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꽉 잠갔는데…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계속 떨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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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 물방울, 원인은 대부분 닳은 고무 패킹
똑똑 소리 잡는 부품별 점검 순서

조용한 밤 주방에서는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손잡이를 끝까지 잠가도 소리가 멈추지 않고, 다시 열었다가 잠가도 같은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수도꼭지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수도꼭지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이런 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물방울이 어디에서 언제 떨어지는지만 확인해도 원인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다.

패킹·카트리지가 닳으면 물방울 맺힌다

낡아 있는 수도꼭지 고무 패킹. / AI 생성 이미지
낡아 있는 수도꼭지 고무 패킹. / AI 생성 이미지

수도꼭지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원인은 대부분 물을 막아 주는 부품이 닳은 데 있다. 수도꼭지는 손잡이를 잠그면 안쪽 부품이 물이 나오는 길목을 눌러 막는 방식이다. 이때, 길목에 밀착해 틈을 메우는 부품이 고무 패킹이다. 그런데 패킹은 손잡이를 여닫을 때마다 금속 부분과 마찰한다. 시간이 지나면 고무가 눌리거나 갈라지고 딱딱하게 굳으면서 틈이 생길 수 있다. 이 틈으로 물이 조금씩 새면서 수도꼭지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고무 패킹의 수명은 10년 안팎이다. 다만, 고무는 열에 약하다. 그래서 온수가 지나는 쪽 패킹은 냉수 쪽보다 빨리 굳는 편이다. 손잡이를 돌려 여닫는 방식이라면, 대개 이 패킹이 문제다. 냉수와 온수 손잡이가 따로 달린 세면대나 주방 수도꼭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온수 쪽 손잡이를 잠근 상태에서만 물이 떨어지면, 온수 쪽 패킹이 닳았을 가능성이 높다. 냉수 쪽만 떨어지는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냉수 쪽을 의심할 수 있다. 양쪽 모두 떨어진다면, 두 패킹을 함께 바꾸는 것이 좋다.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싱글레버 수전은 확인 방법이 다르다. 안쪽에는 냉수와 온수를 섞고 물의 양을 조절하는 원통형 카트리지가 들어 있다. 카트리지는 계속 수압을 받기 때문에 오래 사용하면 내부 부품이 닳을 수 있다. 레버를 내렸는데도 물방울이 계속 떨어지거나 특정 방향으로 돌렸을 때만 물이 샌다면 카트리지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카트리지는 패킹처럼 일부만 교체하기보다 부품 전체를 새것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수도꼭지 O링를 분리한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수도꼭지 O링를 분리한 모습. / AI 생성 이미지

물이 떨어지는 자리도 단서가 된다. 토수구 끝이 아니라 손잡이 아래나 수도꼭지 연결 부위로 물이 번지면 O링이 원인일 때가 많다. O링은 알파벳 O 모양의 작은 고무 고리다. 손잡이 밑이나 토수구 뿌리처럼 움직이는 부품 사이를 막는 자리에 들어간다. 이 고리가 헐거워지거나 닳으면, 물이 토수구 끝으로 나오지 않고 부품 틈새로 샌다.

물을 잠근 직후 잠깐 떨어지는 물방울은 고장이 아닐 수 있다. 토수구 안쪽이나 끝에 달린 거품망에 남아 있던 물이 빠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런 물방울은 보통 몇 초 안에 멈춘다. 반대로 수도를 잠근 뒤 몇 분이 지나도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떨어진다면 점검해 보는 편이 좋다.

부품을 갈았는데도 떨어진다면 살펴봐야 하는 곳

패킹을 새로 교체했는데도 물방울이 계속 떨어질 수 있다. 이때는 패킹이 닿는 밸브 시트를 살펴봐야 한다. 밸브 시트는 수도꼭지 안쪽 물길에 있으며 패킹이 눌려 물을 막는 자리다. 수돗물 속 찌꺼기나 물때가 쌓이면 표면이 거칠어지고, 부식이 생기면 새 패킹을 끼워도 틈이 남을 수 있다. 밸브 시트를 손보거나 교체하려면, 수도꼭지 안쪽을 손봐야 하므로 배관 기술자에게 맡기는 편이 좋다.

수압도 원인이 된다. 수압이 높으면 닳은 부품의 작은 틈으로도 물이 더 잘 밀려 나온다. 낮에는 멀쩡하다가 물 사용량이 줄어드는 밤이나 새벽에만 물방울이 떨어진다면 수압을 의심할 수 있다.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는 배관 속 수압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한 곳이 아니라 집 안 여러 수도꼭지에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웃 세대도 같은 증상이 있다면, 건물 배관 문제일 수 있어 관리사무소에 알려야 한다.

주방 수도꼭지 물 떨어짐, 직접 확인하고 손보는 방법

휴지로 물이 새는 위치를 찾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휴지로 물이 새는 위치를 찾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먼저, 새는 위치부터 찾아야 한다. 마른 휴지를 토수구 끝과 손잡이 아래 그리고 싱크대 아래 배관 이음부에 차례로 대 본다. 어디가 젖는지 보면, 패킹인지 O링인지 배관인지 구분할 수 있다.

다음으로 온수와 냉수 중 어느 쪽인지 가려낸다. 싱크대 아래에는 물의 공급을 막는 앵글밸브가 냉수와 온수 각각 달려 있다. 한쪽을 잠갔을 때 물방울이 멈추면, 반대쪽이 아니라 방금 잠근 쪽에서 물이 새는 것이다. 이 방법은 싱글레버 수도꼭지에서 어느 쪽 물이 새는지 알아볼 때 쓸 수 있다.

집 안 누수가 의심된다면, 수도 계량기를 확인한다. 모든 수도꼭지와 세탁기 사용을 멈추고, 변기 물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계량기를 확인한다. 계량기의 작은 바늘이나 회전 표시가 계속 움직이면, 집 안 어딘가에서 물이 새고 있는 것이다.

싱크대 아래에 위치한 앵글밸브. / AI 생성 이미지
싱크대 아래에 위치한 앵글밸브. / AI 생성 이미지

원인이 패킹이나 O링이면 직접 교체할 수 있다. 우선 앵글밸브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 잠그고, 수도꼭지를 열어 남은 물을 빼 준다. 이어 세면대 배수구를 막아 둔다. 작은 나사나 부품이 배수구로 빠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손잡이 위의 캡을 빼면 나사가 보인다. 나사를 풀고 손잡이와 안쪽 부품을 차례로 분리한다. 이때, 분해하기 전에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두면 조립 순서가 헷갈리지 않는다. 렌치를 쓸 때는 표면이 긁히지 않도록 천을 한 겹 대는 편이 좋다.

이제 낡은 패킹이나 O링을 빼고, 같은 규격의 새 부품을 끼운다. 나사산으로 연결되는 부분에는 테프론 테이프라고 부르는 시일 테이프를 감아 주면 틈을 줄일 수 있다. 조립할 때 너무 세게 조이면 새 고무가 눌려 다시 손상되므로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 조립이 끝나면 앵글밸브를 천천히 열고 물방울이 남는지 지켜본다.

직접 손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새 부품으로 바꿨는데도 물방울이 계속 떨어지거나 밸브 시트가 부식됐다면 배관 기술자에게 맡기는 편이 좋다. 수도꼭지 몸체에 금이 갔거나 벽 안쪽 배관 문제가 의심될 때도 마찬가지다. 아파트라면 건물 배관이나 공용 밸브 문제일 수 있어 관리사무소에 먼저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