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 냉동할 때도 '이것'부터 해보세요…국물 요리가 훨씬 맛있어집니다

작성일

가을 무는 잎을 바로 잘라내야 몸통이 오래간다
키친타월 감싸기부터 모양별 냉동까지 보관법 총정리

무청을 그대로 둔 채 냉장고에 넣으면 몸통이 먼저 상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무청을 그대로 둔 채 냉장고에 넣으면 몸통이 먼저 상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가을 무를 한 통 사 와서 잎이 붙은 채로 그대로 냉장고 채소칸에 밀어넣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며칠 지나 꺼내 보면 무 몸통 겉이 말라 푸석해지고 잎은 이미 시들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처럼 가을무가 한창 나오고 김장 준비를 시작하는 집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무 한 통을 사 와도 어떻게 나눠 보관하느냐에 따라 일주일 뒤 상태가 완전히 달라진다.

무청을 그대로 둔 채 냉장고에 넣으면 몸통이 먼저 상한다

무를 사 오면 잎(무청)이 붙은 상태로 통째로 채소칸에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두면 며칠 안 가 무 몸통 표면이 마르고 속까지 스펀지처럼 물러지는데, 정작 원인은 습도가 아니라 잎이다. 미국 생활매체 더키친(The Kitchn)은 잎과 뿌리가 같은 수분 관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짚으며, 사 온 뒤에는 최대한 빨리 무청을 잘라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무청이 붙어 있는 채로 두면 뿌리 쪽이 계속 잎으로 수분을 내어주기 때문에, 무 몸통만 따로 챙기려 해도 잎을 먼저 떼어내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통째로 씻은 뒤 물기가 남은 상태로 밀폐용기에 넣는 습관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된다. 표면에 남은 물기가 세균과 곰팡이가 자리 잡는 통로가 되면서 무름과 냄새를 함께 앞당긴다.

무청을 그대로 둔 채 냉장고에 넣으면 몸통이 먼저 상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무청을 그대로 둔 채 냉장고에 넣으면 몸통이 먼저 상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무청이 몸통의 수분을 끌어가는 이유

식물의 잎은 표면에서 계속 수분을 내보내는 증산 작용을 한다. 뿌리가 붙어 있는 한 이 수분은 뿌리 쪽에서 계속 보충되는데, 무를 뽑아 잎이 그대로 달린 채 두면 뿌리인 몸통이 자기 몫의 수분을 계속 잎 쪽으로 내어주는 셈이 된다. 결국 무 몸통은 시간이 갈수록 마르고, 잎은 얼마 못 가 시들어 둘 다 상태가 나빠진다.

반대로 잎을 잘라내면 몸통은 더 이상 수분을 뺏길 곳이 없어 스스로 가진 수분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잎과 뿌리를 분리하는 것은 특별한 도구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 사 온 그날 칼로 한 번 잘라주는 것만으로 끝나는 작업이다. 이 한 동작이 이후 보관 기간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다.

무청이 몸통의 수분을 끌어가는 이유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무청이 몸통의 수분을 끌어가는 이유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잘라낸 무청은 숨 쉬게 감싸 따로 둔다

잘라낸 무청은 무 몸통과 완전히 분리해서 관리한다. 흙만 가볍게 털어내고 숨 쉴 수 있는 비닐봉지나 통풍이 되는 용기에 넣어 냉장고 채소칸에 두면 된다. 통째로 씻어서 넣으면 다시 물기가 문제를 일으키므로, 국이나 무침에 바로 쓸 분량만 씻고 나머지는 흙 묻은 채로 두는 편이 오래간다.

무청은 시래기로 말려 두면 버릴 일이 없다. 잎을 데쳐서 그늘에 걸어 말리면 국거리로 오래 두고 쓸 수 있는데, 이는 한국 가정에서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으로 별도 재료비 없이 무 한 통에서 두 가지 식재료를 얻는 셈이 된다.

무 몸통은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한다

무 몸통은 보관 전에 통째로 씻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완전히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겉에 남은 물기가 오히려 부패를 앞당기기 때문이다. 더키친은 무를 키친타월로 감싼 뒤 비닐봉지에 넣어 차갑게 두라고 안내하는데, 종이가 남는 물기를 조금씩 흡수하면서도 완전히 밀폐되지는 않아 무가 숨을 쉴 여지를 남겨준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식중독 예방 수칙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가정용 냉장고는 5도 이하로 유지하고, 씻은 식재료는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뒤 넣으라고 안내하는데, 무 역시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미 반으로 잘라 쓰던 무라면 절단면이 마르지 않도록 감싸되, 랩으로 꽉 밀봉하기보다는 키친타월로 감싸 여분의 수분이 빠져나갈 통로를 남겨두는 편이 낫다.

무 몸통은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무 몸통은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냉동할 무는 모양별로 미리 썰어 나눠 얼린다

한 달 가까이 두고 쓸 분량이라면 냉동이 맞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를 통째로 얼리지 않고, 요리에 바로 쓸 모양으로 미리 썰어서 얼리는 것이다. 반달 모양, 동그랗게 썬 것, 채 썬 것처럼 국이나 조림에 쓸 형태로 나눠 썰어 얼리면 필요할 때마다 통째로 녹일 필요가 없다.

다만 냉동한 무는 국물 요리나 조림처럼 익혀 먹는 요리에 적합하고, 생채나 깍두기처럼 아삭한 씹는 맛이 중요한 요리에는 잘 맞지 않는다. 얼었던 세포가 녹으면서 조직이 물러지기 때문인데, 이는 무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뿌리채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변화다. 지퍼백에 담을 때 봉투 겉면에 썬 모양과 쓸 요리를 적어두면, 큰 덩어리를 반복해서 녹이는 대신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쓸 수 있다.

냉동할 무는 모양별로 미리 썰어 나눠 얼린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냉동할 무는 모양별로 미리 썰어 나눠 얼린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자투리까지 버리지 않고 쓰는 법

무를 손질하다 남는 자투리나 껍질도 그냥 버릴 필요는 없다. 얇게 썬 자투리를 채반에 널어 말리면 무말랭이가 되는데,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밑반찬 재료로 손질과 보관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이다. 습기가 적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며칠 널어두면 되는데, 실내에서는 채소칸 대신 베란다나 창가처럼 통풍이 되는 자리를 활용하면 된다.

당근이나 알타리무, 순무처럼 잎이 붙어 나오는 다른 뿌리채소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잎이 붙어 있으면 뿌리의 수분을 계속 끌어가므로, 사 온 즉시 잎과 뿌리를 분리해 각각 다르게 보관하는 습관을 들이면 무뿐 아니라 가을철에 함께 사는 다른 뿌리채소도 훨씬 오래 싱싱하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