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추정 폭발 사고 났던 25사단 소속 육군 대위, '퇴근' 이후 사망한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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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근무 마친 대위의 갑작스러운 죽음
육군 대위가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군과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대위가 근무하던 25사단에서는 하루 전 비무장지대(DMZ)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해 대대장을 포함해 군간부 3명이 다쳤지만, 현재까지 두 사건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22일 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육군 25사단 본부에서 근무하는 대위가 이날 오전 자신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대원들은 해당 대위가 출근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겨 숙소를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숨져 있는 대위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외부 침입이나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군 당국과 경기북부경찰청은 정확한 사망 경위와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숨진 대위가 근무하던 25사단에서는 전날인 21일 DMZ 수색 작전 중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서부전선 DMZ 내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미상의 폭발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후 해당 폭발이 지뢰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폭발한 물체의 종류와 매설 주체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군은 우리 군이 설치한 지뢰인지,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인지, 과거 매설된 지뢰나 유실된 지뢰인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중상을 입어 응급헬기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수색대대장은 폭발로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고, 다른 간부도 골절상을 입었다. 나머지 간부 1명도 부상을 입었으며 정밀 검진을 받았다. 부상자 2명은 사고 직후 유엔군사령부와 협조해 DMZ 내부로 투입된 응급헬기를 통해 후송됐었다.
전날 사고는 일반적인 순찰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수색로를 새로 확보하는 작전 중 일어났다. 합참에 따르면 당시 작전은 유엔사 현장조사를 앞두고 조사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수색로 개척 작전이었다. 작전 병력은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수색로를 만들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최근 서부전선에서는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지형 변화가 식별됐고, 군은 북한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과 관련해 유엔사와 협의해왔다. 군은 지형 변화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요청했으며, 다음 주 초 유엔사의 현장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전날 수색로 개척은 이 조사에 앞서 현장 접근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 과정이었다.
MDL은 남북한 군사력을 구분하는 군사분계선으로, DMZ 내부를 가로지르는 기준선이다. DMZ는 이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일정 구간을 설정한 비무장지대다. 이번 폭발 사고는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에 있는 DMZ 내 작전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지점은 군사작전과 관련된 사항으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합참은 사고 당시 남북 간 총격은 없었으며, 사고 이후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나 반응도 없었다고 밝혔다. 폭발 원인뿐 아니라 폭발물이 어떤 종류였는지, 누가 언제 매설했는지 등은 현장 안전을 확보한 뒤 조사할 사안으로 남아 있다. 군은 현장 감식 등을 통해 폭발물의 종류와 매설 경위, 사고 원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사망한 대위는 25사단 본부에서 군사작전 계획 수립 등에 관여하는 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에서 직접 수색 작전을 수행하는 병과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폭발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현장에서 수색 작전을 수행한 인원과는 다른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숨진 대위는 21일 오전 당직근무를 마친 뒤 퇴근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최전방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는 상황을 전파받고 다시 이른 오후 부대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시 숙소로 돌아간 건 약 2시간 만이었다.
24시간 교대제로 돌아가는 군대 당직근무
군에서 당직근무는 단순히 밤새 자리를 지키는 형태의 근무와는 다르다. 현행 부대관리훈령은 당직근무의 목적을 군기 유지와 각종 규정의 이행, 인원·물자·시설 보호, 사고 예방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직근무는 24시간 교대제로 이뤄지는 일직근무와 특정 임무를 수행하거나 시간 교대제로 운영되는 특정근무로 나뉜다. 당직근무 편성은 원칙적으로 당직사령, 당직부관, 당직사관, 당직부사관, 당직병 등으로 구성된다.
당직사령은 당일 과업이 끝나는 시간부터 다음 날 과업이 시작되는 시간까지 지휘관을 대리한다. 예하 당직근무자와 영내 위병 등을 지휘하고, 군용물 관리와 규정 이행을 감독하며, 군기강을 유지하고 각종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맡는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상황을 판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지휘관에게 보고하는 것도 당직사령의 임무다. 당직사관 역시 점호와 순찰, 인원 통제, 각종 근무자의 근무 상태 확인, 화재·도난 예방 등을 담당한다.
군 당직근무는 야간이나 휴일에 적은 인원으로 각종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피로도가 높은 업무로 지적돼 왔다. 국방부도 당직근무의 업무 강도와 수행 횟수, 당직 이후 휴식 보장 문제 등을 개선 과제로 언급한 바 있다. 2024년 국방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당직근무가 각종 상황 조치와 병력 안전 통제 등을 수행하기 때문에 업무 강도가 높고, 야간이나 주말에 주로 이뤄져 간부들의 육체적 피로와 심적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직근무와 장시간 근무가 겹친 뒤 과로에 따른 사망이 인정된 군인 사례도 있다. 2018년 11월 27일 강원도 인제에 있는 육군 12사단의 한 대대에서 인사담당관으로 근무하던 32세 중사가 간부숙소에서 뇌출혈로 숨졌다. 유족은 공무상 재해에 따른 순직유족연금을 신청했지만 군인재해보상심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심의회는 사망 전 3개월 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24시간 정도로 과로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기존의 고혈압과 당뇨병이 악화해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쟁점은 실제 근무시간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였다. 해당 부대에서는 전산에 기록된 초과근무시간에 당직근무와 훈련시간을 포함하지 않았다.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전산에 기록된 초과근무는 86시간 9분이었지만, 당직근무 125시간 30분과 훈련근무 216시간을 함께 계산하면 일과시간을 넘어선 근무시간은 총 427시간 39분으로 늘어났다. 월평균으로는 약 142시간의 일과시간 외 근무에 해당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23년 7월 이 사건에서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망인이 인사담당관 업무를 맡은 뒤 잦은 야근을 했고, 여기에 당직과 훈련까지 겹치면서 불규칙한 근무시간을 감당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상급자는 법정에서 망인이 당직근무를 한 다음 날에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당직 다음 날 피곤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당직근무를 했다는 이유로, 다음 날 휴무가 예정돼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실제 업무 부담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당직근무 다음 날에도 정상근무를 한 경우가 많았고, 당직근무 자체가 야간에 이뤄지는 만큼 육체적 피로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판단에 반영했다. 당직근무와 훈련시간까지 포함한 실제 근무시간과 업무 특성을 종합해 공무 수행 과정에서 누적된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기존 위험요인과 함께 뇌출혈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 사례가 이번 25사단 대위의 사망 원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해당 대위가 과로로 숨졌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전날 DMZ 폭발 사고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당직근무를 마친 뒤 휴식을 취하다가 숨진 이번 사례에서 사망 원인이 과로 또는 공무상 질병으로 밝혀질 경우, 실제 근무시간과 당직근무 이후의 업무 여부 등이 중요한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판례와 연결될 수는 있다.
국방부는 최근 군 간부들의 당직근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지는 미지수다. 국방부는 높은 근무 강도와 잦은 당직근무에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당직근무비를 인상해 평일은 기존 2만 원에서 3만 원, 휴일은 4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