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김건희 이번엔 김현지” 이재명 대통령 직격한 '거물급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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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 정면으로 겨냥
강훈식 사퇴는 '꼬리자르기'? 김현지를 둘러싼 책임론 격화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보수 진영의 거물급 정치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2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 전 시장은 인사 개입 여부의 사실관계를 떠나 김 실장에 대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재명 정권도 과거 정권들처럼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을 만나 악수하는 이재명 대통령 모습 / 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을 만나 악수하는 이재명 대통령 모습 / 뉴스1

홍준표 "최순실·김건희·김현지... 정권마다 여인천하"

홍준표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김건희, 김현지. 정권마다 정권을 힘들게 하는 여인천하가 있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더 민심이 악화되기 전에 이재명 정권도 이와 단절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 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국정에 관여한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로 재판에 넘겨져 2020년 징역 18년, 벌금 200억원 등이 확정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 역시 정권 내내 국정·인사 개입 의혹의 중심에 섰고,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고가 금품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올해 6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홍 전 시장은 이 두 사례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경기·성남 라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김현지 실장을 나란히 올린 것이다. 다만 최서원 씨와 김건희 씨는 사법 처리까지 이어진 반면, 김 실장은 현재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라는 공식 직책을 가진 인물로,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실제로 두 장관 후보자의 추천·검증을 김 실장이 주도했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진위 떠나 민심에 찍히면 만사휴의"

홍 전 시장은 이어진 글에서 "진위를 떠나서 민심에 찍히면 무슨 조치를 해도 만사휴의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만사휴의(萬事休矣)는 '모든 일이 끝났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중국 오대십국 시대 형남의 고보욱이 지나친 총애 속에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자라자 사람들이 탄식하며 썼다는 데서 유래해 '송사(宋史)'에 실려 전해진다. 사실관계 규명 이전에 여론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지면 뒤늦은 해명이나 조치로는 정권의 부담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홍준표 페이스북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홍준표 페이스북

강훈식 실장 전격 사의... 국민의힘 "꼬리 자르기" 공세

홍 전 시장의 발언은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전날인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직후 나왔다. 청와대는 이날 강 실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공개했다. 강 실장은 지난해 6월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돼 15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으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하자 인사 실패에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신약 로비 의혹 등이 제기됐던 김승원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하락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힌 다음 날인 19일 자진 사퇴했으나, 이후 성추행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되며 청와대와 여당 내 책임론이 더 커진 상황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국민의힘은 강 실장의 사퇴를 두고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질타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이 안 좋으니 개각으로 시선을 돌려보려다 실패했고, 김용범 정책실장 꼬리 자르기를 하고, 그걸로 안 되니 용혜인 후보자가 사퇴하고, 그걸로 안 되니 김승원 후보자가 사퇴하고, 그걸로도 안 되니 강 실장까지 잘랐다"며 "내일은 또 무엇으로 꼬리를 자르겠느냐"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번 사태가 비서실장 한 사람 책임으로 끝날 일인가"라며 "역시 '훈식이 형'보다 '현지 누나'가 더 센 건가"라고 김 실장을 직접 겨냥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실 인사라인과 '상왕'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과 책임론에는 침묵하고 있다"며 "이는 쇄신이 아니라 희생양 만들기이자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지적했다.

김현지 겨냥 책임론 커지나... 국정감사 변수

야당의 화살은 김 실장을 넘어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 '경기·성남 라인' 전반으로 향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성남라인 비선 실세들의 책임을 은폐하는 카드가 되면 안 된다"며 "김현지 실장, 정진상 실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켜 인사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0월 국정감사에 두 사람을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방침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해 국감에선 김현지 출석을 막기 위해 보직을 변경(총무비서관→제1부속실장)해 숨기더니, 이번에는 강훈식 실장이 꼬리 자르기로 김현지를 보호하고 나섰다"고 주장하며 국감 출석을 요구했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 / 뉴스1
김현지 제1부속실장 / 뉴스1

반면 여권은 이 같은 의혹 제기를 '공격을 위한 트집 잡기'라며 일축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청와대는 절차를 제대로 지켜서 이번 2기 개각 인사를 했다"는 입장이지만, 잇단 후보자 낙마로 이 같은 해명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만 김 실장이 실제 인사에 개입했다는 구체적 증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로, 국정감사에서 김 실장이 직접 목소리를 낼지, 그리고 이를 통해 의혹이 해소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