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공주’로 불리던 2007년생 배드민턴 스타…아시안게임서 도핑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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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시료서 금지약물 푸로세미드 검출…잠정 자격정지 처분
중국과 여자 단체전 앞두고 출전 불발…B시료 분석·이의 제기 가능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을 롤모델로 꼽아온 태국 여자 배드민턴 기대주 피차몬 오파트니푸스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잠정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알려진 첫 도핑 양성 사례다.

태국 여자 배드민턴 선수 피차몬 오파트니푸스. / 피차몬 오파트니푸스 인스타그램 캡처
태국 여자 배드민턴 선수 피차몬 오파트니푸스. / 피차몬 오파트니푸스 인스타그램 캡처

국제검사기구 ITA는 21일 피차몬의 검체에서 금지약물인 푸로세미드에 대한 비정상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OCA를 대신해 이번 대회 도핑 검사와 결과 관리를 맡고 있는 ITA가 지난 17일 일본 나고야에서 경기 외 도핑 검사를 실시해 채취한 검체다.

검출된 푸로세미드는 세계반도핑기구 WADA 금지목록에서 ‘S5 이뇨제 및 은폐제’로 분류된 물질이다. 경기 기간뿐 아니라 경기 외 기간에도 사용이 금지된다. 체내 수분을 빠르게 배출하는 작용 때문에 급격한 체중 감량에 이용될 수 있으며, 도핑 규정상 다른 약물 사용을 감추는 데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은폐제’ 범주에도 포함돼 있다.

중국과 단체전 앞두고 잠정 자격정지

피차몬은 검사 결과가 나온 뒤 즉시 잠정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관련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경기 출전은 물론 훈련, 지도, 기타 대회 관련 활동에도 참여할 수 없다.

OCA 발표 당시 피차몬은 아직 이번 대회 경기를 한 번도 치르지 않은 상태였다. 22일 오전 중국과 여자 단체전 8강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잠정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피차몬의 반도핑 규정 위반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피차몬은 스포츠중재재판소 반도핑부에 잠정 자격정지 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A시료와 별도로 보관된 B시료 분석을 요청할 권리도 갖는다. ITA는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피차몬을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확인된 첫 도핑 양성 사례로 전했다. 로이터와 AFP 계열 보도에 따르면 피차몬은 현재 여자 단식 세계랭킹 18위로 평가받는 태국의 대표적인 차세대 선수다.

2007년생 태국 기대주…올해 세계 정상급으로 급성장

2007년생인 피차몬은 2023년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 세계주니어 우승에 이어 KL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BWF 월드투어 타이틀까지 차지하면서 태국 여자 단식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성적도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 1월 BWF 월드투어 슈퍼 500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결승에 진출해 중국의 천위페이와 맞붙었고,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도 준우승했다. 자국에서 열린 태국오픈에서는 준결승까지 오르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전력을 보여줬다.

이 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세계랭킹도 20위권 안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피차몬이 태국 대표팀의 여자 단체전 핵심 전력으로 본격적인 종합대회 경쟁력을 보여줄 무대로 주목받았다.

“안세영은 언니 같은 존재”…롤모델로 여러 차례 언급

피차몬은 한국 팬들에게도 비교적 익숙한 선수다.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을 자신의 우상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피차몬은 2023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안세영에 대해 “5~6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며 한국 대표팀이 태국에서 훈련했을 당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안세영을 “언니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롤모델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피차몬은 안세영이 17세 때 첫 월드투어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자신 역시 세계 정상권을 향해 성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실제로 세계주니어 챔피언에서 세계랭킹 20위권 선수로 성장하며 태국 배드민턴의 기대를 받아왔다.

태국에서는 뛰어난 경기력과 함께 외모로도 주목받으며 ‘배드민턴 공주’, ‘핑크’ 등의 별칭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첫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진행된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대회 출발선에서 멈춰 서게 됐다. 향후 B시료 분석 여부와 스포츠중재재판소 절차 등에 따라 최종 반도핑 규정 위반 여부와 징계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