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찾아오는 벼락같은 통증...삼차신경통과 안면 떨림 (EBS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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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회 '내 얼굴에 벼락이 친다! - 삼차신경통과 안면 떨림' 편

얼굴을 찌르는 듯한 통증과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되는 한쪽 얼굴의 떨림. 흔히 치통이나 단순 눈떨림으로 여기기 쉽지만 뇌신경 이상이 원인일 수 있는 질환들이다. 18일 방송되는 EBS '명의'에서는 삼차신경통과 반측 안면연축을 앓는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들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짚어본다.

'명의' 987회 스틸컷. / EBS
'명의' 987회 스틸컷. / EBS

치통으로 오인한 통증의 정체, 삼차신경통

반복되는 얼굴 통증을 치통으로 생각해 치아까지 뽑았다는 50대 여성 환자. 하지만 발치 후에도 얼굴을 찌르는 듯한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뒤늦게 삼차신경통을 진단받고 약물로 통증을 조절해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복용하는 약의 용량은 점점 늘어났다. 검사 결과 환자는 주변 혈관이 제5번 뇌신경인 삼차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였다.

삼차신경은 얼굴의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신경이다. 주변 혈관이 삼차신경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면 신경을 감싸고 있는 수초가 손상되는 '탈수초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신경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전달되면서 만지거나 씹는 것과 같은 정상적인 촉각 정보가 극심한 통증으로 왜곡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삼차신경통에서 뚜렷한 혈관 압박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60대 남성 환자 역시 치아를 뽑을 정도로 오랜 시간 통증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원인이 없는 특발성 삼차신경통이었다. 수시로 찾아오는 얼굴 통증 때문에 전화 통화 업무마저 동료에게 넘겨야 했을 만큼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받았다. 한 차례 치료 후 통증이 줄었지만 약 11개월 만에 다시 통증이 시작됐다. 검사에서도 통증을 설명할 만한 뚜렷한 혈관 압박은 확인되지 않았다.

두 환자가 선택한 치료는 고주파 열응고술이다. 얼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절까지 가느다란 탐침을 접근시킨 뒤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의사와 소통하며 자극을 가해 통증이 발생하는 정확한 부위를 찾아낸다. 이후 해당 부위에 고주파 열을 가해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 섬유를 선택적으로 망가뜨린다. 정상적인 얼굴 감각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문제가 되는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약물 부작용이 심할 때, 방사선으로 치료하는 감마나이프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을 쏘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는 80대 여성 환자. 예고 없이 찾아오는 통증 때문에 평범한 일상조차 쉽지 않았다. 삼차신경통을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았지만 이번에는 약물 부작용이 문제였다. 심한 어지럼증과 두통 때문에 약을 계속 복용하기 어려워 결국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삼차신경통은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를 먼저 시행하지만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한 경우에는 약을 충분히 사용하기 어려워 다른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환자가 선택한 치료는 감마나이프 수술이다.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여러 방향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삼차신경의 특정 부위에 고용량의 방사선을 집중시키는 치료다. 정밀하게 조준한 방사선은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에 변화를 일으켜 비정상적인 통증 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줄인다. 주변 뇌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문제가 되는 신경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명의' 987회 스틸모음. / EBS
'명의' 987회 스틸모음. / EBS

눈에서 시작해 입가까지, 한쪽 얼굴이 떨리는 반측 안면연축

의지와 상관없이 한쪽 얼굴이 움직이기 시작한 60대 여성 환자. 반복되는 얼굴 떨림 때문에 사람을 마주하는 일이 점점 부담스러워졌고, 떨리는 얼굴을 조금이라도 가리기 위해 안경까지 쓰기 시작했다. 환자가 진단받은 질환은 반측 안면연축이다.

반측 안면연축은 뇌혈관이 제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면서 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한쪽 얼굴에 반복적인 경련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눈 주변에서 시작된 떨림이 입가로 번지고 심해지면 얼굴 한쪽 전체와 목까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기도 한다.

환자가 선택한 치료는 보톡스다. 떨림이 나타나는 얼굴 근육에 보톡스를 주입해 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호를 차단하고, 과도한 근육의 움직임을 줄여 경련을 완화한다. 다만 보톡스는 떨림을 줄여주는 치료일 뿐 안면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혈관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치료가 아닌 떨림을 일으키는 원인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세혈관 감압술을 고려할 수 있다.

40대 남성 환자는 20년 동안 얼굴 떨림을 겪어왔다. 이제는 하루 종일 얼굴이 떨릴 정도로 증상이 심해져 다른 사람과 마주 앉아 식사하는 평범한 일조차 부담이 됐다. 오랜 시간 이어진 떨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환자는 미세혈관 감압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미세혈관 감압술은 귀 뒤쪽으로 접근해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직접 찾아 신경과 분리하는 수술이다. 압박 혈관의 위치를 옮기고 신경과 다시 맞닿지 않도록 테플론을 삽입해 압박을 해소한다. 이때 수술 중 신경감시장치를 이용해 비정상적인 근전도 반응의 변화를 확인하고 안면신경과 청신경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방송에서는 경련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도 알아본다.

EBS 명의 '내 얼굴에 벼락이 친다! - 삼차신경통과 안면 떨림' 편에서는 신경외과 정현호 교수와 함께 얼굴 통증과 경련을 일으키는 뇌신경 질환의 원인부터 다양한 치료법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명의는 각 분야 최고의 의료진을 만나 질환의 원인과 최신 치료법을 소개하는 EBS의 대표 의학 정보 프로그램이다. 해당 방송분은 18일 금요일 오후 9시 55분 EBS1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