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전송 수수료 85% 뚝 떨어져 0.095달러…퓨사카 업그레이드가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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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전송 수수료, 0.72달러에서 0.095달러로 85% 급락
퓨사카 업그레이드·레이어2 확산에 ETH 가격도 반등

이더리움에서 토큰을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산티멘트(Santiment)에 따르면 이더리움 전송 1건당 평균 수수료는 약 0.095달러로, 올해 4월 21일(현지시각) 기록한 최고점 0.72달러 대비 85% 넘게 떨어졌다. 수요가 둔화한 시기에 여러 기술 업그레이드가 겹치며 나타난 결과다. 같은 시기 ETH 가격은 이번 주 2350달러 선까지 밀렸다가 2480달러 위로 다시 올라섰다.
퓨사카 업그레이드와 한산해진 메인넷이 만든 저비용 구간
이더리움은 지난해 12월 퓨사카(Fusaka) 업그레이드를 가동했다. 이 업그레이드는 롤업(rollup)에 배정하는 용량을 늘리고 가스 한도를 올렸으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피어다스(PeerDAS) 기술을 도입했다. 블록당 가스 한도는 6000만으로 상향됐다. 처리할 수 있는 연산이 늘어난 만큼 같은 공간을 두고 벌어지던 경쟁도 줄었다.
수요 측면의 변화도 한몫했다. 여름 동안 이더리움 메인넷 수요는 잠잠했다. 블록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줄면 수수료에 걸리는 압력도 자연히 낮아진다. 산티멘트는 수수료가 싸졌다는 사실만으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낮아진 비용이 이더리움의 오래된 약점 하나를 없앤 것은 분명하다고 산티멘트는 짚었다. ETH 가격이 회복된 상황과 맞물리면, 저렴해진 네트워크 이용 환경이 이더리움 기반 프로젝트들에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TH 전송이나 스테이블코인 이동, 일부 디파이(DeFi) 서비스, ERC-20 토큰 거래 모두 더 낮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레이어2가 흡수한 트래픽, 블록당 블롭 6.7개
이더리움은 더 이상 생태계 전체 활동을 메인 레이어에서 혼자 처리하지 않는다. 베이스(Base), 아비트럼, 옵티미즘 등 레이어2 네트워크가 대량의 거래를 메인 레이어 밖에서 실행한 뒤 그 데이터만 이더리움에 올린다. 이때 쓰이는 블롭은 기존 데이터 저장 방식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9월 초 이더리움은 블록당 하루 평균 6.7개 블롭을 기록해 최고치를 새로 썼다. 네트워크가 목표로 잡은 블록당 블롭 수는 14개, 상한은 21개다. 6.7개까지만 쓰이고 있다는 건 아직 여유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퓨사카가 도입한 피어다스도 이 구조를 뒷받침한다. 검증인이 데이터를 전부 내려받지 않고 조각 단위로만 확인해도 되는 방식이다. 롤업 입장에서는 노드마다 대역폭을 똑같이 늘리지 않고도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더리움 초창기에는 거의 모든 활동이 메인넷 한 자리를 놓고 직접 경쟁했지만, 지금은 거래도 수수료도 여러 층으로 나뉘어 분산됐다.
수수료 줄어든 만큼 커지는 수익성 고민
사용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네트워크 경제 구조에서는 문제가 다소 복잡하다. 이더리움은 메인 레이어에서 걷는 수수료로 수익 일부를 얻는다. 수수료가 크게 떨어지면 이용자는 비용을 아끼지만 프로토콜이 거둬들이는 수익도 함께 줄어든다.
이 현상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나타났다. 이더리움은 활동량 자체는 강했지만 수수료에서 나오는 수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레이어2가 이런 흐름에 상당 부분 관여한다. 생태계를 이용하기 쉽고 저렴하게 만드는 동시에, 활동의 일부를 메인넷에서 떼어가기 때문이다.
JP모건은 퓨사카 도입 이후 이 문제를 짚었다. 용량이 늘고 수수료가 낮아진다고 해서 이더리움 수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는 지적이다. 일부 애플리케이션과 이용자가 레이어2로 옮겨가는 흐름이 이어지면 이 압박도 계속될 수 있다.
ETH 가격 반등과 거래소 보유량 급감이 겹쳤다
수수료가 떨어지는 동안 ETH 가격도 움직였다. ETH는 이번 주 한때 2350달러 선까지 밀렸다가 2480달러 위로 다시 올라섰다.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는 ETH가 4시간 차트 기준 정해진 채널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봤다. 그는 ETH가 채널 하단에 닿은 뒤 2570달러 구간이 다음 관찰 지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거래량을 동반한 채 2570달러 위에서 4시간봉 마감이 나오면 2700달러, 이어 3000달러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롱 인베스터라는 투자자는 ETH가 최근 3개월 동안 45%에 가깝게 오른 뒤에도 여전히 매수할 만한 자산이라고 봤다. 3000달러를 넘기 전에 매수하면 뒤늦게 들어오는 투자자보다 앞선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0주 이동평균선을 장기적인 판단 기준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거래소에 남아 있는 ETH 물량도 줄었다. 최근 집계에서 거래소가 보유한 ETH는 606만 개로, 2020년 6월 최고치였던 2290만 개보다 73% 줄었다. 스테이킹, ETF, 트레저리 보유, 장기 보관으로 옮겨간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검증인들도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ETH를 예치하고 있어, 거래소에 남은 유통량이 줄어든 만큼 매수세가 붙을 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