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망칠 뻔했다”…이강인 인스타그램 뒤덮은 악플,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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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더비 선발 출전 후 쏟아진 악플

“누군가의 커리어를 망칠 뻔했다.”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이 후반 교체 출전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이 후반 교체 출전하고 있다 / 뉴스1

한국 선수 최초로 마드리드 더비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의 인스타그램이 경기 직후 악성 댓글로 뒤덮였다. 일부 팬들은 이강인이 페데리코 발베르데에게 고의로 부상을 입혔다고 단정했고, 근거 없는 심판 매수 의혹까지 제기했다.

“업보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업보’를 거론한 이 표현은 9년 전 한국에서 인종차별적 제스처로 논란을 일으킨 발베르데의 과거와 맞물리며 역설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이강인, 한국 선수 최초 마드리드 더비 선발

이강인이 속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일 오후 11시 15분(이하 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6-27시즌 라리가 7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한국 선수 최초로 마드리드 더비에 선발 출전했다. 89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팀의 두 번째 골로 이어지는 기점 패스를 선보이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경기 뒤 주목받은 것은 이강인의 활약만이 아니었다. 전반 종료 직전 이강인이 발베르데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시도한 태클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강인의 태클 과정에서 발베르데의 발목이 충격을 받았지만, 주심은 파울만 선언했다. 옐로카드는 나오지 않았고 VAR도 개입하지 않았다.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이 후반 드리블을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강인이 후반 드리블을 하고 있다 / 뉴스1

레알 마드리드가 올린 한 장의 사진…논란 확산

경기가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베르데가 왼쪽 발목에 심각한 외상을 입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SNS에 이강인의 태클 장면을 담은 사진도 게시했다. 이어 “형편없는 판정이 더비의 승패를 갈랐다”며 심판 판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문제 제기 이후 비판은 이강인의 개인 SNS로 향했다. 베스트일레븐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의 인스타그램 댓글란에는 “너에게 레드카드다”라는 반응부터 심한 욕설과 손가락 욕설 이모티콘까지 악플이 쏟아졌다.

일부 이용자는 이강인을 향해 “누군가의 커리어를 망칠 뻔했다”고 비난했다. “업보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댓글도 등장했다.

문제가 된 태클 장면 / 레알 마드리드 구단 인스타그램
문제가 된 태클 장면 / 레알 마드리드 구단 인스타그램

고의성 단정에 ‘심판 매수’ 주장까지

논란은 태클과 판정에 대한 비판에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댓글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심판을 매수했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담겼다.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경기 판정과 태클 장면을 비판하는 것과 사실 확인 없이 선수의 고의성을 단정하거나 구단을 향해 범죄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강인의 SNS에서는 정당한 문제 제기의 범위를 넘어선 욕설과 악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업보’를 언급한 댓글은 발베르데가 과거 한국에서 일으킨 논란을 다시 소환했다.

발베르데는 2017 FIFA U-20 월드컵 당시 우루과이 U-20 대표팀 소속으로 한국을 찾았다. 포르투갈과의 8강전이 끝난 뒤 일부 동료와 함께 눈을 옆으로 잡아당기는 듯한 동작을 해 인종차별적 제스처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FIFA는 우루과이축구협회에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발베르데는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부인했으며, 이후 SNS를 통해 사과했다.

악플 뒤로하고 대표팀 합류…이강인의 다음 무대

벤치에서 생각에 잠긴 이강인 / 뉴스1
벤치에서 생각에 잠긴 이강인 / 뉴스1

한편, 마드리드 더비에서 승리를 경험한 이강인은 SNS 악성 댓글 논란을 뒤로하고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뉴스1에 따르면,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 소집된다. 이강인은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 등 기존 주축 선수들과 함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승원과 이동경, 김봉수도 발탁됐으며 김민수, 김건희, 박태준은 모레노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기회를 받았다. 2006년생 김민수는 이번 대표팀의 막내다.

대표팀은 22일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오픈트레이닝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200명이 참석할 수 있는 일반회원 모집은 0.04초 만에 마감됐다.

모레노호의 첫 상대는 에콰도르다. 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맞붙은 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한다. 이어 10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이름값보다 현재 경기력을 우선하겠다고 밝힌 모레노 감독에게 이번 4연전은 선수들의 기량과 전술 적응력을 확인할 첫 시험대다. 마드리드 더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이강인이 새로운 대표팀에서도 중심 역할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