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라질 것이라 했을 뿐” 이재명 대통령 해명에 전문가들이 보인 거센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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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소멸 용인하나” 주거비 폭탄 뇌관 건드린 7번째 기자회견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평탄화'로 진단한 것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강남 지역의 가격 조정과 외곽 지역의 집값 상승 현상은 자연스러운 격차 축소가 아닌 대출 규제 등에 따른 수요 이동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민간 공급 위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전세 시장 축소 용인이 서민 주거비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평탄화 진단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견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취임 후 일곱 번째 현안 기자회견에서 이 정부의 가장 중심 과제는 부동산 투기공화국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지목하고 부동산 불패 신화와 2022년 이후 인허가 및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급감한 공급 축소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정 지역 집값 폭등의 원인은 토지거래허가 해제에 있으며 강남이 시장을 선도하고 나머지 지역이 이를 따라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강남은 내리고 외곽은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뉴스1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진단에 동의하지 않았다. 규제 자체가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평탄화가 아니라 현장에서 말하는 키맞추기"라며 "강남이 떨어지는 건 보유세 인상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고 외곽이 오르는 건 15억원 기준 대출 규제로 수요가 밀려간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초고가를 때리니 나타나는 현상이지, 일반적인 갭 메우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역시 "강한 대출 규제와 고가주택 규제로 매수 수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며 "강남의 가격 조정이 장기적인 구조 변화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의 시장 인식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소장은 "외곽 집값이 오르는 과정이 전월세난에 따른 생존 매수"라며 "서민 주거가 무너지고 있는데 평탄화되고 있으니 괜찮다는 인식이라면 추가 대책이 나올 이유가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집값 상승 원인에 대해서도 "불패 신화는 2022년 금리 인상 때 이미 깨졌다"며 "지금 서울에서 집을 사는 사람은 공급이 부족하고 전세가 없으니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대출을 막아 못 사게 만든 상태"라며 "안 사는 것과 못 사는 것은 달라 수요가 언제든 튀어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 병행의 모순

주택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분야에는 금융을 최대한 지원하되 수요를 촉진하는 측면에서는 기존 대출 규제를 유지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이른바 핀셋 정책 구상에 대해서도 실효성 의문이 제기됐다.

심 수석위원은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공급은 일어날 수 없다"며 "공공이 담당하는 물량은 전체 시장의 10~15% 수준이고 결국 민간이 공급해야 하는데 수요를 누른 채로는 공급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주택 공급의 시차 문제를 거론했다. 송 대표는 "신규 공급은 인허가와 착공, 준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주택의 거래와 유통 매물을 늘리는 정책이 중요하고, 재고주택 거래 정상화를 병행해야 체감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 전세 시장 축소 용인과 주거비 부담 가중

전월세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와 전문가들의 시각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규제와 공급 및 세제 부문에서 가능한 조치를 모두 시행해 시장을 점진적으로 안정시키겠다고 전망하면서 임차인 부담은 별도 대책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 틈새에서 전월세 입주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정책들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가 사라져야 할 제도로 보느냐는 질문에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 사라져야 한다고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심 수석위원은 "정부의 정책 스탠스는 전세는 없애고 월세가 오르는 것은 용인하겠다는 것"이라며 "전세를 급격히 줄이면 그 수요는 매매나 월세로 이전할 수밖에 없고, 매매가격 상승분 상당 부분이 전세가 사라지면서 생긴 강제 매수"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도 "대통령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정책은 그 방향에 맞춰 움직인다"며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해명만으로는 시장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전세가 장기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과 전세가 없어져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전환 과정에서 물량이 줄면 청년층과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오히려 커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소장은 "시장이 원하는 건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수정하겠다는 설명"이라며 "그 설명 없이 신뢰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