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못 박은 이 대통령... 지지율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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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야 일각에서 제기돼 온 '연임용 개헌' 의혹에 대해 이처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연임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며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경로로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연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요구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 공세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 기회에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두 달 가까이 이어져 온 개헌·연임 논란을 매듭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은 지난 7월 28일 더불어민주당 출신 조정식 국회의장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조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이 가능한 개헌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권력구조 개편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 등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국민이 원하면 이 대통령의 연임 개헌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돼 파장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고 여당 안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조 의장 측이 진화에 나섰다. 장현주 국회의장실 공보소통수석은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와 정치권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조 의장은 헌법 제128조 2항의 내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보도는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논란은 이 대통령이 직접 개헌 구상을 밝히면서 다시 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엑스(X)에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을 조정하고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 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4년 중임제 또는 연임제' 도입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밝히자 야권은 "어떤 수단을 동원하든 지금 쥔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연임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우리 역사에 이 대통령 같은 '제왕적' 대통령이 있었던가"라며 "거듭 말하지만 개헌의 전제 조건은 간단하다. 이 대통령 스스로 '대통령 한 번만 하겠다'고 선언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대통령 한 번만 하겠다'고 선언하는 그 간단한 걸 안 하면서 틈만 나면 개헌 타령이니 국민이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임기 연장을 노린다고 보고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는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손 조건부 협조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이 연임 불추진을 명확히 밝히면 야당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먼저 보여준다면 여야가 진정성 있게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제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을 때도 국민의힘은 "연임이나 중임을 안 한다는 말은 없다"며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개헌에 힘을 실어 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앞서 이 대통령의 4년 중임제 구상에 대해 "이미 이 대통령이 대선 전에 제게 여러 번 얘기했다"며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금 말씀하신 연임이든 중임이든 두 번은 할 수 있게 해서 안정성을 갖게 하자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개헌안 의결에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으로서는 야권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개헌 논의에 참여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연임 의사가 없음을 재차 못 박은 것도 이런 국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개헌 방향에 대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편입, 국민 기본권 강화, 일부 대통령 권한의 국회·지방정부 분산, 정책 일관성과 국정 안정을 위한 대통령 연임제 도입 등 개헌에 대한 저의 입장은 오래전부터 일관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 정치권의 합리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정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열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지지율 하락에 대한 반성의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로 일면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이 옳다'는 것이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많은 과제 앞에 마음이 바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작은 성과와 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되살리고 모든 일에 더 세심하게, 더 낮게, 더 치열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신발 끈을 다시 매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부정 평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 부동산 문제도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대로라면 언젠가 직면할 잃어버린 30년을 피할 수 있도록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며 "공급, 규제, 세제 정책의 확고하고 신속한 집행,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며 집값 안정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인사권을 포함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인사 행정을 포함한 모든 국가권력을 행사함에 있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다. 차제에 인사 시스템도 재점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완수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며 "검사의 수사 배제,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로 '수사 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과제가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강도 경찰개혁을 통해 수사권 독점에 따라 경찰이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퇴행할 수 있다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지층 내부의 갈등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목숨 바쳐 내란을 이겨내며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 마음으로 함께 했던 분들이 서로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국정 방향으로 민생·개혁·통합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하는 진정한 삶의 변화를 일궈낸 '민생 대통령', 민주 정부의 오랜 숙제이자 역사적 과제들을 해결한 '개혁 대통령', 갈등과 대결을 넘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낸 '통합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