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C, GENIUS법 스테이블코인 규칙초안 공개…서클만 최종승인, 리플·빗고는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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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감독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규칙안 공개…60일 의견수렴 시작
2027년 1월 시행 앞두고 서클만 최종 인가, 나머지는 대기 중

발행 자격부터 준비금까지, 통화감독청이 그린 큰 그림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발행 자격부터 준비금까지, 통화감독청이 그린 큰 그림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디지털 토큰) 발행사를 규율하는 세부 규칙안을 내놓았다. 지난 7월 법으로 제정된 GENIUS법을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최초의 연방 차원 스테이블코인 규제 틀이다. 통화감독청은 60일간 공개 의견수렴 절차를 열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자산 보증·감독·정리 방식을 어떻게 연방 차원에서 관리할지 의견을 받는다. GENIUS법은 ‘허가받은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아닌 주체의 발행을 금지하고,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가 이 요건에 맞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막는다.

발행 자격부터 준비금까지, 통화감독청이 그린 큰 그림

통화감독청의 초안은 어떤 주체가 ‘허가받은 발행사’로 인정받는지, 각 유형별로 어떤 요건이 붙는지를 정한다. 규제 대상은 국법은행 자회사, 연방저축조합, 연방 인가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일부 주 인가 발행사,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해외 발행사다. 해외 발행사가 포함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역외에서 운영되던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처음으로 연방 감독권 안에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규칙안은 준비자산 기준, 액면가 상환 의무화, 유동성·리스크 관리 통제, 감사·검사 요건, 수탁 규정, 신규 진입자를 위한 신청 절차 등을 폭넓게 다룬다. 여기에 ‘자본 및 운영상 버팀목’ 조항을 새로 도입하고, 기존 자본적정성·집행 규정도 손질했다. 다만 은행비밀법과 제재 준수 관련 규정은 이번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고, 재무부와 별도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은행보다 더 견고한 구조”…전문가가 본 규제의 함의 — AI 자료 이미지
“은행보다 더 견고한 구조”…전문가가 본 규제의 함의 — AI 자료 이미지

“은행보다 더 견고한 구조”…전문가가 본 규제의 함의

핀스텝아시아(Finstep Asia)의 무시어 아메드 창업자 겸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규칙이 가상자산 업계를 은행권과 긴밀히 연결되는 전통 금융 틀 안으로 끌어들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100% 준비금을 요구받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10~20% 수준의 자본비율로 운영되는 은행보다 구조적으로 더 건전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위기 상황에서 발행사를 직접 구제하지 않더라도, 발행사가 보유한 준비자산인 국채와 현금성 자산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통화감독청장 조나단 굴드는 앞서 은행 예금이 갑작스럽게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의미 있는 자금 이동이 일어난다면 눈에 띄지 않을 리 없고, 하룻밤 사이에 벌어질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 60일 의견수렴 기간은 은행과 가상자산 업체, 일반 대중이 최종 규칙 확정 전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낼 기회를 준다.

시행일은 2027년 1월 18일로 고정…규정은 아직 미완성

문제는 시점이다. GENIUS법의 시행일인 2027년 1월 18일은 각 기관의 규정 마련 속도와 무관하게 이미 고정돼 있다. 그런데 7월 18일(현지시각) 지켜야 했던 GENIUS법 14조(b)(5) 규정 마련 기한을 재무부, 통화감독청, 연방준비제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등 6개 기관이 모두 넘겼다. 이들은 최종 규칙 대신 사전공고 수준의 초안만 내놓은 상태다.

사전공고가 최종 규칙으로 확정되기까지는 보통 12~18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최종 규칙 확정은 2027년이나 2028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법이 금지 행위를 규정하는 시점과 기관들이 구체적 준수 기준을 확정하는 시점 사이에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발행사들은 아직 최종 형태를 갖추지 않은 규제 틀에 맞춰 값비싼 인프라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컴플라이언스 절벽’이라 부른다. 금지 조항은 발효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세부 규칙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이미 벌어진 격차…서클의 선점, 리플·빗고 등은 조건부 승인 상태

이 격차 속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한 곳이 있다. 서클은 통화감독청으로부터 신탁은행 인가를 최종 승인받은 유일한 발행사다. 승인 시점은 7월 10일이다. 반면 지난해 12월 조건부 승인을 받은 리플, 빗고, 피델리티, 팍소스,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 등 5곳은 아직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통화감독청은 11월을 디지털자산 신탁 인가 신청의 마감 시한으로 정했다. 앞서 한 달 사이 6건의 디지털자산 신탁 인가를 승인한 것은 역대 최대 규모였다. 9월 한 달에만 6건의 인가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몇 년간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통화감독청이 최근 인가 발급 속도를 눈에 띄게 높였음을 보여준다.

2027년 1월 시행일이 다가오면 서클은 이미 확정된 인가를 가진 상태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조건부 승인만 받은 경쟁사들은 다른 셈법에 놓인다. 초안 수준의 규칙을 따르며 최종 승인을 계속 신청하거나, 아니면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선택지 사이에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