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벌초 후 찬물 세탁은 위험하다, 뜨거운 건조까지 마쳐야 진드기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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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벌초 후 진드기, 옷 털기·찬물 세탁으론 안 죽는다
귀가 즉시 확인해야 할 몸의 부위와 제거법 정리

추석 연휴에 성묘나 벌초를 다녀오면 옷에 검불이 묻은 채로 그냥 세탁기에 던져 넣거나, 현관에서 몇 번 탈탈 털고 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풀숲과 낙엽 더미를 오간 옷에 진드기가 붙었다면 흔든다고 잘 떨어지지 않고, 옷을 벗어둔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나중에 사람 몸으로 옮겨 붙을 수 있다. 귀가한 직후 몇 단계만 순서대로 챙기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진드기 노출은 한 해 내내 일어날 수 있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4월부터 9월까지 진드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라고 안내한다. 벌초나 성묘처럼 풀이 우거지고 낙엽이 쌓인 산소 주변을 오가는 활동은 진드기와 접촉할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경우로 꼽힌다. 등산로 중앙으로 걷고 풀이 우거진 곳과 낙엽 더미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노출 자체를 줄일 수 있다.
옷을 털어내는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진드기는 다리 끝의 갈고리 모양 발톱으로 옷의 섬유 틈을 붙잡고 있어서, 옷을 몇 번 터는 정도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옷에 붙은 진드기를 놓친 채 세탁 바구니에 넣어두면 진드기가 집 안에 며칠 머물다가 다른 옷이나 사람 피부로 옮겨 붙을 수 있어, 벗은 옷을 방치하는 습관이 오히려 위험을 키운다. 세탁 온도도 관건인데, CDC는 찬물이나 중간 온도의 물로 빨면 진드기가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고 안내한다. 즉 진드기가 붙었을 가능성이 있는 옷은 평소보다 온도를 신경 써서 세탁해야 한다는 뜻이다.
성묘나 벌초 때 입었던 겉옷뿐 아니라 등산화, 장갑, 캠핑 장비도 마찬가지로 진드기가 옮겨 붙는 매개가 될 수 있다. 옷이나 장비에 0.5% 퍼메트린 성분 제품을 미리 처리해두면 여러 번 세탁해도 진드기 기피 효과가 유지되며, 퍼메트린으로 처리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대안이다.

세탁기가 아니라 건조기 고온이 진드기를 잡는다
진드기는 열에 약해서 높은 온도에 일정 시간 이상 노출되면 죽는다. 옷감이 고온을 견디는 소재라면 굳이 먼저 세탁하지 않고 마른 상태로 건조기에 넣어 강한 열로 10분 정도 돌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옷이 젖어 있다면 건조 시간을 더 늘려야 하고, 세탁부터 해야 하는 옷이라면 찬물이 아니라 뜨거운 물로 세탁한 뒤 고온 건조까지 이어가는 순서를 지킨다. 니트나 울처럼 고온 건조가 어려운 옷은 건조기에 넣기 전 밝은 곳에서 옷 표면을 한 번 더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세탁물 관리 방식은 성묘·벌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등산이나 캠핑, 텃밭 작업처럼 풀숲과 접촉한 뒤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옷 상태에 따라 건조 우선인지 세탁 우선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소재의 내열성이며, 판단이 애매하면 세탁 후 고온 건조까지 마치는 쪽이 더 안전하다.
현관에서 시작해 샤워까지, 귀가 직후 순서를 정해둔다
겉옷과 바지는 집 안 깊숙이 들어가기 전에 현관이나 세탁실 근처에서 먼저 벗어두는 것이 안전하다. 다용도실이 따로 없는 소형 아파트라면 현관 앞에 큰 빨래 바구니나 비닐봉투를 두고 그 안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곧바로 건조기나 세탁기로 옮기면 된다. 소파나 침대 위에 옷을 잠시 걸쳐두는 습관은 피해야 하며, 야외활동 후 2시간 안에 샤워하면 라임병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샤워는 몸에 아직 붙지 않은 진드기를 씻어내는 데 도움을 줄 뿐이고, 이미 피부에 파고든 진드기까지 없애주지는 않으므로 샤워를 몸 확인의 대체제로 여기면 안 된다.
야외활동 뒤 실내로 들어오기 전에 반려동물과 겉옷, 배낭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진드기가 옷이나 반려동물의 털을 타고 집 안으로 들어온 뒤 한참 지나 사람 몸에 옮겨 붙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현관 앞 점검을 샤워 전 첫 단계로 정해두는 것이 순서상 자연스럽다.

