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북한 눈치 볼 듯”…'DMZ 지뢰 추정 사고'에 국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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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발목 절단 사고, 北 MDL 침범 지뢰지대 인근서 발생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지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우리 군 간부 3명이 다친 가운데, 국민의힘이 정부의 대북·안보 정책을 집중 비판하고 나섰다.

사고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50분께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25사단 지역 DMZ에서 발생했다. 수색로 개척 작전을 수행하던 간부 3명이 미상의 폭발로 다쳤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을 입었다. 한 명은 발목이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고 다른 한 명은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한 명도 부상을 입었다. 중상자 2명은 유엔군사령부 협조를 받아 응급헬기로 국군수도병원에 후송됐다.

군 당국은 폭발 원인을 지뢰로 추정하고 있지만 아군 지뢰인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북한 지역에서 유실된 지뢰가 폭우 등으로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조사 대상이다.

합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인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고 당시 중상을 입은 간부 2명은 방호복과 지뢰덧신 등 방호장구류를 정상적으로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22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북한 지뢰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단정 짓긴 어렵지만 북한 지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북한이 여러 차례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지뢰를 매설하지 않았나"며 "최전방에 빈총 경계 근무를 시키는 이 정권이 이런 상황을 자초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2015년 북한 목함지뢰 당시 박근혜 정부는 대북 확성기 재개로 단호하게 맞대응해 북한의 유감 표명을 얻어낸 바 있다"며 "그런데 지금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도 못 한다. 정부가 북한 눈치 보느라 이 문제를 어영부영 뭉개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사고의 세부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발 위치와 경위, 폭발물 종류, 매설 시점과 주체를 밝혀내야 한다"며 "대북 유화책이 북한 도발과 오판을 방조한 것이라면 책임을 분명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의 최전방 빈총 경계와 미군 드론 오인 격추 위기, 방첩사 폐지, 사관학교 통합 추진 등을 거론하며 군의 기본 태세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임종득 의원은 합참의 초기 설명을 문제 삼았다. 그는 "사고 직후 합참 설명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군이 매설했거나 북한에서 유실된 지뢰일 가능성을 낮게 보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다"며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 되겠지만 우리는 유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철저하게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임 의원은 "북한에서 유실된 지뢰가 원인이라면 우리 군의 탐지 경계 태세를 철저히 점검하고,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지뢰로 확인된다면 북한에 책임을 분명히 묻고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정치적 고려 때문에 국가 안보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군사 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의원은 사고 장소와 북한의 지뢰 매설 의혹 사이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오늘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북한군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에 MDL 남쪽에 조성한 지뢰지대 인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25사단 경계구역에서 북한군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지대 6곳이 MDL을 10~15m가량 넘어온 정황을 주장했다.

유 의원은 "그동안 국방부는 제가 제기한 북한군 지뢰지대의 MDL 침범 문제에 대해 '일부 지형 변화를 식별했다', '유엔사와 협의 중이다',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식의 모호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인지 과거부터 존재하던 미확인 지뢰인지 구분해 조사해야 한다며 폭발물 종류와 매설 주체까지 확인할 것을 요구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북한 지뢰 매설 가능성이 제기된 지역의 현장 확인을 위한 수색로 개척 과정에서 발생했다. 다음 주 초 유엔사 현장조사가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이날 사고와 관련해 "MDL 가까이 수십m 지점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북한 지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목함지뢰는 우리한테는 없다"며 "25사단 지역에서만 여섯 군데 정도 MDL 남쪽에 (북한이) 지뢰 지대를 설치한 게 파악이 됐다. 25사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벌어지는 것으로 안다. 의도성이 강하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정부와 군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북한 지뢰일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대한민국 국군은 '주적' 북한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며 "이런 군을 만든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고,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군 당국이 북한군의 MDL 침범과 지뢰 매설 위치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애당초 우리 군은 북한의 MDL 침범과 지뢰 매설 위치조차 답변을 뭉갰다. '북쪽이냐 남쪽이냐'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다 설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우리 군의 대책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조치’라는 동문서답만 반복했다"며 "결국 이런 군의 태도가 소중한 우리 군 간부들의 발목을 앗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강신철 국방부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한 것을 놓고도 공세가 나왔다. 장 대표는 "DMZ에서 지뢰가 폭발했다. 우리 간부들이 큰 부상을 입었다"며 "그런데도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지도 못하는 사람을 기어코 국방부 장관에 앉혔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고를 "예고된 참사"라고 규정했다. 그는 폭발 지점이 북한군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지뢰지대 인근이라는 점과 집중호우로 유실된 북한 지뢰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정부가 평양 강동군병원에 엑스레이와 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 166종, 1천431개의 의료장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점을 함께 언급했다. 해당 지원 규모는 93억원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이것이 이재명 정권 안보의 민낯이다. 우리 장병은 지뢰밭에 내몰아 발목을 잃게 하면서 지뢰를 묻은 상대에게는 93억 의료 장비를 안기려 한다"며 "북한 지뢰 매설의 실체를 낱낱이 규명하고 유엔사와 공조해 단호히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대북 의료 지원과 DMZ 사고 대응을 연계한 정치권의 비판이 나온 셈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서천호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도 요구했다. 그는 "어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우리 당에서는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북한군 MDL 침범에도 군 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면, 그 책임은 군 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이 반드시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군 당국의 표현을 문제 삼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북한 지뢰공격에 우리 국민이 중상을 입었는데도, 국방부는 ‘미상의 폭발’이라고 말장난하고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언론과 기싸움한다"며 "국민들 무서운 줄 모른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도 이번 논쟁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2015년 8월 북한군이 MDL을 넘어와 매설한 목함지뢰가 폭발하면서 우리 군 하사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하재헌 하사는 양쪽 다리를,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이번 사고는 2025년 11월에도 DMZ 내 지뢰 탐지 임무 중 우리 군 하사가 발목을 다친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현재까지 군 당국은 폭발물의 종류와 매설 주체를 확정하지 않았다. 합참은 사고 지점과 북한 지뢰 매설 의심 지역의 구체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정확한 위치와 폭발 원인 등 구체적인 사항은 유엔사와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신속하게 현장 확인을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폭발물의 실제 매설 주체와 사고 경위가 확인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