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포장지 반짝이면 '이것'부터 확인해보세요…종이함 헛수고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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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팅된 반짝이 포장지는 종이함에 넣어도 재활용 안 됩니다
스티로폼·비닐은 종이와 섞으면 전체가 오염돼 버려집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거실 한쪽을 차지한 선물 상자들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 포장을 뜯다 보면 반짝이는 포장지와 완충용 비닐, 과일이나 한과를 감싼 스티로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어디에 어떻게 버려야 할지 막막해진다. 큰 봉투 하나에 몰아넣고 재활용 수거함에 내놓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재질마다 재활용되는 방식이 달라 뒤섞어 버리면 오히려 전체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매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반짝이는 포장지는 종이가 아니다
선물 포장지는 종이니까 종이류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금박이나 코팅, 라미네이팅 처리가 된 반짝이는 포장지는 종이 섬유 사이에 얇은 플라스틱 막이나 금속 코팅이 섞여 있어 일반 종이와 함께 두면 재생 펄프를 만드는 과정을 방해한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광택이 있거나 코팅된 포장지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신문지를 활용하거나 재사용 가능한 포장지·재생용지 제품을 쓰라고 권한다.
포장지를 눈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빛에 비춰 반짝임이 도드라지거나 손으로 구겼을 때 다시 잘 펴지지 않고 얇은 막이 벗겨지는 느낌이 나면 코팅지로 보고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로 무광 재질에 구김이 그대로 남는 신문지나 크라프트지 느낌의 포장지는 종이류로 내놓을 수 있다.
굳이 새 포장지를 사기보다 신문지나 헌 종이가방, 이미 뜯은 포장지를 다시 펴서 쓰는 것도 방법이다. 애초에 재활용 판정이 애매한 코팅 포장지 자체를 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종이·비닐·스티로폼은 재활용되는 원리 자체가 다르다
세 재질을 뒤섞으면 안 되는 이유는 재활용 공정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종이는 물에 풀어 섬유질만 걸러내는 펄프화 과정을 거치는데, 비닐이나 코팅막이 섞여 있으면 이 섬유질 사이에 플라스틱 조각이 낀 채로 남아 품질이 떨어진다. 비닐·필름류는 열을 가해 녹인 뒤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뽑아내는 압축·용융 방식을 쓰기 때문에 딱딱한 플라스틱과 무른 필름을 나눠 모아야 기계가 걸리지 않는다.
스티로폼(발포폴리스티렌)은 공기를 가득 품은 알갱이를 열로 녹여 부피를 줄인 뒤 다시 원료로 뽑아내는 압축 방식으로 재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나 색깔이 섞인 조각, 음식물 얼룩이 묻은 조각이 들어가면 전체가 오염돼 재활용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2018년 미국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 중 재활용된 비율은 8.7%에 불과했고, 스티로폼은 가정용 수거함에서 받아주는 지역이 매우 드물다.
포장재 바닥에 찍힌 삼각형 재활용 표시도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표시는 재질을 구분하기 위한 것일 뿐, 우리 동네 재활용 수거장이 그 재질을 실제로 받아주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선물세트 종류별로 포장재를 나누는 순서
과일·배·사과 선물세트는 스티로폼 그물망과 종이 완충재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과일을 꺼낸 뒤 그물망에 남은 과육이나 물기를 가볍게 털어내고, 상자에 붙은 테이프와 상표 스티커를 뗀 뒤 스티로폼만 따로 모아야 한다. 종이 완충재는 물기가 없다면 종이류로, 물기가 배어 있다면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육이나 생선 등 냉동·냉장 선물세트는 스티로폼 상자 안에 아이스팩과 비닐 포장이 함께 들어 있다. 아이스팩 속 냉매는 재활용 수거함이 아니라 제품에 표시된 방법대로 버려야 하는데, 젤 형태 냉매는 하수구에 흘리지 말고 포장을 그대로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처리 방법이다. 스티로폼 상자는 안쪽에 남은 핏물이나 물기를 씻어낸 뒤 완전히 말려서 내놓아야 다른 재활용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한과·전통주 선물세트에는 개별 포장된 비닐과 유리병, 금속 캔이 함께 들어 있는 일이 흔하다. 유리병은 깨지지 않게 조심히 다루고, 병에 남은 금속 뚜껑은 반드시 분리해 따로 배출해야 한다. 참치·스팸 캔 세트처럼 금속 캔이 들어 있다면 안쪽에 남은 기름기나 국물을 헹궈낸 뒤 캔류로 모으면 된다. 유리가 깨졌다면 재활용이 아니라 신문지에 싸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수거 작업자가 다치지 않는다.
비닐과 필름은 종이함이 아니라 마트 수거함으로 따로 모은다
선물세트를 감싼 얇은 비닐 랩이나 완충용 에어캡(일명 뽁뽁이)은 종이나 딱딱한 플라스틱과 섞이면 재활용 기계에 걸려 고장을 일으키기 쉽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비닐 봉투·필름류를 가정용 재활용 수거함이 아니라 마트나 대형 유통점에 마련된 별도 수거함에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국내에서도 대형마트나 아파트 단지 내 비닐 전용 수거함을 이용하면 된다.
지퍼백처럼 여닫는 부분이 있는 비닐은 지퍼 부분을 잘라내고 모으는 것이 좋다. 종이 상자에 비닐 창이 달린 포장처럼 두 재질이 붙어 있는 경우라면, 가능한 만큼 비닐 창을 뜯어내 따로 분리해야 상자 쪽도 종이로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다.
다 쓴 포장재도 다시 살릴 데가 있다
멀쩡한 상태의 완충용 비닐이나 에어캡은 버리기 전에 깨지기 쉬운 그릇이나 장식품을 감싸는 용도로 다시 쓸 수 있다. 깨끗하고 마른 상태라면 이사나 계절 옷 보관 상자를 쌀 때도 요긴하다.
세척해 완전히 말린 스티로폼 상자는 화분 받침이나 텃밭·베란다 화분의 보온용 덮개로 다시 쓸 수 있다. 뚜껑이 있는 스티로폼 상자는 배달 음식이나 아이스크림을 잠깐 보관하는 간이 보냉함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이때는 재활용 전 단계가 아니라 다회용 보관함으로 정해 놓고 쓰다가 낡으면 그때 재활용으로 넘기는 방식이 낫다.
코팅되지 않은 두툼한 포장지나 신문지는 다음 선물을 포장할 때 다시 쓰거나, 신발 속 습기를 잡는 용도, 서랍 안쪽에 깔아 습기를 조절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한 번 더 쓰고 나서 재활용으로 내보내면 애초에 새 포장재를 사는 양도 줄어든다.
세 봉투 원칙으로 분리배출 고민을 줄인다
포장재를 뜯는 즉시 종이, 딱딱한 포장(플라스틱·스티로폼), 애매한 것 이렇게 임시 봉투 세 개로 나눠 담는 방법이 있다. 다 담은 뒤 애매한 것만 한 번에 지자체 분리배출 안내를 확인하면, 포장재를 뜯을 때마다 매번 헤매지 않고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다. 분리배출 규정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최종적으로는 거주지 구청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내가 기준이 된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