거울로 확인해야 하는 몸의 요주의 부위
전신 거울이나 손거울을 이용해 머리카락 속, 귀 안쪽과 뒤쪽, 목, 겨드랑이, 허리선, 사타구니, 무릎 뒤쪽, 발가락 사이까지 순서대로 살펴야 한다. 이 부위들은 피부가 접히거나 옷에 눌려 있어 진드기가 오래 붙어 있어도 눈에 잘 띄지 않고, 체온이 높고 습한 곳이라 진드기가 자리 잡기에도 유리하다. 머리숱이 많다면 손끝으로 두피를 훑어 좁쌀만 한 이물감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효과적이고, 혼자 보기 어려운 등이나 뒷목은 가족이 함께 봐주는 것이 낫다.
점검 부위에는 배꼽 안쪽도 포함된다. 겨드랑이, 귀 주변, 배꼽 안, 무릎 뒤쪽, 머리카락 속, 다리 사이, 허리 둘레를 항목별로 나눠 순서대로 확인하면 특정 부위를 빠뜨리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확인하는 것이 어두운 욕실보다 훨씬 정확하다.

가족과 반려동물, 가방·겉옷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성묘나 벌초에 아이나 부모님이 함께 다녀왔다면 본인 확인이 끝난 뒤 반드시 서로의 몸도 확인해줘야 한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다녀왔다면 털 속에 진드기가 숨어 있을 수 있어 목덜미와 귀 주변, 발 사이를 손으로 만져보며 점검한다. 등산 스틱, 배낭, 모자, 신발끈처럼 옷이 아닌 소지품에도 진드기가 옮겨 붙을 수 있으므로 벗은 옷과 같은 자리에 모아두고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런 확인은 성묘나 벌초뿐 아니라 등산이나 텃밭 작업, 캠핑처럼 풀숲과 접촉하는 야외활동 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노년층은 피부 감각이 둔화돼 진드기가 붙어도 이물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가족이 직접 살펴봐 주는 과정이 특히 필요하다. 어린아이 역시 스스로 몸을 구석구석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가 머리카락 속과 귀 뒤쪽까지 손으로 짚어가며 점검해야 한다.
진드기가 붙어 있다면 핀셋으로 이렇게 떼어낸다
몸을 확인하다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병원에 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직접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끝이 뾰족한 핀셋으로 진드기의 몸통을 누르지 않도록 피부와 최대한 가까운 부분을 잡고, 비틀거나 잡아채지 않고 일정한 힘으로 곧게 위로 당겨 뗀다. 입 부분이 피부에 남았다면 억지로 파내려 하지 말고 그대로 두면 피부가 아물면서 자연스럽게 밀려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손으로 눌러 터뜨리거나 불로 지지거나 오일·바셀린을 바르는 방법은 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제거한 진드기는 밀폐 용기에 넣거나 테이프로 감싸거나 변기에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처리하고, 물린 자리와 손은 비누와 물 또는 알코올로 깨끗이 닦는다. 떼어낸 진드기를 감염 여부 검사에 맡기려는 경우도 있는데, 검사기관마다 정확도가 다르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어 진드기 자체 검사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핀셋이 없을 때는 맨손으로라도 피부에 가까운 부위를 잡아 곧게 당겨 떼어내는 것이 미루는 것보다 안전하다. 진드기 제거를 병원 진료 시점까지 미루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오히려 커지므로, 발견 즉시 제거를 우선해야 한다.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진드기 제거 도구도 있지만, 일반 핀셋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물린 자리는 날짜를 적어두고,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다
진드기를 제거한 뒤에는 물린 날짜와 장소를 메모해두면 나중에 진료를 받을 때 큰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청은 진드기에 물린 뒤 발열, 두통, 근육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하도록 안내하며, 야외활동을 다녀온 뒤에는 몸과 옷을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물린 지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당장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성묘나 벌초를 다녀온 날짜는 한동안 기억해두는 편이 좋다. 매년 성묘철마다 한 번씩 옷과 몸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두면, 급하게 병원 진료 기록을 뒤적일 일도 줄어든다.
병원을 찾을 때는 언제 어디서 물렸는지, 진드기가 어떤 지역에서 옮았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물린 부위에 발진이 커지거나 열이 나면서 심한 두통이나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 동반될 경우 진드기에 물린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집 전체를 소독하거나 샤워만으로 안심하기보다, 옷과 몸을 확인하고 물린 기록을 남기는 쪽이 추석 연휴 이후 실질적인 예방 습관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