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불타는 듯한 고통, 앉지도 눕지도 못 해”…다소 충격적인 여배우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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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공황장애·전신 통증, 정서적 상처의 신체화
희귀 통증증후군을 앓았던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백해 주목받고 있는 배우가 있다. 사찰을 배경으로 한 유튜브 채널에서 털어놓은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건강 고백을 넘어, 어머니와의 단절된 관계에서 비롯된 정서적 상처, 공황장애, 강박증, 신체를 불태우는 듯한 극한의 통증까지 담겼다. 대중에게 드라마와 영화 속 강렬한 캐릭터로 익숙한 배우의 이면이 처음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바로 배우 황석정에 대한 이야기다.
"거의 죽을 만큼 아팠다"…앉지도 눕지도 못한 나날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절에 간 성경'에는 황석정이 파주 약천사를 찾아 김성경과 대화를 나누는 영상이 공개됐다. 제목은 '신병 걸린 줄 알았잖아. 희귀 통증으로 생사를 넘나들었던 황석정의 눈물겨운 인생 고백'이었다.
영상에서 황석정은 "심장이 떨리고 강박증과 공황장애까지 왔지만, 사람들은 내가 아픈 줄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거의 죽을 만큼 심하게 아팠다"는 말도 꺼냈다. 그가 겪은 것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증후군이었다. "잠도 못 자고 눕거나 앉아 있지도 못할 정도였다. 온몸이 불타는 듯한 고통이 이어졌다"는 회상은 영상을 접한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으로 전달됐다.
통증증후군은 명확한 구조적 손상 없이 만성적·전신적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원인이 특정되지 않을 경우 치료 방향을 잡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황석정이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표현한 것도 그런 특성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황석정은 현재 고통이 완화됐다고 전했다. "어느 순간 고통이 조용해졌다. 괴로움의 원인이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자 몸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작은 것에도 기뻐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말에서, 고통 이후의 내면적 변화가 엿보였다.
세 살 때부터 시작된 상처, 40대까지 이어진 단절
황석정의 건강 고백은 어머니와의 관계라는 맥락 없이는 온전히 이해되기 어렵다. 그는 지난달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 출연해 어머니와의 오랜 단절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밝혔다.
"세 살 때부터 엄마만 보면 경기를 일으켰다고 들었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채워지지 않았다"는 고백은 그의 성장 환경이 평탄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40대 초반까지 엄마와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지냈다"는 발언은, 그 단절이 단순한 갈등이 아닌 수십 년에 걸친 감정의 봉인이었음을 시사한다.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어린 시절 주 양육자와의 애착 형성 실패가 성인이 돼서도 불안장애, 강박증, 신체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황석정이 언급한 강박증·공황장애·원인 불명의 통증이 동시에 발현됐다는 점은 이러한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사찰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도 황석정은 솔직했다. "대학교 때까지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다"며 특정 종교에 귀속된 인물이 아님을 밝히면서도, "나는 조용히 산책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삶이 고달프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자꾸 사라졌다"는 고백은, 외부에서 보이는 활발한 활동의 이면에 상당한 심리적 무게가 있었음을 드러낸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 대사 없이 만들어낸 캐릭터
영상에서는 황석정이 최근 출연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관련 비화도 공개됐다. 김성경이 "인터뷰를 봤는데, 보건소장으로 등장한 장면이 모두 애드리브였냐"고 묻자, 황석정은 "나는 보건소 소장이고 외계인을 해부하는 사람인데 특별한 대사를 써놓지는 않았어"라고 답했다.
외계인이 나온 뒤에야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사를 쓸 수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황석정은 현장에서 연기를 만들어갔다고 전하면서, "나도 모르게 사타구니에 손이 막 들어가는 거야"라고 직접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태프들이 "아니 거기에 왜 집착하고 있어? 그걸 왜 쑤셔야 되냐"고 물었을 때, 황석정은 "아니 당신들 같으면 안 하겠냐. 이게 남자인지 아닌지 성별 구분하는 게 진짜 중요한 거잖아"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호프' 속 보건소장 캐릭터에 대한 황석정의 해석도 흥미롭다. 그는 "거기 나오는 보건소장은 나를 담기도 했는데 나홍진 감독님의 분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어이없음과 광기, 집착하면서도 무언가를 알고자 하는 모습이 딱 나홍진 감독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황석정은 나홍진 감독과 촬영 기간 내내 말 한마디 해본 적 없다고 공개해 놀라움을 더했다. 감독과의 교감 없이도 감독의 분신을 연기해냈다는 점에서, 황석정 특유의 현장 즉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국악도에서 연극, 피트니스 대회까지…경계를 허문 이력
황석정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피리 전공)를 졸업한 뒤 연극계에 입문했다. 안정적인 국악관현악단원의 삶 대신 극단 밑바닥에서 포스터를 붙이는 일부터 시작했고,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를 거쳐 정식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부산여자고등학교 졸업 후 1989년 서울대에 진학한 이력, 그리고 국악도에서 연극배우로의 전향은 처음부터 정해진 경로보다 본인의 판단을 우선해온 인물임을 보여준다.
스크린 데뷔는 2001년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였다. 이후 '황해'에서 연변 사투리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곡성', '살인자의 기억법' 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에서는 '미생'의 재무부장, '그녀는 예뻤다'의 편집장 김라라 역이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구미호뎐 1938' 등에서도 신스틸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20년에는 50세를 맞아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양치승 관장의 지도 아래 체지방률 4.1%의 몸을 만들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이와 기존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가 화제를 모았다. 국악기 연주와 피아노, 뮤지컬 무대, 예능 프로그램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해온 황석정은 '나 혼자 산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등 다수 방송을 통해 가식 없는 보헤미안적 면모를 전해왔다.

통증증후군, 왜 중년에게 더 가혹한가
황석정이 겪은 통증증후군은 명확한 외상이 치료된 후에도 통증 신호 체계의 오작동으로 인해 만성 통증이 지속되는 질환을 통칭한다. 40·50대 중년에 접어들면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 호르몬 불균형,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가 맞물리면서 신경계가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신경 과민화 현상이 쉽게 나타난다.
중년에게 자주 발생하는 주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근막통증증후군으로, 목과 어깨·허리 등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찌릿한 통증점이 계속 남아있는 형태다. 둘째는 섬유근육통으로, 전신 통증과 함께 극심한 피로·수면 장애·기억력 저하가 동반되며 중년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흔하게 나타난다. 셋째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으로, 골절이나 타박상 등 상처가 치료된 후에도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부종과 함께 지속된다.
통증증후군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엑스레이나 MRI 등 정밀 검사상으로 명확한 원인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의 병이다" 또는 "꾀병이다"라는 오해를 받기 쉽고, 이로 인한 억울함과 우울감이 통증을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황석정이 "사람들은 내가 아픈 줄 몰랐다"고 말한 대목이 정확히 이 지점과 겹친다.
단순히 참고 버티는 것만으로는 뇌에 입력된 통증 회로가 사라지지 않는다. 통증의학과나 신경과를 찾아 약물 치료(신경조절제 등)나 주사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고, 규칙적인 수면과 가벼운 유산소 운동, 스트레스 완화를 병행해야 몸의 과열된 신경망을 안정시킬 수 있다.