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토큰화예금 결제 연말부터 24시간 상시화…EnsembleTX로 CBDC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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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연말까지 토큰화예금 24시간 CBDC 결제 도입 추진
HK$1.3조 국채 테스트·파생상품 결제·스테이블코인 거래까지 확대

홍콩 정부가 9월 16일(현지시각) 발표한 2026년 정책 연설(Policy Address)에서 토큰화예금 시장에 연말까지 24시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결제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홍콩통화청(HKMA)은 프로젝트 앙상블(Project Ensemble)의 시범 단계인 ‘EnsembleTX’를 통해 이 같은 상시 결제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홍콩거래소(HKEX)와 협력해 애프터아워스 파생상품 거래 결제에도 CBDC를 활용하는 실거래 테스트를 준비 중이고, HK$1.3조가 넘는 외환기금채권(Exchange Fund Bills)을 대상으로 한 토큰화 테스트도 예정돼 있다.
EnsembleTX, 은행 간 결제를 24시간 체제로
단일은행 단위의 토큰화예금 서비스는 이미 여러 곳에서 자리 잡았지만, 은행 간 결제까지 지원하는 솔루션은 아직 드물다. 은행 간 결제는 고객을 대신한 지급뿐 아니라 은행끼리의 정산까지 처리해야 해 구조가 훨씬 복잡하다는 게 레저 인사이츠(Razör Insights)의 설명이다.
홍콩은 2025년 말 EnsembleTX의 실거래 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초기 은행 간 정산은 기존 실시간총액결제시스템에 의존했고, 이 때문에 결제 가능 시간이 RTGS 운영 시간대로 제한됐다. HKMA는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EnsembleTX가 2026년 내내 가동되며, 시범 환경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로 24시간 결제를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e-HKD 시범사업도 이번 계획의 토대가 됐다. HKMA는 2025년 e-HKD 파일럿 2단계를 마쳤는데, 11개 프로젝트가 e-HKD와 토큰화예금을 다양한 금융 용도로 시험했다. 두 형태의 디지털 화폐 모두 프로그래머블 거래(조건에 따라 자동 실행되는 거래)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후 당국은 홀세일(기관 간) 금융 활용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파생상품 애프터아워스 결제에도 CBDC 투입
홀세일 e-HKD의 두 번째 활용처는 홍콩거래소와 함께 준비 중인 애프터아워스 파생상품 결제다. HKMA와 HKEX는 정규 은행 영업시간 이후 진행되는 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홀세일 CBDC 결제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고, 실거래 테스트는 2026년 내 진행을 목표로 한다.
두 기관은 이미 지난 6월 애프터아워스 CBDC 파일럿을 시작했다. 청산 참가자들이 정규 은행 영업시간 이후에도 e-HKD로 추가 마진을 이전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내용이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애프터아워스 거래 세션에서 추가 마진을 인정받으려는 청산 참가자는 오후 3시까지 HKFE청산공사에 예치 요청을 제출해야 했다.
HKEX 최고운영책임자 바네사 라우는 이 프로젝트가 정규 영업시간 외에 “더 유연하고 시의적절한 결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HKMA 부총재 하워드 리는 이를 실제 시장 환경에서 홀세일 CBDC를 시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참여 기관은 자발적으로 실거래 테스트에 나설 수 있지만, 전면 확대는 규제 승인과 시장 준비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HK$1.3조 국채 테스트와 토큰화 채권 확대
홍콩의 토큰화 계획은 결제 인프라를 넘어 국채 시장으로도 뻗어 있다. HKMA는 2026년 말 이전에 HK$1.3조가 넘는 외환기금채권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책 연설은 이 수치가 특정 발행분을 한꺼번에 토큰화한다는 뜻이 아니라, 토큰화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외환기금채권 풀의 규모를 가리킨다고 명시해 앞선 설명의 모호함을 정리했다. 테스트는 은행들이 자산·부채 관리에 이 채권을 24시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내용이다.
토큰화 채권 관련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HKMA는 지난 6월 JP모건, HSBC, 스탠다드차타드, UBS, 앤트디지털, 해시키그룹 등이 참여하는 토큰화채권 전문가그룹을 구성했다. 이 그룹은 재정서비스국과 함께 자본시장에서 분산원장기술 활용에 관한 2단계 법률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룹이 꾸려질 당시 홍콩은 이미 HK$68억 규모의 토큰화 정부채를 여러 차례에 걸쳐 발행한 상태였다.
토큰화 채권 시장에서 홍콩의 비중도 커졌다. 정책 연설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홍콩에서 발행된 토큰화 채권은 전 세계 시장의 약 50%에 달했다. 지난 6월 홍콩모기지공사는 HK$120억(약 15억 달러, 1달러 1,370원 기준 약 2조550억원) 규모의 토큰화 채권을 발행했는데, 완결된 토큰화 채권 발행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라는 게 HKMC의 설명이다. 주문 규모는 100개가 넘는 기관 계좌에서 HK$240억가량 몰렸다. 홍콩은 CMU옴니클리어를 통해 2026년 중 토큰화 채권 발행·정산을 지원하는 디지털자산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거래·토큰화 금·자산까지 확대
CBDC와 토큰화 채권 외에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도 정책 연설의 큰 축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가상자산 라이선스 규정을 강화하고 가상자산서비스제공업체 대상의 구체적인 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은 라이선스를 받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될 수 있게 되고,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결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SFC는 토큰화 투자상품 관련 규정도 개선해 금과 그 외 적합한 실물자산을 라이선스 플랫폼에서 발행·거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에 대한 전체 목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홍콩은 올해 4월 은행 배경을 가진 두 기관에 첫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 라이선스를 내줬다. 이 중 스탠다드차타드가 지분을 댄 앵커포인트파이낸셜은 홍콩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HKDAP’를 선보이고 있다. 8월 기관 배급업체와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열었고, 국경 간 결제·법정화폐 전환·토큰화 실물자산 결제를 초기 지원 범위로 잡았다. 해시키거래소가 공인 배급 파트너로 참여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같은 달 HKDAP의 첫 은행 배급사가 됐다. 이 은행은 2026년 4분기 중 토큰화 머니마켓펀드에 대한 청약·결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감시체계를 2026년 하반기부터 도입하고, 2027년에는 시장 감시와 자금세탁방지 감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