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1.7배 '왕숙 도첨산단' 속도 낸다" 남양주시, 미래산업 자족도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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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바이오·ICT 등 미래산업 유치

경기 남양주시(시장 최현덕)가 왕숙신도시의 핵심 자족시설인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낸다.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의 주요 절차를 넘어선 데 이어 AI·바이오·ICT 등 미래산업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투자유치 체계 구축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감도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감도

약 120만㎡ 규모로 조성되는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제1판교테크노밸리의 약 1.7배에 달하는 규모로, 남양주시가 주거 중심 신도시에서 첨단산업과 일자리를 갖춘 자족도시로 전환하는 핵심 축으로 추진된다.

남양주시는 23일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가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진건읍 진관리 일원에 조성되며 사업기간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다. 총사업비는 1조8,334억 원, 면적은 1,198,801㎡로 계획돼 있으며 시가 공식 안내에서도 제1판교테크노밸리의 약 1.7배 규모로 제시하고 있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단순한 산업용지 공급을 넘어 왕숙신도시의 자족기능을 담당할 핵심 공간으로 설계되고 있다. 왕숙신도시 전체 개발계획과 연계해 산업과 주거, 생활기능이 함께 작동하는 도시 구조를 만들고, 대규모 주거지 조성에 맞춰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기업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왕숙신도시에는 약 195,081명의 인구와 8만114호의 주택이 계획돼 있으며,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이 가운데 경제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자족공간으로 설정돼 있다.

남양주시는 산업단지에 바이오·의료,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지식기반서비스 등 미래 성장산업을 집중 유치할 방침이다. 산업단지를 제조 중심의 전통적인 산업공간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 기업 활동이 한곳에서 연계되는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교통 여건도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의 주요 경쟁력으로 제시된다. 산업단지는 GTX-B와 경춘선, 9호선 등 광역교통망과 연계되는 입지에 들어서며, 남양주시는 이를 바탕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기업과 인력이 접근하기 편리한 산업공간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GTX-B와 왕숙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산업클러스터 구상과 연계해 기업의 입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기업 유치의 핵심은 산업단지의 공간적 규모뿐 아니라 실제 기업이 들어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남양주시는 성장관리권역의 특성을 활용해 기업의 투자 부담을 낮추고 산업시설용지를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세제 혜택과 조성원가 수준의 산업시설용지 공급 등을 통해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고, 기업이 왕숙을 선택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양주시는 LH와 전문가 자문기구가 참여하는 ‘(가칭)남양주시·LH 투자유치 실무협의체’ 구성을 추진한다. 실무협의체를 통해 유치 대상 기업을 구체화하고 기업별 맞춤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한 후속 과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기업을 모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시행자와 전문가의 역량을 결합해 투자유치 전략을 정교화하겠다는 취지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둘러싼 투자유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남양주시는 앞서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와 연계해 우리금융그룹의 ‘AI 디지털 유니버스’, 카카오의 ‘디지털 허브’, 신한금융그룹의 ‘AI 인피니티 센터’ 등 대형 투자 유치를 추진해 왔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의 AI 인피니티 센터는 약 8,500억 원 규모 투자사업으로, 왕숙 도첨산단 내 약 9만7,000㎡ 부지에 AI 데이터센터와 업무시설, R&D 연구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 발표된 바 있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앵커기업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전체의 기업 집적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특정 기업 몇 곳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등이 연계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안에서 기술과 인재, 자본이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 내부에는 AI·IT·스마트팩토리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클러스터도 구상돼 있다. 남양주시가 공개한 산업단지 계획에는 대기업 R&D, AI·클라우드, 첨단제조 등을 중심으로 한 4개 구역의 혁신클러스터가 제시돼 있으며, GTX-B와 경춘선 등 교통 결절점을 중심으로 산업 기능을 집적하는 구상이 담겨 있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의 또 다른 목표는 산업과 일자리, 정주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남양주시는 시민들이 지역 안에서 미래산업을 접하고 교육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업과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생기면 지역의 청년 인재가 지역에 머물고, 다시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지역에서 확보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왕숙신도시의 개발 방향과도 맞물린다. 남양주시는 왕숙지구를 경제 중심 권역으로 조성하면서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자족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 공급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산업과 일자리 기반을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남양주시는 최근 기업 투자유치 조직과 민관 협력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6년 3월에는 민간 전문가 7명을 투자유치협력관으로 위촉하고 기업·투자·산업 분야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행정에 결합하는 투자유치 체계를 가동했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과 미래 신성장산업 유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기업 의사결정 구조를 잘 아는 민간 전문가의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취지였다.

지역 대학과의 연계도 산업 생태계 구축의 한 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남양주시는 삼육대학교와 AI 인재 양성 및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산업 전문인력 확보와 R&D 협력 기반을 넓히고 있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를 기업만 들어오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연결되는 혁신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남양주의 자족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핵심 성장거점”이라며 “국내외 앵커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남양주의 미래 산업 기반을 확실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자유구역 지정 건의와 투자유치 TF 구성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 기업이 찾는 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