등 선순위 권리가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같은 집주인 대출이라도 기존에 설정된 권리와 새로 설정되는 근저당권의 순위에 따라 채권자가 실제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근저당권은 집주인이 매수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거래에서 ‘돈을 못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담보하는 장치다. 매수인에게는 부족한 매매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집주인에게 갚아야 할 별도의 채무가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거래 당사자는 계약서에 대출금액과 이자, 상환일, 연체 시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근저당권 설정과 말소 절차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