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2번 누구야?”…일본 현지서 ‘여배우 미모’로 난리 난 국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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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매료시킨 '한국 12번', 8년 만의 메달 노린다
외모 뒤의 실력, 김연경 이후 17년 만 일본 진출 선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선수가 일본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등번호 12번을 달고 뛰는 미들 블로커 이다현이다.

화제의 '등번호 12번' 이다현 / 이다현 인스타그램
화제의 '등번호 12번' 이다현 / 이다현 인스타그램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일본 매체 ‘디 앤서’는 22일 “한국의 등번호 12번, 키 185㎝의 미들 블로커 이다현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며 그의 경기력과 현지 반응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일본 팬들은 이다현을 두고 “한국 12번 누구야?”, “한국의 12번 선수가 눈에 띈다”, “한국 12번이 귀엽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다현이 화제를 모은 이유는 외모에만 있지 않다. 그는 블로킹과 속공 능력을 갖춘 대표팀의 주축이자, 한국 여자배구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일본 리그 진출에 나선 도전자다. 어머니와 남동생도 배구선수로 활동한 ‘배구 가족’의 일원이기도 하다.

“여배우 같은 이목구비”…일본 SNS 달군 한국 12번

‘디 앤서’는 이다현이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일본 배구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당시 일본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다현이 미인이다”, “여배우 같은 이목구비다” 등의 반응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관심은 계속됐다. 일본 X(옛 트위터) 등 SNS에는 이다현을 언급하는 글이 잇따랐다. 일본 팬들은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면서도 이다현의 경기력과 존재감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국가대표를 응원하지만 이다현은 좋은 선수다”, “한국의 12번 선수가 눈에 띈다”, “한국 12번이 귀엽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지난 16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D조 예선 대한민국과 홍콩의 경기, 대한민국 이다현과 강소휘등 선수들이 세트스코어 3대0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지난 16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D조 예선 대한민국과 홍콩의 경기, 대한민국 이다현과 강소휘등 선수들이 세트스코어 3대0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185㎝의 신장을 갖춘 이다현은 한국 대표팀의 미들 블로커다. 네트 중앙에서 상대 공격을 막는 블로킹과 빠른 속공 능력을 앞세워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외모를 향한 관심으로 먼저 화제가 됐지만, 일본 팬들이 그의 실력까지 함께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다현은 일본 배구 팬들에게 완전히 낯선 선수도 아니다. 그는 일본 SV리그 NEC 레드 로켓츠 가와사키 소속으로 현지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에서 직접 경기를 펼치는 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쏟아진 관심은 소속팀에서의 행보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 이후 17년 만에 일본 직행…안주 대신 도전 택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힘겨운 세대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 ‘거미손’ 양효진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국제무대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높은 국내 인기와 선수들의 연봉에 비해 국제대회 성적이 따라오지 않으면서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이다현은 해외 진출을 선택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그는 1년간 일본 SV리그 명문팀 NEC 레드 로켓츠 가와사키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한다. V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일본 리그로 곧바로 진출한 것은 김연경 이후 17년 만이다.

지난 18일 일본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D조 3차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이다현이 수비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8일 일본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D조 3차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이다현이 수비하고 있다 / 뉴스1

이다현에게 일본행은 단순한 소속팀 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해외 무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길을 택했다. 국내 리그의 익숙한 환경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한 것이다. 이다현 역시 일본행을 두고 “내 배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남동생 이준영도 누나의 선택을 응원했다. 이준영은 “누나가 오래 염원하던 해외 진출을 이뤄내 뿌듯하다”며 “안주하지 않고 항상 도전하는 누나를 지켜보는 것이 내게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이다현은 동생의 응원에 “착한 동생이라 평소에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며 웃었다.

어머니도 국가대표…대를 잇는 ‘배구 DNA’

이다현의 배구 인생을 이야기할 때 가족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어머니 류연수 씨는 과거 선경 여자배구단에서 활약한 선수 출신이다. 신인왕을 차지하고 국가대표로도 뛰었지만 시력 문제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코트를 떠났다. 은퇴 이후에는 수퍼모델 선발 대회에 출전했고 리포터로 방송 활동도 했다.

유년기를 필리핀에서 보낸 이다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자신의 선수 경력을 딸에게 알리지 않아 어린 시절에는 배구와 특별한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귀국한 뒤 배구공을 잡으며 어머니와 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일본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D조 3차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3대1로 승리한 대한민국 이다현 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8일 일본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D조 3차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3대1로 승리한 대한민국 이다현 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가족의 배구 인연은 이다현에서 끝나지 않는다. 남동생 이준영도 KB손해보험 소속 프로배구선수다. 흥미롭게도 어머니 류연수 씨와 이다현, 이준영의 포지션은 모두 미들 블로커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남매가 나란히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배구 집안인 셈이다.

특히 류연수 씨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다현이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다면 배구 종목에서 모녀가 대를 이은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당초 딸이 배구선수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어머니는 이제 가장 적극적인 응원군이 됐다. 이다현은 “부모님이 메달을 못 따면 마중 나오지 않겠다고 하셨다”며 “그만큼 이번 메달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를 흘려보내면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본전 패배 딛고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

일본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다현 / 이다현 인스타그램
일본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다현 / 이다현 인스타그램

이다현을 향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한국 대표팀의 결승 진출은 무산됐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전날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여자배구 4강전에서 일본에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했다.

한국은 1세트를 20-25로 내준 뒤 2세트에서 22-25로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3세트마저 16-25로 빼앗기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한일전을 펼쳤으나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한국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동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여자배구 메달을 획득한다.

이다현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 승부다. 어머니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자신도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를 기회다. 대표팀의 자존심과 가족의 역사가 한 경기에 함께 걸렸다.

일본 팬들은 이다현의 외모를 보고 “여배우 같다”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다현이 진짜 증명해야 할 무대는 코트 위다. ‘한국 12번’으로 일본 현지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가 태국을 상대로 대표팀의 8년 만의 메달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