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메달' 이준석 “어머니가 없는 살림에...” 감동 발언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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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지원으로 이룬 첫 메달, 아시안게임 은메달 확보

한국 테크볼의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 이준석의 발끝에서 나왔다.

27세 국가대표 이준석은 19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결승행을 확정했다.

상대 선수의 부상 기권으로 경기가 끝나면서 이준석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테크볼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복식 B조 예선 대한민국 이준석-이태준 팀과 베트남 팀의 경기.  한국 이태빈이 공격하고 있다. / 연합뉴스
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복식 B조 예선 대한민국 이준석-이태준 팀과 베트남 팀의 경기. 한국 이태빈이 공격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준석은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을 상대로 1세트 초반 0-4로 끌려갔다. 이후 연속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고 10-10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2점을 연달아 따내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3-2로 앞서던 상황에서 에이단이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치료 후에도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이준석의 승리가 확정됐다.

상대의 부상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이준석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흐름은 꾸준했다. 그는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고, 이후 8강에서도 승리하며 준결승까지 올라왔다. 특히 조별리그에서는 5경기를 모두 세트 스코어 2-0으로 마무리하며 강한 경기력을 보였다.

이준석에게 이번 메달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는 21세까지 K4리그에서 축구선수로 뛰었고 이후 족구를 거쳐 테크볼을 시작했다. 실업팀이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 생산직으로 일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테크볼이 이번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생업을 내려놓고 대회 준비에 집중했다.

훈련 환경도 넉넉하지 않았다. 한국 테크볼 대표팀은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아닌 탓에 진천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했고 별도의 장소를 빌려 훈련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생업을 포기하거나 병행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이준석 역시 사비를 들여 해외 훈련을 진행하는 등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왔다.

그가 테크볼을 시작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의 지원도 있었다. 이준석은 경기 후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20대 초반 테크볼 선수로 전향하면서 용기를 내 어머니에게 '나 테크볼 하고 싶어'라고 도움을 요청했고, 어머니는 없는 살림을 쪼개 200만원 상당의 테크볼 테이블을 구입해주셨다"며 "그때 기억이 많이 난다. 엄마에게 효도한 것 같아서 특히 기쁘다"고 말했다.

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복식 B조 예선 대한민국 이준석-이태준 팀과 베트남 팀의 경기에서 두 선수가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준석과 이태빈은 이날 예선에서 1승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 연합뉴스
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복식 B조 예선 대한민국 이준석-이태준 팀과 베트남 팀의 경기에서 두 선수가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준석과 이태빈은 이날 예선에서 1승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 연합뉴스

가족이 경기장을 찾은 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그는 "축구 선수 생활을 할 때는 가족들이 경기장에 오면 신경이 쓰여서 오지 말라고 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는 내 인생에서 다시 오기 어려운 무대인 것 같아서 가족들에게 와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어머니 윤순정 씨와 누나가 지켜보는 가운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상대 선수의 부상으로 승리가 확정된 순간에는 기쁨보다 안타까움이 앞섰다. 에이단이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 이준석은 다가가 악수를 건네며 위로했다.

그는 "그 선수도 큰 꿈을 안고 출전했을 것"이라며 "꿈에 그리던 결승에 진출하게 됐으나 그 상황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금메달 결정전이다. 이준석은 20일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이라크)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알레야위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선수로, 이준석은 단식에서 직접 맞붙은 경험은 없지만 상대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테크볼 최초의 아시안게임 메달을 확보한 이준석은 마지막 경기에서 금메달까지 노린다. 그는 "내일 결승에서 꼭 금메달을 따서 테크볼을 알리고, 우리 선수들이 걱정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테크볼이란

테크볼(Teqball)은 탁구와 축구를 결합한 스포츠로, 가운데가 휘어진 전용 테이블인 ‘테크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축구공을 주고받는 경기다. 손과 팔을 사용할 수 없으며 머리, 가슴, 무릎, 발 등을 이용해 공을 상대편으로 넘긴다. 일반적으로 1대1 또는 2대2로 진행하며, 한 팀이 최대 3번의 터치 안에 공을 상대편으로 넘겨야 한다.

축구 선수들의 볼 컨트롤과 기술 향상을 위한 훈련에서 시작됐지만, 현재는 독립적인 스포츠로 발전해 국제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도 열리고 있다. 특히 공이 휘어진 테이블에서 불규칙하게 튀기 때문에 정확한 킥과 순간적인 판단,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