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현실…1인 가구 46% “속마음 나눌 상대 적어”
작성일
다인 가구(27.8%)와 비교하면 18.4%포인트(p) 높은 수치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46%가 속마음을 나눌 상대가 적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뜸한 이른바 '비친밀형'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인 가구 46% “속마음 나눌 상대 적어”…씁쓸한 현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황남희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건복지포럼'에 발표한 '노후 준비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전국 30∼69세 성인 3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노후 준비 실태조사' 결과를 유형별로 분석해 이런 현실을 조명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속마음을 나눌 상대가 적고 만남 자체도 뜸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른바 '비친밀형'은 전체의 30.6%로 조사됐다.
이런 관계 단절은 1인 가구에서 훨씬 심각했다. 혼자 사는 사람 중 마음을 나눌 상대가 부족한 비친밀형 비율은 무려 46.2%에 달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다인 가구(27.8%)와 비교하면 18.4%포인트(p)나 높은 수치다.
반면 사람들과 자주 만나며 깊은 유대감을 나누는 이른바 '친밀형' 비율은 가족과 사는 사람들의 경우 41.5%에 달했지만 1인 가구는 27.2%에 그쳤다.
먹고사는 문제인 재무 상태를 들여다보면 또 다른 불안 요소가 드러난다. 국민연금처럼 매달 일정하게 들어오는 '공적 자산'이 있는 사람은 35.8%에 불과했다. 나머지 64.2%는 자신이 모아둔 예금이나 살고 있는 집 한 채 등 '사적 자산'에 기대 노후를 버텨야 하는 처지였다.
특히 곧 일터에서 물러나야 하는 60대의 취약성도 두드러졌다. 60대 가운데 노후 준비가 부족하면서 사적 자산 의존도가 높은 비율은 41.1%나 됐다.
겉으로 보이는 통계 수치에 가려진 '착시'도 경계해야
해당 보고서는 겉으로 보이는 통계 수치에 가려진 '착시'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 사이 학력 간 노후 준비 격차가 줄어든 것은 형편이 어려운 층의 준비도가 좋아진 탓도 있지만 가장 점수가 높았던 대졸 이상 계층의 준비 점수가 오히려 떨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대도시와 시골 농어촌 사이의 노후 준비 격차는 5년 전보다 오히려 더 벌어지며 지역 간 불평등이 더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황남희 선임연구위원은 단순히 평균 점수만 끌어올리는 획일적인 정책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각 집단의 아픈 곳을 정밀하게 치료하는 맞춤 처방이 나와야 한다는 진단이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1인 가구에 대해서는 마음 건강 지원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고 노후 준비가 취약한 60대에게는 주택연금 연계와 은퇴 후에도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 외로움 문제와 사회적 관심)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생활하는 사람의 외로움 역시 개인의 감정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살펴봐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혼자 산다고 해서 모두 외로운 것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어려움을 의논할 사람이 없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정서적 고립이 깊어질 수 있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의 교류가 적고 직장이나 지역사회에서 맺는 관계까지 줄어들 경우 힘든 상황이 생겨도 도움을 요청할 통로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외로움이 지속되면 우울감이나 불안, 수면 문제 등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는 건강 이상이나 생활상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주변에서 이를 빠르게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1인 가구의 외로움을 단순히 개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 지역사회 안에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늘리고 상담이나 복지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관계망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혼자 사는 사람이 고립되지 않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적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