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린 한일전 여자배구 결과…오늘은 ‘메달 운명’ 걸린 경기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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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0-3 패배로 결승행 좌절…22일 오후 4시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
지난달 아시아선수권 8강서 태국에 0-3 패배…8년 만의 메달 재도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22일 오후 4시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아시안게임 시상대 복귀에 도전한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준결승에서 일본에 세트 점수 0-3(20-25 22-25 16-25)으로 패했다. 세계랭킹 28위 한국은 6위 일본을 상대로 1·2세트에서 접전을 펼쳤지만 승부처마다 상대의 강한 서브와 블로킹, 다양한 공격 루트에 막히면서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상승세를 탔다. 첫 경기에서 홍콩을 3-0으로 꺾은 뒤 카타르에도 3-0으로 완승했고, 조 1위를 놓고 맞붙은 베트남을 3-1로 제압해 D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베트남전에서는 강소휘가 27점을 올렸고 세터 김다인이 서브 에이스 6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8강에서는 카자흐스탄을 3-0으로 잡으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와 8강을 거치며 4연승을 달린 한국의 결승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대가 개최국 일본이었다.
1세트 중반까지 팽팽…13-14에서 흐름 넘어갔다

한국은 1세트 중반까지 일본과 대등하게 맞섰다. 13-14까지 한 점 차 승부를 이어갔지만 일본의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에 연속으로 점수를 내주면서 흐름이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일본은 강한 서브로 한국의 리시브를 흔든 뒤 빠르고 정교한 공격으로 연결했다. 한국은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려고 추격했지만 4~5점 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했고 첫 세트를 20-25로 내줬다.
2세트에서는 차 감독이 변화를 줬다. 리시브가 흔들린 육서영 대신 수비가 좋은 이예림을 투입해 후방을 안정시키려 했고, 11-11에서는 이예림의 공격 득점과 정호영의 블로킹을 묶어 한국이 앞서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리드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일본의 주포 와다 유키코가 강한 공격으로 한국 블로킹을 흔들었고, 한국은 상대의 빠른 공격 전개에 대응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시브가 흔들렸다. 19-21에서 연속 실점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고, 19-23에서 나현수가 연속 득점을 올렸지만 결국 22-25로 2세트마저 내줬다.
3세트 추격도 거기까지…나현수 홀로 14점

두 세트를 먼저 내준 한국은 3세트에서 분위기를 바꿔야 했지만 초반부터 일본에 끌려갔다. 6-8에서 와다의 강타와 한국의 공격 범실, 시기하라 히나타의 쳐내기 공격 등이 이어지면서 4연속 실점해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도 그대로 물러서지는 않았다. 8-13에서 이예림의 서브가 일본의 리시브를 흔들면서 3점을 연속으로 따내 두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일본이 블로킹으로 한국의 추격 흐름을 끊은 뒤 다시 공격력을 끌어올렸고 한국은 16-25로 3세트를 내주며 경기를 마쳤다.
개인 득점에서도 일본의 공격 분산이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나현수가 14점으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강소휘는 5점, 육서영은 4점에 그쳤다. 일본은 와다 유키코가 15점, 사토 요시노가 13점, 야마다 니치카와 아키모토 미쿠가 각각 12점을 기록하는 등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차 감독도 일본과의 차이를 인정했다. 그는 일본이 정교한 플레이를 펼쳤고 강한 서브로 한국의 리시브를 흔들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2세트부터 이예림을 적극적으로 기용한 이유에 대해서도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활로를 찾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태국전…8년 만의 메달 걸렸다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한국에는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다. 한국은 22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세계랭킹 13위 태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이 승리하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시상대에 복귀한다.
상대인 태국의 기세는 만만치 않다. 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몽골, 키르기스스탄, 대만을 모두 3-0으로 꺾으며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C조 1위를 차지했다. 8강에서도 인도네시아를 3-0(25-10 29-27 25-16)으로 제압해 준결승에 올랐다.
태국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패한 경기가 바로 중국과의 준결승이었다. 태국은 1세트를 25-23으로 가져간 뒤 2·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를 28-26으로 잡으며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에서 중국에 6-15로 밀리면서 세트 점수 2-3(25-23 21-25 11-25 28-26 6-15)으로 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왔다.
태국은 불과 지난달 아시아 정상에 오른 팀이기도 하다. 2026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준결승에서 3-1로 꺾은 데 이어 결승에서는 중국을 풀세트 끝에 3-2로 제압해 우승했다. 이 우승으로 태국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한국과 태국은 최근에도 맞붙은 바 있다. 한국은 지난달 27일 아시아선수권 8강에서 태국에 0-3(20-25 18-25 21-25)으로 패했다. 다만 그보다 앞선 8월 15일 국제대회에서는 한국이 태국을 3-0으로 꺾어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 한 차례씩 셧아웃 승리를 주고받았다.
차상현 감독 “마지막 경기, 모든 것 쏟겠다”
태국전의 핵심은 다시 서브와 리시브 싸움이 될 전망이다. 차 감독은 일본전이 끝난 뒤 태국의 삼각편대 공격 라인과 노련한 주전 세터를 경계하면서 “태국의 세트 플레이를 무너뜨리기 위해선 서브 공략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이번 경기가 대회의 마지막 경기인 만큼 모든 것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시작으로 2014 인천 대회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까지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2023년에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서는 5위에 그치며 4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홍콩과 카타르, 베트남을 차례로 꺾고 조 1위를 차지한 뒤 카자흐스탄까지 제압하며 다시 4강 무대에 올랐다. 일본을 넘지 못해 결승 진출은 무산됐지만 태국과의 마지막 한 경기에서 승리하면 8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