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출근 첫날에 내놓은 말... 뭔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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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취소 포석 인사라는 지적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이정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취소 여부에 대해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소취소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이 차장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취재진으로부터 공소취소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 진상조사단에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총장 자리가 비어 있어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를 대행한다. 법무부는 전날 이정현 고검장을 대검 차장으로 전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냈다.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구자현 전 대검 차장이 지난 7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지 2개월여 만이다.

공소청법은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임기는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다. 이 차장은 이번 인사로 공소청 초대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사법연수원 27기인 이 차장은 친정권 성향 검사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이른바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수원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 차장은 지난 4월 국회 조작기소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서 그의 발탁을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이유다.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 뉴스1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 뉴스1

이 차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대북송금 수사가 잘못됐다고 밝혔던 것에 관한 질문에 "인지 수사와 관련한 제 기본 철학"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늘 절제된 수사, 품격 높은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역대 모든 총장님과 장관님들께서 강조해왔던 바이다. 그런 측면에서 좀 기준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원론적으로 답변해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소취소 문제는 현 정권의 향방과 직결된 사안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2030년 6월 3일 임기를 마친 뒤 5개 형사재판(8개 사건)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이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대법원이 이미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재판 문제는 이 대통령 임기 내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권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 형사소송법 개정 등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잇따라 밀어붙였다. 쌍방울 대북송금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도 같은 흐름에서 이뤄졌다. 여권은 이를 검찰개혁으로 규정했다. 야권은 이 대통령 개인의 재판을 겨냥한 조치라고 비판해왔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여론 악화 속에 철회됐다.

공소취소를 밀어붙일수록 공정성 논란이 커져 이재명 정권 지지율이 흔들릴 수 있다. 검찰청 폐지로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이 사실상 완성되면 이후 공소취소를 설명할 논리도 약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여론은 공소취소에 부정적이다. 펜앤마이크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를 '대북송금 사건 공소를 취소하기 위해서'라고 본 응답이 56.3%로 나타났다. '검찰 개혁을 잘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36.5%에 그쳤다. 지지 정당이 없는 응답층에서도 '대북송금' 응답이 68.1%로 '검찰개혁' 응답(19.7%)을 크게 웃돌았다.

중지된 이 대통령 재판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바로 다시 진행해야'가 44.6%로 가장 많았다. '임기 후 진행해야'는 28.1%, '공소 자체를 취소해야'는 24.2%였다. 이 조사는 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