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1위’라더니 맥도날드였다… 관광공사 맛집차트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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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데이터로 만든 맛집 순위, 정말 맛있는 집일까?
프랜차이즈 드라이브스루가 지역 맛집 1위? 기준의 허점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내 관광정보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지역 맛집 순위에서 맥도날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이 서울과 울산 등 주요 지역 상위권에 다수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맛이나 이용자 평점을 평가한 순위가 아니라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과 주행 데이터를 기준으로 집계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맥도날드 매장.  / 연합뉴스
서울 시내 맥도날드 매장. / 연합뉴스

23일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맛집차트를 보면 서울 현지인 순위 1위는 맥도날드 삼성DT점이다. 맥도날드 송파잠실DT점은 3위, 등촌DT점은 5위, 서울둔촌DT점은 6위에 올랐다. 서울 현지인 상위 10곳 가운데 맥도날드 DT 매장이 4곳을 차지했다.

울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맥도날드 울산호계SK DT점이 현지인 순위 3위, 울산삼산DT점이 4위, 울산삼산로DT점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자료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이 순위에서 말하는 ‘인기’는 일반적인 맛집 평가와 다르다. 한국관광공사는 ‘맛집차트’를 전월 티맵(TMAP)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별 인기 음식점과 카페, 제과점 등을 소개하는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차량 이동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방문자 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구체적인 집계 기준을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최 의원실이 관광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티맵 이용자가 특정 음식점을 목적지로 조회한 뒤 1분 이상 주행하면서 100m 이상 이동한 건수를 집계한다. 실제로 해당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지,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어땠는지, 재방문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순위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차량 이용객이 많은 지역에 있거나 자동차로 접근하기 편한 매장, 주차장을 갖춘 매장, 드라이브스루 매장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목적지 설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맥도날드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DT 매장이 지역 맛집 순위 상위권에 다수 등장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지표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현행 지표가 음식점의 방문 빈도나 이용량을 파악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관광객이 기대하는 지역 대표 맛집이나 지역 특색이 있는 음식점을 추천하는 결과와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제공하는 맛집차트는 현지인과 외지인을 구분해 지역별 상위 10곳을 보여준다. 한식, 외국식, 카페·베이커리, 기타 등 음식 유형별로도 검색할 수 있다. 매월 직전월 데이터를 기반으로 순위를 제공하며, 공식 페이지에서는 매월 8일 전후 업데이트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비스 자체의 이용 규모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방문 건수는 2024년 4694만7794건에서 2025년 5597만7979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3960만333건의 방문이 집계됐다. 관광객이 여행지를 찾거나 여행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활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이곳에 노출되는 맛집 순위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통해 맛집차트 외에도 여행지, 축제·공연·행사, 여행코스, 여행가이드북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T맵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기 여행지와 관광 정보를 분석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실제 관광공사는 티맵 데이터를 활용해 여행지의 방문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을 대상으로 2024년 10월 티맵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연령대별 가을 인기 여행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자료에서도 티맵 주행 데이터는 특정 관광지로 향한 이동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문제는 ‘많이 찾는 곳’과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이 반드시 같은 개념은 아니라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관광객이 지역에 도착한 뒤 이동 과정에서 접근성이 좋은 프랜차이즈 매장을 목적지로 설정할 수 있다. 반대로 규모가 작거나 골목 안쪽에 있는 지역 음식점은 실제 이용객이 많더라도 차량 내비게이션 목적지 데이터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최 의원은 “내비게이션 이동량이 많은 음식점과 관광객에게 소개할 지역 대표 맛집은 분명히 다른 개념”이라며 “지역성과 독창성, 이용자 선호도 등을 함께 반영해 지역의 숨은 맛집과 소상공인을 제대로 발굴하고 실제 지역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맛집차트 선정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공사의 맛집차트가 보여주는 순위는 지역에서 어떤 음식점으로 차량이 많이 이동했는지를 확인하는 자료에 가깝다. 실제 음식의 맛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맛집을 찾을 때는 내비게이션 이용량뿐 아니라 이용자 후기, 메뉴와 가격, 지역 음식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