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수위에도 터졌다…공개 직후 넷플릭스 1위 휩쓴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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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부활한 조선시대 금지된 사랑, 무엇이 달라졌나
손예진·지창욱·나나의 변신이 만든 심리극, 욕망의 게임

23년 만에 다시 펼쳐진 손예진·지창욱·나나표 ‘스캔들’이 공개 직후 넷플릭스 정상을 휩쓸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진입 장벽에도 이틀 연속 국내 시리즈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신호탄을 쐈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1위 찍은 19금 사극 / 넷플릭스 코리아
공개 직후 넷플릭스 1위 찍은 19금 사극 / 넷플릭스 코리아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회차가 공개된 8부작 시리즈 ‘스캔들’(극본 이승영·안혜송, 연출 정지우)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조씨부인(손예진)과 한양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휘말린 희연(나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20일 기준 ‘스캔들’은 전날에 이어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에 올랐다. 같은 순위에서 ‘들쥐’가 4위, ‘포핸즈’가 5위, ‘조춘청랑’이 7위, ‘참교육’이 9위를 기록한 가운데 ‘스캔들’은 공개 직후부터 가장 높은 자리를 지켰다.

23년 만에 부활한 ‘스캔들’, 영화와 무엇이 달라졌나

‘스캔들’의 뿌리는 1782년 발표된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다. 국내에서는 배용준·전도연·이미숙 주연의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원작의 무대를 조선시대로 옮겨 파격적인 이야기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주목받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약 352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스캔들' / 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스캔들' / 넷플릭스 코리아

새로운 ‘스캔들’은 이 이야기를 23년 만에 8부작 시리즈로 확장했다. 단순히 영화의 서사를 길게 늘이는 데 머물지 않고, 세 인물이 품은 욕망과 이들이 서로를 탐색하는 과정을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정지우 감독은 “이번 작품의 시작점은 원작 소설이었다”며 “세 인물의 캐릭터와 관계를 다시 썼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조씨부인과 희연의 관계다. 정 감독은 “영화에서는 조씨부인과 희연 사이의 관계가 그려진 적이 없어 그 관계를 생생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사랑 내기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영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대의 금기 속에서 자신의 욕망과 삶을 마주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전면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사랑에서 욕망으로…세 사람의 운명을 바꾼 위험한 내기

발칙한 사랑 내기 / 넷플릭스 코리아
발칙한 사랑 내기 / 넷플릭스 코리아

조씨부인과 조원은 서로의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다. 어린 시절부터 서로의 마음을 알아봤지만 조씨부인이 다른 남자와 혼인하면서 두 사람은 멀어진다. 세월이 흘러 재회한 두 사람 사이에는 애틋함 대신 뒤틀린 욕망과 긴장이 자리 잡는다.

조씨부인은 한양 최고의 연애꾼이 된 조원에게 과부 희연의 마음을 얻어보라는 내기를 제안한다. 성공한다면 조원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는 조건까지 내건다.

실의에 빠진 채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아온 희연은 자신에게 접근하는 조원을 경계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경계는 서서히 흔들린다. 장난과 욕망에서 출발한 내기는 예상하지 못한 진심으로 번지고, 세 사람의 관계와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밀어붙인다.

시리즈는 누가 누구를 유혹하고 무너뜨리는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씨부인과 조원의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감정, 냉소적인 조원이 사랑 앞에서 변해가는 과정, 희연이 억눌러온 감정을 직면하는 순간을 차곡차곡 쌓는다. 인물들이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을 감추는지를 따라가는 심리극에 가깝다.

손예진·지창욱·나나, 익숙한 얼굴을 낯설게 바꿨다

조씨부인 역 손예진 / 넷플릭스 코리아
조씨부인 역 손예진 / 넷플릭스 코리아

손예진은 오랜만에 선택한 사극에서 조씨부인 역을 맡았다. 시대의 벽에 가로막힌 답답함과 내기를 주도하는 냉철함, 오랫동안 눌러온 감정이 새어 나오는 순간까지 서로 다른 얼굴을 오간다.

손예진은 “조씨부인의 표정과 대사, 속마음이 다 달랐다”며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으로 미묘하고 섬세하게 디자인해서 완성해야 하는 캐릭터였다”고 밝혔다. 감정을 직접 쏟아내기보다 표정과 시선 사이에 숨겨야 하는 인물인 만큼 절제된 연기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지창욱은 한양 최고의 연애꾼 조원으로 분해 능청스러운 매력과 불안한 내면을 동시에 드러낸다. 자신만만하게 내기에 뛰어들었던 조원이 예상하지 못한 감정에 빠져들며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지창욱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만의 조원을 만들려고 했다”며 “시리즈인 만큼 조원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더 많이 담겼다”고 전했다. 단순한 바람둥이가 아니라 과거와 상처, 감정의 변화를 지닌 인물로 재구성했다는 의미다.

파격 연기 변신 나나 / 넷플릭스 코리아
파격 연기 변신 나나 / 넷플릭스 코리아

나나는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해 영화에서 전도연이 연기했던 인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냈다. 강렬하고 시크한 캐릭터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나나는 이번 작품에서 사랑과 욕망 앞에 흔들리며 변화하는 희연을 연기했다.

나나는 “유년 시절에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고 세상과 사람을 경계했다”며 “그때의 제 모습을 되새기면서 희연의 감정을 이해하려 했다”고 말했다. 과감한 연기 변신뿐 아니라 인물의 불안과 경계심을 자신의 경험에서 끌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호불호에도 이틀 연속 1위…‘19금 사극’ 통했다

작품을 향한 반응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손예진·지창욱·나나의 변신과 화려한 미장센은 시선을 붙잡지만, 인물들이 벌이는 심리전과 긴장감이 8부 내내 팽팽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1위 싹쓸이 / 넷플릭스 코리아
공개 직후 넷플릭스 1위 싹쓸이 / 넷플릭스 코리아

강렬한 사건이나 새로운 변곡점보다 인물들의 시선과 서신, 절제된 대화를 통해 감정을 쌓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일부 구간이 늘어진다는 지적이다. 빠른 전개에 익숙한 시청자에게는 작품의 호흡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스캔들’이 지닌 무기는 명확하다.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위험한 관계’의 서사에 한국적인 시대상과 미장센을 입혔고, 손예진·지창욱·나나라는 신선한 조합을 내세웠다. 여기에 영화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인물들의 과거와 욕망, 여성 캐릭터 간의 관계까지 확장하며 시리즈만의 존재 이유를 만들었다.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시청자들은 “지창욱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찰떡이다”, “미장센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진다”, “현대적인 이미지가 강한 배우들의 사극을 볼 수 있어 좋다”, “잘 만들었다. 캐릭터 서사가 다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과 엇갈린 평가에도 ‘스캔들’은 공개 직후 이틀 연속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1위를 지켰다. 23년 전 극장가를 달궜던 파격 멜로가 이번에는 8부작 시리즈로 돌아와 안방극장을 흔들고 있다. 총 8부작 전편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