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낡은 규제 바꿔야" 고양시, 13개 지자체와 수도권 규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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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만 도시의 발목 잡는 규제
경기 고양특례시(시장 민경선)가 과밀억제권역 규제 개선을 위해 경기도 내 13개 자치단체와 공동 대응에 나섰다.

기업 유치와 산업 기반 확충을 가로막고 있는 수도권 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하고, 공업지역 물량과 중과세 문제 해결을 넘어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건의를 넘어 14개 과밀억제권역 지자체가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규제 개선의 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고양특례시는 지난 2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 2026년도 제3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수도권 규제 완화와 현실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고양시를 비롯해 과밀억제권역에 포함된 14개 자치단체가 참여했으며,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직접 참석해 지자체들의 공동 대응에 힘을 보탰다.
이번 회의에서는 과밀억제권역 규제가 현재의 산업·도시 여건과 맞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규제 개선을 위한 공동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한국행정학회가 수행한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할 수도권 기능 재정립 방안’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되면서 규제 완화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연구용역에서는 낡은 수도권 과밀억제 규제를 완화할 경우 국가 전체에 막대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수도권의 규제 완화가 수도권 내부에만 혜택을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비수도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세입 증가분을 비수도권과 공유하는 재정 이전 방식을 통해 국가 균형발전과 상생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규제와 균형발전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접근하기보다, 수도권의 산업과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면서 그 성과를 지역 전체로 확산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로 이어졌다. 고양시를 비롯한 과밀억제권역 지자체들이 규제 개선을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국가 성장전략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협의회는 이날 과밀억제권역 내 중과세 문제 해결을 비롯해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까지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금까지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제기해 온 규제 개선 요구를 공동 의제로 묶어 국회와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관련 법·제도 개선을 위한 협력체계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과세 문제와 함께 산업 기반 확충을 위한 공업지역 물량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과밀억제권역의 산업용지 확보에 제약이 따르면서 기업을 유치하거나 기존 산업기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각종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일부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변화한 산업 구조와 도시 규모를 반영할 수 있도록 수도권 규제 체계 자체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양시는 특히 인구 107만 명 규모의 특례시로 성장했지만 과밀억제권역이라는 제도적 틀 때문에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산업 기반 확대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시의 규모와 기능은 크게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데 적용되는 규제 체계는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고양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위해 구체적인 법령 개선안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주요 요구사항은 과밀억제권역 내 공공주택지구의 성장관리권역 조정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과 수도권 내 공업지역 물량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접경지역 시·군의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공업지역 제한의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 등이다.
특히 고양시는 단순히 규제를 풀어달라는 포괄적 요구에 머물지 않고 현행 법령의 구체적인 조항까지 제시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주택지구의 권역 조정 근거 마련과 공업지역 물량의 유연한 조정, 접경지역 산업단지에 대한 예외 적용 등을 통해 기업 유치가 가능한 공간과 산업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고양시가 13개 자치단체와 공동 대응에 나선 것도 개별 도시 차원의 접근만으로는 수도권 규제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지자체들이 각기 다른 현안을 안고 있지만 기업 유치와 산업 경쟁력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공통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공동 건의와 입법 대응을 통해 제도 개선의 동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협의회는 오는 2027년 7월 수도권 규제혁신을 위한 국제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다. 규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국내외 사례와 정책 대안을 공유하면서 국회 입법 활동을 위한 협력체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 간 공동 대응을 넘어 전문가와 시민사회, 국회 등으로 논의의 장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고양시도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 발의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공업지역 물량 신규 지정 등 기업과 산업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현장의 규제 개선 과제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중앙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고양시는 인구 107만의 특례시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낡은 과밀억제권역 규제에 묶여 일자리 창출에 심각한 역차별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13개 자치단체 및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히 연대해 불합리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 발의를 적극 지원하고, 공업지역 물량 신규 지정 등 실질적인 규제 철폐를 이끌어 자족도시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