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고기 실온 말고 냉장실 맨아래칸서 해동해보세요, 식중독 위험이 줄어듭니다

작성일

명절 고기 해동, 실온 대신 냉장고·찬물·전자레인지 중 하나로
식중독균은 냉동으로 죽지 않고 잠들 뿐이라는 원리부터 설명

조리대에 꺼내두는 해동은 편의일 뿐 안전이 아니다 — AI 자료 이미지
조리대에 꺼내두는 해동은 편의일 뿐 안전이 아니다 — AI 자료 이미지

추석 장을 봐서 얼려둔 갈비나 수육용 고기를 조리 전날 꺼내 개수대 옆에 그냥 올려두는 집이 많다. 아침에는 딱딱하게 얼어 있던 고기가 저녁이 되면 겉은 물기가 흐르고 속은 여전히 얼어 있는 애매한 상태가 되곤 한다. 해동은 단순히 얼음을 녹이는 일이 아니라 고기 전체를 안전한 온도 범위로 되돌리는 시간 관리의 문제다.

조리대에 꺼내두는 해동은 편의일 뿐 안전이 아니다

많은 가정에서 냉동 고기를 전날 저녁 조리대나 개수대 옆에 그대로 올려두고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린다. 실온이 서늘하니 냉장고나 다름없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겉면이 세균이 왕성하게 번식하는 온도 구간에 몇 시간씩 머무르게 되는 방치에 가깝다. 냉동은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잠시 멈춰두는 것뿐이라, 냉동실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겉면은 다시 위험한 온도로 넘어갈 준비를 한다.

뜨거운 물에 담가 빨리 녹이는 방법도 마찬가지로 피해야 한다. 온수는 해동 속도를 높이는 대신 표면 온도를 오히려 세균이 빠르게 늘어나는 구간까지 올려버려, 속은 아직 얼어 있는데 겉만 위험해지는 불균형한 상태를 만든다. 안전한 해동법은 냉장고 해동, 찬물 해동, 전자레인지 해동 세 가지뿐이며 나머지는 편의를 위한 지름길일 뿐 안전과는 거리가 있다.

냉동은 세균을 재워둘 뿐 없애지 않는다 — AI 자료 이미지
냉동은 세균을 재워둘 뿐 없애지 않는다 — AI 자료 이미지

냉동은 세균을 재워둘 뿐 없애지 않는다

냉동육 해동이 위험한 이유는 식중독균이 활동을 시작하는 온도대와 관련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에 따르면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위험온도대는 약 4도에서 60도 사이이며, 이 구간에 오래 머무를수록 세균이 빠르게 늘어난다. 냉동 보관은 영하 18도 이하에서 이 세균들의 활동을 멈춰둘 뿐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기 때문에, 해동 과정에서 겉면이 위험온도대에 오래 노출되면 냉동 전보다 더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안전한 해동의 핵심은 고기 전체가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위험온도대를 통과하게 만드는 것이다. 냉장고 해동은 고기가 계속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녹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꼽힌다. 찬물 해동은 속도는 빠르지만 물의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관리가 필요하고, 전자레인지 해동은 부분적으로 온도가 오르는 구간이 생길 수 있어 해동 직후 바로 조리로 이어가야 안전하다.

명절 고기는 하루나 이틀 전 냉장실 맨아래칸으로 옮긴다

냉장고 해동은 명절 갈비나 수육용 고기처럼 미리 계획해서 준비하는 재료에 가장 알맞다. 참고할 만한 해동 시간 기준으로는 약 1.8~2.3kg 분량마다 24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보면 되는데, 한국 명절 상에 올리는 갈비나 산적용 고기는 대개 이 기준보다 적으니 하루에서 이틀 전 냉장고로 옮겨두면 조리일에 맞춰 충분히 녹는다.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트레이나 넓은 그릇에 담아 냉장실 맨아래칸에 두는 것이 좋다. 고기에서 나오는 핏물이나 육즙이 아래로 흐르더라도 다른 식재료로 옮겨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내 아파트 냉장고는 가정용 기준으로 5도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식약처 권고이므로, 온도만 잘 맞춰져 있다면 이 방법이 명절 준비에 가장 무난하다.

시간이 없을 때는 찬물에 담가 30분마다 물을 갈아준다

전날 미리 옮겨두지 못했다면 찬물 해동이 차선이 된다. 고기를 밀봉된 비닐 포장 그대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지퍼백에 한 번 더 담아 찬물을 받은 큰 볼이나 대야에 완전히 잠기게 넣는다. 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고기 온도만큼 데워지기 때문에 30분마다 물을 새로 갈아줘야 하며, 이렇게 해동한 고기는 다시 냉장고에 두지 말고 바로 조리해야 한다.

찬물 해동은 냉장고 해동보다 빠르지만 그만큼 관리에 손이 더 간다. 물 온도가 오르는 걸 방치하면 고기 표면이 위험온도대에 들어가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명절 준비로 바쁘더라도 타이머를 맞춰 물을 갈아주는 정도의 관심은 필요하다.

전자레인지 해동은 조리 직전, 소량에만 적합하다

만두나 다진 고기처럼 부피가 작은 재료는 전자레인지 해동이 실용적이다. 다만 전자레인지로 해동하는 과정에서는 부위별로 먼저 데워지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라, 해동이 끝난 뒤 그대로 두면 그 부분부터 위험온도대에 들어갈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녹인 고기나 만두는 해동이 끝나는 즉시 팬이나 찜기로 옮겨 바로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자레인지 해동은 갈비처럼 두께가 있는 부위보다는 다진 고기, 완자, 만두처럼 부피가 작고 금방 조리에 들어갈 재료에 더 알맞다. 명절 아침 갑자기 재료가 더 필요할 때 소량만 빠르게 준비하는 용도로 쓰면 유용하다.

생고기는 헹구지 않고 도구와 손만 씻는다

해동한 고기를 씻어서 조리하는 습관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고기나 생닭을 수돗물로 헹구면 표면의 세균이 물과 함께 튀어 개수대 주변, 도마, 다른 식재료로 옮겨갈 수 있다. 씻는 대신 키친타월로 물기를 눌러 닦아내고, 고기를 만진 도마와 칼, 손은 조리 전후로 깨끗이 씻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생고기와 해산물은 다른 재료와 트레이를 따로 써서 육즙이 섞이지 않게 하고, 사용한 도마는 채소용과 구분해두면 명절 상차림 준비 중에도 교차오염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위생 원칙은 갈비뿐 아니라 전이나 튀김에 쓰는 생선, 완자에 들어가는 다진 고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해동한 고기로 만든 명절 음식도 두 시간 규칙을 지킨다

해동과 손질이 끝난 뒤에도 조리한 음식을 상온에 오래 꺼내두면 같은 위험이 반복된다. 조리한 음식은 실온에 2시간 이상 방치하지 말고 그 시간 안에 먹거나 냉장고에 다시 넣어야 한다. 명절 음식은 한 번에 양이 많다 보니 상 위에 오래 올려두기 쉬운데, 갈비찜이나 전처럼 오래 두고 먹는 음식일수록 이 기준을 의식하는 편이 안전하다.

육류는 속까지 충분히 익혀야 하는데, 중심 온도 기준으로 75도 이상은 되어야 세균이 충분히 사라진다고 보며 어패류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는 것이 권장된다. 갈비찜처럼 오래 끓이는 음식은 대체로 이 기준을 넘기지만, 전처럼 빠르게 지지는 음식은 속까지 잘 익었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