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서 직접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내용, 여야 반응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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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취소 논란에 직접 입장…이 대통령 '정면돌파' 선택
지지율 4주 연속 최저치, 기자회견으로 반전 노릴까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공소취소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국회에 공개 요청하면서, 자신의 재판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송·처분 조항 삭제하고 진상규명만" 국회에 요청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에서 명백하게 국회 측에 부탁드린다"며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불필요하게 공소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윤석열 정부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을 규명하겠다며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 그런데 이 법안에는 특검이 넘겨받은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까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겨 있어, 사실상 이 대통령 본인의 재판에 대한 공소취소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야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사건에 대해서 공소취소를 하자, 또는 할 수 있게 하자라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실은 그 결과에 따라서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 처리되면 될 일인데 이게 불필요하게 정치적 쟁점이 돼서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관련된 진상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알고 있는 진상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은 또다시 필요할 것"이라고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 듣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 듣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특검 통한 진상규명은 필요"…수사 주체 한정 이유도 설명

다만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 필요성 자체는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기소를 해서 피해를 본 사람이 저만이 아니다"라며 "이런 악의적 수사, 조작이 의심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사 주체를 특검으로 한정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제 지휘하에 있는 수사기관과 수사 소추 기관들이 그 일을 하게 되면 또 오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작기소 의혹 사건들에 대해서는 국회가 신속하게 특검을 통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국민께 진상을 밝혀 보여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모든 일은 순리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되면 된다"며 "불필요하게 어떤 표현들 때문에 정치적 공방이 이어지는 것, 또는 저나 정부에 대한 오해들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청와대가 지난 15일 예고한 대로 정치·외교,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90분간 진행됐으며,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9주 연속 하락하며 30%대에 머물러 있는 국정 지지율 흐름 속에서 열린 회견이라, 정치권의 관심이 유독 집중됐다.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여야 극명한 온도차…민주당 "논란 전제 사라져" vs 국민의힘 "책임 떠넘기기"

여야는 회견 직후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중계방송을 시청한 뒤 기자들과 만나 "회견을 보는 동안 대통령과 내내 같은 생각이었다"며 "당도 더 겸손하게 경청하면서 민생을 살펴 가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국민 앞에 솔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국정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밝힌 자리"라고 평가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이 논란의 소지가 된 조항 자체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의혹 제기의 전제가 사라졌다"며 "국민의힘은 소모적인 정치공세를 멈추고 정치적 수사와 기소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기자회견은 '나는 여전히 잘하고 있다, 정권의 실패는 남 탓'으로 돌리는 나 홀로 찬가였다"며 "반성은 없고 자화자찬과 남 탓만 남았다"고 혹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발언을 겨냥해 "그 말이 맞다면 김승원 후보자 지명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회견 이전부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대통령을 향한 압박을 이어왔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자격 없는 후보자가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는 법무부 장관이 되려고 한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4주 연속 최저치…기자회견으로 반전될까

이런 가운데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눈길을 끈다.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7%로, 4주 연속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오른 56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접촉률은 45.4%, 응답률은 9.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로 취임 후 최고치를 찍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0%)이 가장 많았고 '인사'(16%)가 뒤를 이었다.

이런 지지율 흐름을 의식한 듯, 이번 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 논란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직접 조항 삭제까지 요청하며 '정면돌파'를 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가 실제로 이 대통령의 요청대로 특검법 조항을 수정할지, 그리고 이번 회견이 하락세인 지지율 흐름을 되돌리는 계기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튜브, KN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