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청년들, 견디라고 하는 건 너무 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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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도 기회 없는 청년,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정부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 세대를 향해 “여러분을 볼 때마다 미안해서 할 말이 사실 없다”며 현재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취업과 주거 문제부터 수도권 집중과 산업구조 변화까지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청년단체와 정부 청년 보좌역,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청년정책 유공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1부 기념식에 이어 2부에서는 ‘청년으로부터’를 주제로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 교육 등에 관한 의견을 듣는 오픈 마이크 형식의 토론이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현재 청년 세대의 상황을 두고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제가 아는 한 가장 뛰어난 세대이고 또 가장 열심히 살아가는 세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참으로 억울하게도 결과는 뒤바뀌어 있다”며 청년들이 노력에 비해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가장 오래 공부한 세대인데 가장 오래 취업을 기다린다”, “가장 잘 준비해 온 세대인데 가장 가진 게 없고, 가장 치열하게 경쟁한 세대인데도 미래가 가장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별한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조차 빠듯해졌다는 청년들의 인식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양극화와 산업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확산에 따른 산업구조 재편을 청년들의 기회와 관련된 주요 변화로 언급했다.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 일자리와 업무 방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세대가 진입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청년들을 만난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청년들을 만난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은 청년 문제를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청년 문제는 단순히 특정한 부류나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과연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는 나라로 남을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사회에 진입하고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과도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2부 행사에서는 실제 청년들이 겪고 있는 생활상의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비롯해 대학 기숙사 부족 등 청년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문제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의 질문과 요구를 직접 들으며 정부가 정책과 예산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집중 문제도 주요하게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의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이전, 지방 산업 기반 확충, 교육 시스템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개별 청년에게 취업과 주거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방식보다 지역과 산업, 교육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년들과 인사 나누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청년들과 인사 나누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청년이 겪는 경쟁의 강도와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기회가 부족해지니까 경쟁이 치열해지고 힘 있는 기성세대들은 그런대로 견딜 만하지만, 힘없는 청년 세대와 신규 진입 세대들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린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구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에게 어려움을 견디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전 세대와 현재 청년 세대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짚었다. 한 청년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방법을 묻자 이 대통령은 자신의 경우를 돌아보면 “견뎌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청년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버티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제가 살았던 시기보다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견디라고 말하는 건 너무 잔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정책으로, 예산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좀 더 많이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청년정책을 전담할 별도 체계를 만드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의 정책 결정 구조와 인력만으로는 현재 청년들이 처한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별도의 청년정책 전담 조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직 형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총리 주관의 별도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이 언급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대통령은 청년정책을 담당할 인력의 전문성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정책을 실제로 담당하는 사람들이 청년들이 생활하는 현장과 거리가 있는 경우가 있고, 기존의 경력과 경험을 중시하는 인사 기준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정책 결정 과정의 기회를 주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청년정책을 실질적으로 담당할 역량 있는 인물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이 정책 과정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현재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고치겠다는 뜻도 밝혔다. 행사 이후에는 “총리 주관으로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청년들이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정책을 별도의 체계에서 종합적으로 다루겠다는 구상이다.

청년의 날 행사는 대통령이 청년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 청와대는 행사 전부터 청년이 국가의 미래이고 청년이 직면한 문제가 공동체 전체의 과제라는 메시지를 제시하고, 청년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행사에서는 청년정책 유공자에 대한 포상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