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요구하는 순간 이미 2차 사기…가상자산 피해자를 노리는 이 대행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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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 대행 빙자 2차 사기, 시드문구·보증금 요구가 핵심 신호
금융위, 공식 피해구제는 거래소·기관 지급정지 절차로만 가능

“보증금·복구 수수료”부터 요구한다면 이미 사기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보증금·복구 수수료”부터 요구한다면 이미 사기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가상자산 투자 사기를 당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잃은 돈을 찾아드립니다”라는 전화나 문자를 받았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최초 사기 피해자의 전화번호와 대화 내용을 이미 확보한 누군가가 변호사·수사관·거래소 직원·블록체인 추적업체를 사칭해 접근하는 2차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환급 대행 사기의 전형적인 진행 단계와 공식 피해구제 절차의 차이를 안내했다. 시드문구(지갑 접근에 필요한 복구용 단어 조합)나 인증번호를 요구받는 순간이 사기를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신호다.

“보증금·복구 수수료”부터 요구한다면 이미 사기다

2차 사기는 대체로 세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최초 사기 피해자의 전화번호와 대화 내용을 확보한 사람이 변호사, 수사관, 거래소 직원, 블록체인 추적업체 직원 등을 사칭해 접근한다. 이미 한 차례 사기를 당한 피해자에게 “당신의 자산을 추적해 돌려줄 수 있다”고 접근하면 신뢰가 생기기 쉽다.

2단계에서는 지갑 추적을 위해 보증금, 복구 수수료, 세금, 법원 공탁금이 필요하다며 추가 송금을 요구한다. 공식 피해구제 절차에는 이런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3단계에서는 신분증, 거래소 로그인 정보, 지갑 비밀번호, 시드문구를 넘기게 한 뒤 계정에 남은 자산까지 가져가거나, 환급을 미끼로 새로운 사이트에 가입시켜 추가 피해를 만든다.

이 마지막 단계까지 진행되면 피해자는 최초 사기 금액에 더해 추가 송금액까지 잃고, 계정에 남아 있던 자산마저 탈취당할 수 있다. 환급을 미끼로 새 사이트에 가입시키는 방식은 결국 또 다른 개인정보와 자금을 노리는 구조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전화 건 사람이 누군지,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전화 건 사람이 누군지,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전화 건 사람이 누군지,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개인 업체가 “경찰 내부망을 이용한다”, “해외 거래소와 협약했다”, “성공 수수료만 받는다”고 말해도 공식 기관의 피해구제 결정과 같은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회가 밝힌 가상자산 피해구제 절차는 금융회사와 거래소가 의심거래를 탐지해 계정을 지급정지하고 피해자산을 환급하는 제도적 흐름을 전제로 한다.

계정 지급정지는 의심거래가 발견된 계좌의 입출금을 막아 추가 피해를 막는 조치를 뜻한다. 이런 조치는 개인이나 사설 업체가 대신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환급 안내를 받았다면 먼저 연락한 사람이 어느 기관 소속인지 확인하고, 그 기관의 대표번호를 직접 검색해 다시 전화를 걸어봐야 한다.

상대가 알려준 번호로 그대로 재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경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거래소 어디도 개인 지갑의 시드문구나 인증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요구를 받는 순간 상대가 누구를 사칭했든 사기라고 판단해도 된다.

이미 돈을 보냈다면 지금 해야 할 일

2차 업체에 이미 돈을 보냈다면 최초 사기와는 별개의 피해로 은행, 거래소, 경찰에 즉시 알려야 한다. 신고를 미루는 사이 2차 사기범이 자금을 옮기거나 흔적을 지울 수 있다.

신고 전에는 대화방 내용, 계약서, 명함, 입금 계좌, 지갑주소, 웹사이트 화면, 통화녹음, 메일 원본을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 특히 입금계좌와 지갑주소는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핵심 증거가 된다.

사기임을 알게 됐다고 해서 관련 사이트를 급히 삭제하거나 대화를 지우면 오히려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워진다. 증거를 그대로 남겨둔 채 관계 기관에 신고하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정한 절차, ‘더 보내야 환급된다’는 말은 없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피해환급자산을 결정하고 지급하는 기관과 절차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도 거래소나 법령상 매도지원 전담기관을 통한 절차가 전제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개인 업체가 자체적으로 자산을 매도해 현금으로 돌려주는 절차는 공식 제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법 제11조는 사기와 관련해 부당이득을 취했거나 공범인 사람은 피해환급자산을 받을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거짓으로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돈을 더 보내야 환급된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 자리에서 응하기보다 공식 신고 접수번호와 담당 기관을 확인하는 절차가 먼저다. 환급을 미끼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면 돈을 보내기 전에 반드시 담당 기관 대표번호로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