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사단 지뢰 추정 사고에서 대대장이 부상 당한 '과정'...너무 가슴 아프다

작성일

두 차례 폭발로 장병 중상, 지뢰 출처 규명 수사 진행 중

최근 발생한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의 전말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23일 합동참모본부가 작전에 참여했던 장병들의 초기 진술을 토대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사고 현장에는 간부 15명과 병사 3명 등 모두 18명이 투입돼 있었다. 이들은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에 대한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를 앞두고 해당 지역까지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사고는 수색로 개척 작업을 마무리하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오전 10시 50분쯤 작전 대열의 가장 앞쪽에 있던 공병 중사가 먼저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이후 수색대대장인 중령이 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조치를 하기 위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는 것이 당시 작전 참가자들의 초기 진술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에서 언급된 부대, 훈련, 인물 등이 아닙니다.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에서 언급된 부대, 훈련, 인물 등이 아닙니다. / 뉴스1

두 차례 폭발로 수색대대장과 공병 중사가 크게 다쳤다. 수색대대장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고, 공병 중사도 골절상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장병 1명은 경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 15명은 정밀검진을 받은 뒤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이 심했던 두 장병은 DMZ 내부에서 의무후송헬기의 인명구조용 인양기인 호이스트를 이용해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나머지 작전 참가자들은 도보로 추진철책 이남까지 이동한 뒤 헬기를 이용해 후송됐다. 군은 DMZ 내부로 헬기를 투입하기에 앞서 대북 통지를 했으며, 인접 감시초소(GP)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해 헬기가 들어간다는 내용의 방송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군이 확인하고 있는 핵심 쟁점은 폭발한 물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에서 수십m 떨어진 곳으로 파악됐다. 군은 해당 지점에서 폭발한 것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인지, 우리 군이 매설한 지뢰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성인 허리 높이까지 수풀이 자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감시 장비로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북한 목함지뢰 사건 당시처럼 사고 순간을 촬영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은 확보되지 않았지만, 당시 작전 병력이 착용했던 바디캠 영상은 확보돼 군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고 당시 수색대대장과 공병 중사는 지뢰전투화와 이중덧신, 방탄조끼 등 방호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폭발로 중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다. 군은 사고 당시 착용했던 방호복과 지뢰덧신 등 관련 증거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의 1차 감정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폭발물의 종류와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포함한 합동조사팀을 구성해 사고 현장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국과수 감정 결과와 현장 조사, 바디캠 영상 분석 등을 종합해 폭발 원인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북한군 지뢰 가능성만 놓고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 군은 사고 지점 주변에 하천이 흐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천을 따라 과거 매설된 지뢰가 유실돼 다른 장소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폭발물이 사고 지점에 언제, 어떤 경위로 존재하게 됐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DMZ는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2㎞씩 설정된 비무장지대다. 실제 현장에서는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의 지역에서 우리 군의 경계와 수색 활동이 이뤄진다. MDL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군사분계선으로, 남북한의 군사적 경계를 의미한다.

이번 작전은 일반적인 순찰만을 위한 수색이 아니었다. 유엔사는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 매설 의심 지역을 현장 조사할 계획이었고, 우리 군은 조사 인력이 해당 지점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로운 수색로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수색로 개척 과정에서는 지뢰 등 폭발물의 존재 가능성을 고려해 탐지 장비와 방호장비를 사용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군은 사고 직후에도 폭발 원인을 특정하지 않고 아군 지뢰와 북한군 지뢰, 유실된 지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사고 발생 직후에는 지뢰 폭발로 추정됐지만, 실제로 어떤 종류의 지뢰가 폭발했는지는 아직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사고에서 수색대대장이 부상자에게 접근하다 두 번째 폭발로 다쳤다는 내용 역시 작전 참가자들의 초기 진술에 근거한 것이다. 합참은 해당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현재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초기 진술과 영상 및 현장 감식 결과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21일 사고 직후 군은 DMZ 내 MDL 이남에서 작전 중이던 간부 3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다쳤다고 밝혔다. 이후 현장 상황과 작전 참가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경위가 공개됐다.

현재 부상 장병 가운데 수색대대장과 공병 중사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국방부와 국가보훈부는 부상 장병과 가족을 대상으로 통합 지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치료와 지원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국과수 감정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포함한 현장 합동조사가 예정돼 있다.

군 헬기 관련 자료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군 헬기 관련 자료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한편 23일 헤럴드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우리 군이 유엔군사령부의 DMZ 진입 승인을 신속하게 받아내고, 헬기 착륙이 어려운 현장에서 호이스트(공중 인양장비)를 이용해 중상자들을 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23일 “얼마 지나지 않아 승인이 났고 곧바로 헬기가 떴다”며 “DMZ 내부로 들어가려면 유엔사 승인이 중요한데 전례에 비춰볼 때 사상 가장 빠른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DMZ 내 MDL 이남 지역은 정전협정에 따라 출입 승인과 관할 권한이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 헬기의 DMZ 진입 역시 유엔사 승인이 필요해 긴급 환자 발생 시 후송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2018년 강원 고성 DMZ 산불 당시에는 진화헬기 투입 승인까지 약 2시간 10분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이번 사고에서는 유엔사 승인이 이뤄진 뒤 포천과 양구 등에서 대기하던 의무후송 전용헬기 ‘메디온’이 순차적으로 출동했다. 헬기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함께 작전에 투입됐던 장병들이 부상자들의 응급조치를 맡았다.

군 관계자는 “발목이 절단된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면 지혈과 현장 응급조치가 중요하다”며 “상황실에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지혈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응급조치가 잘 이뤄져 부상자가 의식을 유지하고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은 채 병원까지 이송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후송 과정에서는 헬기를 착륙시키기 어려운 DMZ 지형도 문제였다. 지뢰 위험이 있는 현장에 헬기가 직접 내려앉을 수 없었기 때문에 헬기가 공중에 머문 상태에서 환자를 끌어올리는 호이스트 작업이 필요했다.

군 관계자는 “부상 인원을 확인하고 인양 가능한 지점을 잡은 뒤 지상 준비까지 마쳐야 해 헬기가 여러 차례 선회하며 조건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호이스트는 산악이나 하천처럼 헬기 착륙이 어려운 지역에서 환자를 공중으로 인양할 때 사용하는 장비다.

중상자 2명은 호이스트를 이용해 DMZ 내부에서 인양된 뒤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다. 나머지 부상자와 작전 참가 장병들은 육로로 안전지역까지 이동한 뒤 헬기로 후송돼 정밀검진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여러 대의 헬기가 투입돼 복수의 환자를 후송한 사례도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번 후송작전에는 올해 초 군이 유엔사와 긴급 의무후송 승인 절차를 정비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실 소속 여군 소령이 유엔사를 직접 찾아가 긴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승인받을 수 있는 절차를 협의했고, 이번 사고 당시에도 승인 요청과 후송 조율을 담당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